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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야기술사 Aug 15. 2016

[책을 빌리다] 6편. 더 리더 책 읽어주는 남자

더 리더 책 읽어주는 남자/ 베른하르트 슐링크/ 이레

우리 동네 도서관에서는 어떤 책이 인기가 있을까?

도서관 대출베스트에 속한 책을 읽는, 월요일의 리뷰


<더 리더 책 읽어주는 남자>는 2016년 7월 한달동안 금천도서관 등의 도서관에서 이용자들이 많이 대출한 책입니다.


무거운 책이다.

이 책을 읽고 난 후 제일 먼저 들었던 생각이다.


이 소설은 3부로 이루어져 있다.

1부에서는 10대 남자와 30대 여자의 사랑을 다룬다.

미성년자와 성인의 관계는 자극적으로 느껴져 잘 읽힌다.

1부의 마지막은 30대 여자, 한나가 갑자기 마이클을 떠나는 것으로 끝이 난다.


2부에서는 대학으로 가 법학을 공부하게 된 마이클과 한나가 재회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그러나 재회는 로맨틱하지 않았다.

법학도인 마이클과 범죄자로 법정에 선 한나의 만남.

한나는 전범죄로 법정에 섰다. 여기서 마이클은 첫사랑과 자신이 지금 처한 현실사이에서 고민을 한다.

이 소설이 미성년자와 성인의 성관계를 다룬 도덕적으로 문제거리가 있더라도 베스트셀러가 되고 영화화가 된 까닭이 2부에서 등장한다.

작가는 마이클과 한나의 관계를 단순히 미성년과 성인의 관계가 아니라

전범을 저지른 세대와 그 이후의 2세대의 관계로까지 상승시킨 점이다.

마이클은 자신이 사랑한 한나가 전범을 저질렀다는 사실을 알게되고 괴로워한다.

한나는 자신이 문맹인것을 밝히면 죄가 가벼워질수 있음에도 숨기고 모든 죄를 뒤집어쓴다.

마이클은 한나가 문맹인것을 알지만 법정에서 한마디도 하지 않는다.

한나가 종신형을 받는 것으로 2부가 끝이 난다.


3부에서 마이클은 1부에서 그랬듯이 한나에게 책을 읽어준다.

1부에서는 성행위 전에 직접 읽어주었지만 3부에서는 마이클이 녹음을 해서 한나에게 전한다.

한나는 마이클이 전해주는 녹음파일을 들으며 글자를 공부한다.

세월이 지나 한나가 출소를 하게되고 마이클은 한나가 일할 곳, 쉴 집등을 알아봐준다.

마이클은 출소 전 날 한나를 만나게 된다.

그리고 한나는 감옥에서 자살을 한다.


소설에서 한나는 마이클에게 첫사랑인 동시에 전범의 가해자가 됨으로써

도덕과 사랑의 혼란을 보여준다.

애증의 관계가 되어버린 둘은 결국 해피엔딩을 맞이하지 못한다.

어쩌면 이 둘의 관계에서 그나마 가장 긍정적인 결론일지도 모르겠다.


우리나라도 2차세계대전때 많은 피해를 입은 나라이다.

독일은 전범을 인정하고 있지만 안타깝게도 우리나라는 다르다.


나는 마이클과 비슷한 입장이다.

사실 2세대도 아닌 3세대인 셈이다.

전쟁이 일어나 도덕이 무시된 시절을 겪지 않았다. 다만 그런때가 있었노라 공부만 했을 뿐이다.

세대를 지나오는동안 당시의 아픔과 상처를 이야기하는 사회적분위기가 옅어졌다.

하지만, 아직까지 고통받은 1세대들은 생존해있다.

그들을 위해 우리가 해야하는 몫은 무엇일까.


작가의 의도와는 살짝 벗어났지만, 이 소설을 읽었을때 대한민국의 독자로써 이런 생각이 들었다.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를 곁에 둔 3세대의 역할.

최근 우리나라에 행해지고 있는 피해자들에 대한 행보가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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