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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야기술사 Sep 23. 2016

[M.M.C] 28편/아임 소리 마마/기리노 나쓰오

- 잔혹한 그리고 참혹한 ‘마마’들의 세계

 Madam Mystery Cabinet No.28     

 

  I'm sorry mama.

    아임 소리 마마  

    기리노 나쓰오 장편추리소설∥ 이은주 옮김


  <잔혹한 그리고 참혹한 마마들의 세계>    


  우리가 알고 있는 혹은 알고 있다고 믿었던 ‘엄마’는 없다.

아니, 내가 알고 있다고 믿었던 ‘엄마’는 없었다.      


[I'm sorry mam]에는 참으로 다양한 ‘엄마’들이 등장한다.

그녀들은 모두 ‘엄마’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지만 ‘엄마’라는 이름을 낯설게 했다.      


자신이 맡았던 보육원생과 결혼한 미사에.

25살 연하의 남편은 미사에를 ‘엄마’라고 부른다.

그녀는 남편 미노루의 엄마이자, 아내이자, 선생님이다.

    

오랫동안 양육가정 일을 해온 기츠네쿠보 부부.

부인이 병으로 앓아눕자 남편 다카조는 아내의 옷을 입기 시작했다.

우연히 다카조는 오래전 잠시 맡아 길렀던 야스오와 사치코를 만난다.

그들은 ‘엄마’의 안부를 묻는다.

‘엄마’가 정부 보조금을 빼돌리고 싱거운 된장국에 절인 야채만 먹여서 자신이 이렇게 뚱뚱한 거구가 되었다는 사치코.

그녀의 말을 다카조는 ‘엄마’인 아내의 옷을 입은 채 듣고 있다.      


네오시티 호텔 그룹의 사장인 시즈코. 

시즈코는 화재로 아들을 잃었다. 지금의 남편과 재혼한 후 양아들을 들였다.

야스시. 남편과 남편의 애인 다카코 사이에 태어난 아이.

야스시의 ‘친엄마’인 다카코는 가게 빚을 대신 갚아주는 조건으로 자신의 아들을 시즈코에게 넘겼다. 야스시는 두 ‘엄마’ 사이에서 갈팡질팡 하고 있다.      


주인공 아이코가 자랐던 루카루미하우스에는 ‘왕엄마’가 있다.

루카루미하우스의 주인이자 아가씨들의 관리자.

포주이자 감시인이자 조력자였으며 ‘엄마’라고 불렸던 할멈.     


아이코는 ‘엄마’의 얼굴도 이름도 아는 것이 하나도 없다.

태어나자마자 루카루미하우스였고 ‘왕엄마’의 벽장 속에서 살았다.

루카루미하우스의 복도, 신발장 같은 곳을 뒹굴며 자랐다.

아이코를 낳은 생모가 두고 갔다는 신발 한 켤레.

아이코는 신발 상자를 들고 다녔다.

신발 상자와 대화했다. ‘마마’라고 부르면서.     


마침내 아이코가 그녀의 ‘엄마와 만났을 때,

우리는 최악의 엄마를 만나게 된다.      


읽는 내내 참혹했고 그만큼 힘들었다.

기리노 나쓰오 여사는 한 순간도 감정에 휘둘리지 않는다.

담담하게 때로는 냉혹하게 참담한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나는 잠시 쉬었다. 마음이 아팠고 속이 좋지 않았다.

이 작품 속에 등장하는 ‘그녀들’과 ‘엄마들’에게 안식이 있길.
무엇보다 나의 ‘엄마’와 내 딸의 ‘엄마’인 나에도 안식이 깃들길.
나는 진심으로 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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