** 시작 노트
옷을 짜 입힌다는 건 작은 정성으로는 가능할 수 없는 일이다. 몇 며칠을 앉아서 꼬박 뜨 개질을 하다가 틀리면 또 풀고, 몇 번이나 치수를 재보아야 한 벌의 옷이 완성된다. 물론 그게 내 옷이라고 해도 내가 원하는 게 아니었으므로 수시로 치수를 재자고 하는 일은 성가 시다. 하지만 그렇게라도 옷을 짜 입혀보라. 그 순간이 얼마나 행복한지. 옷을 받아 입어 본 사람은 모른다. 입을 그 사람의 모습을 상상하며 옷을 짜는 순간이 얼마나 행복한가를. 그것이 얼마나 깊은 사랑인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