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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야기술사 Dec 16. 2016

[달쓰반] 48편/ 그 겨울, 만화책의  추억

코믹스 리뷰/ 새벽의 연화/쿠사나기 미즈호/학산문화사

가끔은 달콤하고, 때로는 쓰디쓴, 장르 불문, 반전 있는 금요일의 리뷰 No.48

벌써 12월 중순이다. 이제 2016년도 보름 남짓밖에 남지 않았다.

학창 시절, 12월 이맘때쯤의 기억을 더듬어보면

친구들과 만화책을 보면서

귤을 까먹으며 뒹굴뒹굴 거렸던 날들이 생각난다.

기억력이 그리 좋지 못한 탓에 순서가

 뒤섞였을 수도 있지만 대략 초딩 때는

윙크, 밍크, 파티 , 이슈 등의 만화잡지를

중학교 때는 마멀레드 보이, 아름다운 그대에게, 그남자 그여자 등의 일본 순정 만화를

고등학교 때는 강경옥, 유시진, 김혜린, 황미나 등

대가들의 단행본 출간 작품을 주로 읽었다.


신일숙의 <아르미안의 네딸들>

(아마도?) 고등학생 시절 읽었던 만화책이었다.

나는 여주인공을 별로 좋아하지는 않았지만

(대신 레 마누라는 캐릭터를 좋아했다.)

방대한 서사에 매료되었다.


<테르미도르> 같은 역사에 기반한 순정만화나

<노말시티> <폐쇄자> 등의 SF장르만화

혹은 <열혈강호>, <용비불패> <짱> 등의 소년만화도 나름대로 열심히 보긴 했지만

제일 열심히 읽었던 장르는 역시 판타지 만화였다.

쫓겨난 주인공이 동료들의 도움을 받아 온갖 고난과 시련을 물리치고 마침내 영웅이 되어 귀환한다는  고전적인 스토리는 언제나 기본 이상의 재미를 보장해주기 때문이다.


<아르미안의 네딸들>을 읽고 나서 내친 김에

같은 작가의 작품이었던 <리니지>도 열심히 읽었는데,

 탄탄한 세계관은 매력적이었지만 정작 남주인공이 별로 매력적이지 않았다는 감상도 비슷했다.


(고등학교 내 카페에 진열되어 방과후에 열심히 읽었던 황미나의 <레드문>은 판타지물이라기보다는 SF물에 더 가깝긴 할 것이다ㆍ 사실, 만화책 장르의 구분이란 것이 무의미하긴 하지만.)


학산문화사에서 발간된 만화책

<새벽의 연화>는 <아르미안의 네딸들>을 열심히 읽던 시절의 기억을 떠올리게 했다.

차이가 있다면,

친구네 집 혹은 내 방에서 친구들과 나란히 이불을 덮고 엎드려서 만화책을 읽던 때와는 달리

지금은 동네의 만화카페에서 좋아하는 사람의 무릎을 베고 만화책을 읽는다는 것.

<새벽의 연화>는 고화국의 공주 연화가 짝사랑하던 상대이자

사촌이었던 수원에게 국왕인 아버지를 잃고,

왕위를 찬탈한 수원에 의해

왕궁에서 쫓겨난 뒤 호위무사 학,

만능재주꾼이자 자칭 천재미소년인 윤과 함께

사룡을 모아 여행하는 스토리를 담고 있다.


고화국은 땅, 바람, 물,  불, 하늘

다섯개의 부족이 모여 이룬 나라이며

당시 가장 강한 부족이 왕족이 된다.

현재의 왕족은 하늘의 부족.

부족들이 연합하여 나라를 이룬다는

시대적 배경은

일본 작가의 작품이긴 하지만

일본보다는

고구려, 부여 등의

우리나라 고대 국가를 연상케 했다.


아직 완결이 나지 않았고, 나 역시 출간된 모든 분량의 만화책을 읽은

것은 아니라 자세한 리뷰를 쓸 수는 없지만


어둠이 떨어지는 대지가
용의 피로 되살아난다
옛 맹약에 따라
네 용이 모일 때
왕을 수호하는 검과 방패가 눈을 뜨고
마침내 붉은 용께서
새벽에서 돌아오시리


아버지가 살해당한 뒤도망자 신세가 된

공주 연화가 신관 익수로부터 건국신화로부터 비롯되었다는 예언을 듣고 사룡을 모아

여행을 떠나는 설정은

그동안 익숙하게 보았던 판타지물의 클리셰라 다소 식상하기도 했지만,

(2007년에 방영되었던  판타지드라마 <태왕사신기>도 쥬신의 왕이 사신의 힘을 모으기 위해 여행을

떠난다는 스토리가 기본 설정이다)


한편으로는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의 일들이 더욱 기대되었다.

사룡인 백룡, 청룡, 녹룡, 황룡이 지닌 힘은 무엇이며,

붉은 용의 예언은 무엇을 상징하는 것일까?

연화는 이들의 리더로서 점점 성장해나갈 수 있을까?

라는 기대감을 갖게 하는 것이다.

또한 연화의 아버지인 국왕 일의 과거는

무엇이기에 수원이 배신의 칼을

뽑아들었을까?  라는 궁금증도 생겼다.


현재 키쟈, 신아, 재하, 제노 네 명의 사룡이 모이는 장면까지는 읽었다.

뒷부분을 읽어보면 또 생각이 바뀔 수도 있겠지만 아직까지는 사룡 중에서

연화가 직접 '신아'라는 이름을 지어준 청룡이 가장 매력적인 캐릭터였다.

그 눈을 보면 돌이 되어 굳어버린다는 저주 때문에

마을사람들로부터 기피의 대상이 되었고,

보호자이자 선대 청룡인 아오가 죽고나서는

더욱 더 고립된 삶을 살았지만

따스하게 손을 내밀어주는 연화에 의해

신아라는 이름을 갖게 된 청룡.


청룡의 눈은 상대의 신경을 마비시키는 능력이 있지만

그 능력을 사용하면 자신 또한 마비된다고 한다.

평소에는 가면을 쓰고 눈을 가리고 있지만,

누구보다 아름다운 눈을 가지고 있는 청년이다.


PS. <새벽의 연화>는 애니메이션으로도 제작되었다고 하는데

아직 본 적은 없다.


(메인 이미지 출처)

http://www.animaxtv.co.kr/programs/saebyeogyi-yeonhw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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