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전주/통영/안동 /춘천/통영
"오늘"생각난 장소에 대한 비정기적 매거진 No.14
나는 빵을 아주 좋아한다. 예전에 비해 확실히 양이 줄긴 했지만 아직도 밥 배와 빵 배는 따로 있다고 생각한다. 면도 좋아한다. 사실 여행지에서 맛집을 자주 찾아다니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유명한 빵집이나 짜장면집이 있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그렇게 군산의 복성루를 찾아갔지만 줄은 이미 끝도 없다. 내 차례가 되려면 4시간이나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포기하고 바로 이성당으로 향했는데 여기도 만만치 않다. 여기도 유명한 빵을 먹으려면 최소 두시간 이상 기다려야 맛볼 수 있을 것 같았다. 이성당 밖으로 들어선 줄도 끝이 보이지 않는다.
결국 이성당의 빵도 포기하고 가게 안으로 들어가 다들 강추하는 밀크 셰이크나 마시고 왔다. 이래서야 어디 맛집 탐방이랄 수 있나 언저리 탐방이지 하며 시무룩하게 밀크셰이크를 빨대로 한 모금 마셨는데 신 세계다. 2천원짜리 밀크 셰이크가 이렇게 맛있다니! 동네 패스트푸드점의 1500짜리 밀크 셰이크와는 차원이 다르다. 아, 여기 빵도 먹고 싶다. 그렇지만 두시간 이상은 도저히 안 되겠다는 생각에 아쉽지만 자리를 떴다. 이후 잠실 롯데백화점에 있는 이성당 분점을 찾았지만 본점의 빵 맛을 맛 보지 못했으니 비교 불가ㅜ 여기선 밀크셰이크를 팔지 않고 빵만 판다.
저녁에 찾은 군산의 미즈커피는 비교적 자리가 많았다. 미즈 커피는 일제 강점기 시대에 지어진 2층 목조 건물로 당시 이름은 미즈 상사였다고 한다. 일본인이 운영하며 식료품과 잡화를 수입해 판매한 회사다. 일본인이 운영했던 건물을 카페로 꾸며 놔두는 것은 군산의 아픈 역사도 역사라는 인식 때문이다. 미즈커피의 2층은 다다미 방이다.
전주의 유명한 빵집 풍년제과는 숙소 바로 앞에 자리잡고 있었다. 그리하여 아침부터 빵을 실컷 뱃속에 저장. 전주 한옥 마을과 자만 벽화마을에서도 이것저것 실컷 먹었다.
전주 한옥마을은 다양한 먹거리들이 많지만
길거리에 넘쳐나는 쓰레기들 때문에 눈살이 찌푸려졌다.
하회마을로 유명한 안동에는 맘모스 제과가 있다! 친구들과 안동으로 여름 휴가를 갔을 때 맘모스 제과를 찾았다. 역시 명불허전.
춘천 하면 닭갈비가 떠오를 것이다. 닭갈비가 밥이라면 막국수는 반찬인 것이다. 춘천은 서울과 가까운 편이므로 다른 곳에 비해 많이 갔다. 그때마다 항상 먹게 되는 막국수. 친구가 춘천 명동에 있는 가게를 추천했지만 대기 1시간 이상이라 빠른 포기. 김유정 문학관은 큰 볼거리가 있는 건 아니지만 동백꽃의 점순이라든가 김유정 소설에 나오는 인물들의 흔적들을 찾아보는 재미가 있다.
통영 여행을 갔을 때 1박2일에 나왔다는 우짜 가게에 갔다. 우짜는 우동과 짜장면을 섞은 것. 가게는 아담했는데 손님이 우리 일행밖에 없었다.
그래서 냉큼 먹고 통영의 명물이라는 오미자 꿀빵도 먹었다.
대관령 양떼 목장에 갔을 때는 횡성 한우를 먹을 계획이었지만 결국 실패하고 말았다. 이렇게 나의 전국 맛집 탐방은 대부분 그 언저리를 맴도는 것으로 끝이 났지만 후회는 없다. 가족과 친구들과 그곳을 찾아가는 과정은 언제나 즐거웠으니까.
다가오는 새해에는 더욱 많은 곳들을 찾아다니며
맛있는 것들을 실컷 먹고 싶다.
먹기 위해 내년에도 열심히 살리라 다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