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뷰파인더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야기술사 Aug 16. 2016

[M.M.C] 23편/네메시스/요 네스뵈

- 오슬로 3부작 두 번째 이야기/ 끝나지 않은 방황

Madam Mystery Cabinet No.23     

 

  네메시스 복수의 여신

    NEMESIS

    요 네스뵈 장편소설∥ 노진선 옮김


- 오슬로 3부작 두 번째 이야기/ 끝나지 않은 방황

 

  나는 알고 ‘해리 홀레’ 반장(주인공 해리는 이번 편에서 다시 오슬로 경찰청으로 복귀한다.)은 모르는 범인! 전 작인『레드 브레스트』에서 시작되어 아직 해결되지 않은 사건!

  나는 분노했고 조바심에 휘둘렸다.

슬리퍼를 끌고 도서관으로 향했다. 둔한 몸에 무리가 갔을지도 모른다. 다행히 서고에 얌전하게 꽂힌 책을 보는 순간 비 오듯 흐르던 땀도 시큰거리던 발목도 아무렇지 않았다. 조심스럽게 『네메시스』 와 『데빌스 스타』를 손에 넣었다.      

 

 심장은 가볍게 두근거렸고 첫 장을 여는 손길은 부드러웠다. 이젠 제법 눈에 익은 오슬로 지도가 눈에 띄었다. 오슬로 경찰청사와 맞은편의 봇센 교도소. 왕궁과 왕궁 정원. 첫 문장을 읽었다. 어디선가 서늘한 바람이 불었다. 차가운 북해에서 불어오는 것일까?      

  

  이 작품은 크게 3개의 이야기가 맞물리며 전개된다.

  먼저, 은행털이범이자 살인자가 있다. 그는 백주 대낮에 오슬로 시내에 있는 노르데아 은행의 금고를 단 1분 3초 만에 털었다. 그리고 총을 겨누고 있던 여직원에게 귓속말을 남기고 쏘아 죽였다. 그 뒤 오슬로 시내의 다른 은행들이 털린다. 노르데아 은행과 동일범으로 보인다. 차이점은 그 뒤로 사람을 죽이지 않는다는 것. 어떤 흔적도 남기지 않았다. 기존의 은행털이범과도 다르다.

 

  다음은 자신의 침실에서 베레타 M92F로 자살한 ‘안나 베트센’이 있다.

 그녀는 해리의 전 여자 친구였으며 죽던 날 해리는 그녀와 함께 있었다. 해리는 전날 밤의 일이 하나도 기억나지 않았다. 깨질 것 같은 머리로 눈을 떴을 땐 자신의 집이었다. 그리고 왼손잡이인 안나는 오른손에 총을 들고 있었다. 무엇보다 의문의 메일. 메일은 안나가 죽기 직전인 듯한 모습을 그리고 있다. 안나를 죽인 자는 누구 일까?  


 마지막으로 ‘엘렌 옐텐’ 사건이 있다. 엘렌은 해리의 파트너이자 후배이며 믿음직한 친구였다. 그녀는 『레드 브레스트』에서 머리통이 처참하게 깨진 채로 살해당했다. 범인은 이미 잡혔다. 하지만 해리는 사건 조사를 그만둘 수 없었다. 동기를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범인이 죽어버렸다.(독자는 알고 해리는 모르는 자!) 이번 편에서 해리는 그 자의 정체를 밝혀 낼 것인가?     


 세 개의 사건은 별개로 보이지만 커다란 공통점이 있다. 바로‘네메시스’다. 복수의 여신. 이 작품에서 복수의 여신은 지독한 ‘자기 연민’에 빠진 사람들 옆에 섰다. 주인공 해리는 전 편보다 더 망가졌다. 아슬아슬하게 해리를 지탱해주던 연인마저 러시아에 있다. 무엇보다 세 개의 사건 모두 해리와 관련이 있다.


  노르데아 은행의 살인범이 잡혔다.

  안나의 죽음에 대한 진실 역시 해결되었다.

  엘렌! 엘렌의 죽음과 관련된 자들은? 밝혀지지 않았다. 그래서일까? 해리의 방황은 끝나지 않았다. 마지막 장면. 12월 오슬로. 며칠씩 내리던 눈이 그쳤다.     



  책장을 덮었다. 8월 서울. 해가 지고 나서도 후끈거리는 여름밤.

  칼날 같은 복수는 시리고 서글펐다. 여신이 떠난 자리에 남은 것은 산 사람들이다. 이제 살아남은 사람들은 연민 대신 용기를 가져야 할 것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책을 빌리다] 6편. 더 리더 책 읽어주는 남자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