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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야기술사 Feb 18. 2017

[오늘의 휴가] 20편/비 오는 날,고쿠사이 도리

오키나와 국제거리 

"오늘" 생각난 장소에 대한 비정기적 매거진 No.20

 

보라카이의 명동이라는 디몰을 걸을 때도 비가 엄청 왔다. 

맛집을 찾아나섰던 길이 최악의 순간으로 기억 속에 남았다. 

오키나와의 국제 거리도 굳이 비교하자면 한국의 명동과 비슷한 곳이라고 한다.

비 오는 날은 정말 싫지만 우기의 보라카이를 생각한다면 

이 정도쯤이야 대수롭지 않다 생각할 때쯤, 빗줄기도 서서히 약해지기 시작했다.

슈퍼 마리오 복장을 한 채로 카트를 타고 국제 거리를 지나가는 행렬도 보았다.

그래, 저렇게 비 오는 날의 국제 거리를 즐기는 사람들도 있구나. 

국제 거리(고쿠사이 도리)는 나하 시의 중심 거리로 

기적의 1마일이라고도 불린다고 한다.

전쟁 이후 고쿠사이 도리를 중심으로 빠른 복구가 이루어졌기 때문이라고. 

국제 거리에는 기념품 가게가 쭉 늘어서있다.

마키시 역과 겐쵸마에 역 딱 중간 지점에 대형 잡화점 돈키호테가 보인다. 국제거리의 돈키호테는 24시간 영업을 한다고 한다. 

5000엔 이상 결제하면 택스 리펀 혜택도 받을 수 있다. 

쿠쿠루 오키나와는 패턴 가게이다. 손수건, 보자기 등 간단한 기념품을 사려면 잠시 이곳에 들러도 좋다. 

오키나와 하면, 빼놓을 수 없는 바로 그것. 베니이모 타르트. 일명 자색고구마 타르트. 

가족들에게 줄 선물로 베니이모 타르트를 사려고 했는데 

국제거리에 베니이모 타르트를 파는 가게를 발견했다. 

구입은 결국 짐을 가볍게 한다는 핑계 아래 나하 공항에서 했지만.

(국제선 면세점에서도 베니이모 타르트를 팔고 있었는데, 

성급하게 국내선 청사에서 미리 사버린 탓에 면세 혜택은 받지 못했다

그런데 국내선과 국제선 청사에서 파는 베니이모 타르트의 브랜드가 다르다고 한다.

솔직히, 같은 브랜드였는지 다른 브랜드였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지만 말이다

어쨌든 난포라는 브랜드도 베니이모 타르트를 생산한다고 들었다.)

오카시고텐 마키시점은 오키나와 맛집이라는 88스테이크 옆에 있다. 


국제거리를 계속 걷다보니 좀 더 큰 규모의 타르트 가게가 보인다.

입구에서는 오키나와의 수호신이라는 시샤가 반겨준다.

이곳은 오카시고텐 마츠오점.  마키시역보다는 겐쵸마에(현청)역이 더 가깝다.

오카시코텐은 베니이모 타르트의 원조 브랜드라고 한다. 본점은 요미탄에 있다. 

(국제거리의 돈키호테 1층에서도 베니이모 타르트를 박스 채로 잔뜩 쌓아놓고 팔고 있다.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베이니모 타르트를 찾는 모양이다)

오키나와 특산물 베니이모 타르트 조형물
겐쵸마에역 국제 거리 입구의 시샤 조형물
헤이와 도리 

               

마키시역에서부터 이어지는 메인 도로를 쭉 따라 걷다보면 어느새 겐쵸마에 역까지 도착한다.

도보로 약 15~20분 정도 소요. 물론 메인 도로에서 거미줄처럼 뻗어 있는 

여러 거리(헤이와 도리 등) 로 들어서면 국제거리에서의 소요 시간은 그만큼 달라질 것이다.

 

겐쵸마에 역의 국제거리 시작점은 류보 백화점 맞은편 미즈호 은행 옆이다.  일단, 메인 도로를 따라 류보 백화점 앞까지 온 뒤 나는 다시 뒤돌아섰다. 어느새 비가 그쳤기 때문이다. 

저녁 식사도 하면서 이제는 조금 더 여유롭게 국제 거리를 구경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그런 생각도 잠시, 다시 국제 거리를 걸으려고 하니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결국, 나는 비를 피해 류보 백화점으로 향했다.

그런데 지금에 와서는 우산을 아예 접고서 걸었던 고쿠사이 도리보다 

우비를 입고, 우산을 받쳐든 채 종종 걸었던 그 길이 더 기억에 남는 까닭은 무엇일까?

물론 여전히 비 오는 날은 싫지만, 휴가는 때때로 

일상에서는 정말 싫어하는 그 시간 마저, 추억 보정을 해주는 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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