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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야기술사 Aug 30. 2016

[M.M.C] 25편/ 데빌스 스타/ 요 네스뵈

오슬로 3부작 세 번째 이야기/ 열대야

 Madam Mystery Cabinet No.25     

  

  데빌스 스타  

    THE DEVIL‘S STAR

  요 네스뵈 장편소설∥ 노진선 옮김

 

- 오슬로 3부작 세 번째 이야기/ 열대야     

  

  7월의 오슬로. 여름휴가와 열대야. 범죄의 비수기.

  해리의 상태는 3부작을 통틀어 최악이다. 작품 전반부 내내 술통에 빠져 있다. 현실인지 아닌지 분간이 안 되는 그의 꿈이 급기야 현실로 흘러든다. 악몽과 상상이 숙취와 더불어 정신을 잠식한다.

  나 역시 그의 나쁜 꿈에 감염된다. 냉방이 잘된 실내에서도 소름이 돋았다. 5겹의 꿈. 굳이 영화 인셉션을 떠올리지 않아도 된다. 겨우 나쁜 꿈에서 벗어났다. 안도의 한숨이 코끝에 닿기도 전. 또 다른 꿈속에 갇힌 자신을 발견한다. 이 것만큼 끔찍한 악몽이 어디 있을까?

 

 

   오슬로 경찰청 역시 텅 비었다.

  대부분의 요원들은 휴가 중이다. 술과 악몽에 빠진 해리 홀레와 경찰청 최고의 에이스 톰 볼레르. 이 두 사람만 제외하고.

  두 사람의 공통점은 뛰어난 형사라는 것. 그것 말고는 공통점이 하나도 없다. 볼레르는 자기 관리가 철저하다. 상사나 동료, 후배들에게 인기도 많다. 또 잘 생겼다. 해리는? 일단 알코올 중독자다. 자기 관리는 무슨. 제멋대로이다 보니 동료나 후배, 무엇보다 상사들에게 찍혔다. 단 해리는 주인공이고 볼레르는 아니다.      

  

  이들이 텅 빈 오슬로에서 맡은 사건은?

  처음에는 아무런 단서도 없는 살인사건 현장, 하나였다. 뒤 이어 발생한 실종 사건. 해리는 술독에 빠진 와중에도 실마리를 찾는다. 살인이나 실종 사건이 발생한 장소는 하나의 선으로 연결되었다. 데빌스 스타. 악마의 별.

  작가는 범인의 실루엣만을 보여줄 뿐이다. 감질나는 힌트는 등장인물 모두를 의심하게 만든다. 위안이라면 해리는 모르고 있다는 것 정도. 독자인 나는 그에게 문자 메시지라도 남기고 싶었다.      

 


    날씨는 덥고, 사건은 꼬였다. 해리는 『레드 브레스트』에서 죽은 동료 엘렌 옐텐의 사건 조사 시간을 벌기 위해 이번 일에 뛰어들었다.

  오슬로 3부작의 마지막 편이다 보니 해리는 일찌감치 눈치를 챈다. 확실한 증거가 없을 뿐이다. 이제 엘렌의 죽음 뒤에 있던 자를 찾았다. 증거도 어느 정도 확보했다. 독자는 알고 해리만 몰랐던 자.

  해리의 가장 친한 친구와 가장 죽이고 싶었던 자가 똑같은 말을 한다.

 

 “이 정글 같은 세상에서 널 도와줄 수 있는 건 딱 하나뿐이야.”
  해리는 생각했다.
  ‘총알.’
  “너 자신.”

        p123     

  

 마지막 몸싸움을 하는 장면. 그 자의 죽음으로 끝이 나지만 찜찜하다. 그 자 뒤에 있는 거대한 몸통은 머리카락 한 올 드러내지 않았다. 이번에는 독자도 모른다.

  나는 이번 여름에는 휴가를 가지 못했다. 매일 최고 기온을 경신하는 서울에서 버텼다.

 그래도 해리가 엘렌을 가슴에 묻을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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