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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야기술사 Jun 03. 2017

[M.M.C]45편/용의자 X의 헌신/히가시노 게이고

Madam Mystery Cabinet No.45     

용의자 X의 헌신

 히가시노 게이고양억관 옮김     

 

  평범한 사람의 악의(惡意)와 천재의 선의(善意).

히가시노 게이고는 인간의 악과 선에 대한 통찰의 끝을 보여준다. 

그의 작품 [악의(惡意)]가 전자라면, [용의자 X의 헌신]은 후자다.      

 

 이혼한 전남편 도미가시가 찾아온다. 이 불한당은 하나오카 모녀가 사는 공간을 순식간에 휘저어놓는다. 

얼마의 돈을 주어 쫓아내지만 도미가시는 자신의 횡포는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고 말한다. 

지긋지긋한 순간이다. 사건은 순식간에 벌어진다. 의도하지 않았지만 결과는 명백했다. 

도미가시가 죽었다.      

 

 이제 겨우 소설이 시작되었을 뿐이다. 죽은 사람도, 죽인 이유도, 죽인 사람도 모두 명확하다.

하지만 이 소설은 지금부터가 시작이다. 하나오카 모녀의 옆 집 남자. 이 소란을 모두 들었을 것으로 짐작되는 남자의 이름은 이시가미 데츠야다. 이시가미는 하나오카 모녀의 살인을 현장을 정리하고 사건 은폐를 도와주겠다고 말한다. 하나오카 모녀는 그의 호의에 따르기로 한다.      

  

 경찰은 곧 하나오카 야스코를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하지만 쉽지 않다. 그녀의 알리바이를 무너뜨릴 수 없기 때문이다. 단순히 완벽한 알리바이라서가 아니다. 너무도 현실적인 알리바이기 때문이다. 하나오카 모녀의 일관된 응답과 자연스러운 모습 또한 사건 해결을 어렵게 하고 있다.      

  

  경찰 수사는 진전이 없다. 사건 담당 형사인 구사나기 슌페이는 대학 친구인 천재 물리학자 유가와 마나부를 찾아간다. 우연히 유가와에게 용의자의 옆 집 남자가 대학 동창이라고 말한다. 유가와 같은 이공계열의 이시가미. 유가와의 머리가 빠르게 돌아간다. 깰 수 없는 알리바이를 가진 용의자. 그녀의 옆 집에 사는 천재 수학자.       

  절대로 깨질 수 없는 알리바이를 설계한 천재 수학자. 식도 정답도 완벽하다. ‘1+1=2’ 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천재 물리학자 유가와 마나부는 이 수식에서 해답을 찾는다. 이시가미의 설계가 무너져서가 아니다. 유가와가 이시가미의 감정을 눈치챘기 때문이다. 

  ‘사랑’이라는 선의(善意)가 천재 수학자를 만나 헌신이 되는 순간을 말이다.     

  

  그 진실의 확인은 이시가미와 유가와를 직접 만날 당신에게 맡긴다. 

개인적으로 결코 바람직하지도 아름답지도 않았던 진실이었지만 그럼에도 두렵거나 불안하지는 않았다. 그 차이가 얇은 종이 한 장 차일지라도 그랬다. 그만큼 작가의 사람에 대한 통찰력이 뛰어났다. 

 

            - 이시가미와 유가와 

             2009년 개봉한 영화 [용의자 X의 헌신]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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