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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M.C] 2편/ Y의 비극/앨러리 퀸

by 이야기술사

Madam Mystery Cabinet/ No2.


The Tragedy of Y

<앨러리 퀸>지음

서계인 옮김

Y의 비극

『이 책은 사촌 형제인 만프레드 리와 프레더릭 다네이의 또 다른 필명인 <바너리 로스>의 이름으로 1932년에 펴낸 비극 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이다. 같은 해 「X의 비극」이 먼저 출간되었다.』

미스터리 소설에서 범죄는 빠지지 않는다. 그 범죄는 주로 악을 악으로 갚는데 서 생긴다. 즉 두 개의 악이 존재하는 것이다. 범죄를 부추기고 조장하는 인간 욕망으로서의 악. 범죄라는 구체적이고 물질적인 형태로 작품 속에서 발생하는 새로운 악. 여기서는 이 둘 사이에 하나의 악이 더 등장한다. 그것은 소설의 무대인 <해터 가(家)>가 이다. 작가는 이 집안을 처음부터 “저주받은 집안”이며 “미친 해터 가(家)”라고 부른다. 주요 등장인물의 입을 빌려 반복적으로 해터 집안의 혈통에 문제가 있다고 말하는데 그 이유는 소설의 뒤에 나온다. (개인적으로 나는 그 “이유”가 이유 같지 않아서 적잖이 실망했다. - 이 점이 이 작품의 유일한 단점이랄까) 어찌 됐든 다시 악의 이야기로 돌아가자.

첫 번째 악은 첫 번째 사건을 통해 잘 전달된다. 남편의 시신을 확인하기 위해 시체 안치소를 방문한 노부인. 그녀의 태도와 언행. 뉴욕의 신문기자들에게 심심찮게 화제의 사건을 안겨주는 <해터 가(家)>의 중심엔 그녀가 있다. 그녀는 ‘비극 시리즈’라는 제목에 걸맞게 범죄를 잉태하는 ‘악’으로 가문에 재앙을 가져오는 역할을 맡았다. 등장인물 모두가 인간적인 욕망을 보여주지만, 그녀만큼 노골적으로 욕망을 드러내는 인물은 없다. 물론 그녀로 인해 탄생할 범죄의 실행자로서 ‘악’을 실현하는 인물이 있지만. 이것에 대한 것은 뒤로 미루자. 미스터리 소설에서 이것마저 밝힌다면 스포일러가 너무 크다. 그리고 세 번째인 첫 번째와 두 번째 악을 연결하고 이어주는 <해터 가(家)>는 세 개의 ‘악’을 하나로 합친 것 같다. 결국엔 모든 비극적 사건이 혈통과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가문에 비극이 일어난다.

이 작품은 그리스 비극에서처럼 인간의 의지와 운명의 싸움을 절절하게 그리진 않는다. 대신 미스터리답게 아슬아슬하고 궁금하게 만든다. 독자는 <드루리 레인>이라는 매력적인 인물과 함께 또는 혼자서 범죄 현장을 살피고 관찰한다. 그 과정에서 수도 없이 범인을 지목하기도 하고 단서를 그러모으기도 한다.

<드루리 레인>은 은퇴한 예순 살의 노배우이다. 그는 젊은이 못지않은 체력과 몸매를 가졌지만, 젊은이는 아니다. 게다가 귀가 들리지 않는다. 이런 그가 이 시리즈의 사건을 해결하는 탐정이다. 독자는 그의 빈틈없는 관찰력과 뛰어난 추리 능력을 부러워하다가도 들리지 않는 귀 때문에 답답해지기도 한다. 한편으론 그의 인간에 대한 배려에 고개를 끄덕이기도 하는 것이다. 무엇보다 흥미롭다. 개인적으로는 에필로그 부분이 가장 흥미로웠다. 에필로그는 범인이 밝혀지는 부분임과 동시에 20세기의 미스터리 소설이 그리스의 고전 비극과 만나는 부분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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