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 파이 반 공원(parque de seak pai van) @ 마카오
"오늘" 생각난 장소에 대한 비정기적 매거진 No.25
새벽까지 코타이의 밤을 즐기며 카지노 투어를 했지만 다음날 아침 호텔 조식을 먹자마자 버스를 타러 갔다.
자이언트 판다 파빌리온의 입장 시간에 맞추기 위해서였다. 에버랜드에 판다월드가 개장했을 때
데이트 하러 가자 가자만 하고, 결국 가지 못했는데
마카오에서도 판다를 볼 수 있다는 정보를 알고, 바로 일정표에 넣었다.
COD 바로 앞에 있는 정류장에서 25번 버스를 타고 자이언트 판다 파빌리온이 있는 식 파이 반 공원으로 갔다. 버스는 기다린지 5분도 되지 않아 바로 왔다.
마카오에 있는 동안 '마카오 택시'와 'Macau Easy Go' 이 두개의 어플을 자주 이용했다.
macau easy go는 위치 정보 서비스를 이용하면 실시간 버스 정보를 알려준다.
하지만 위치 정보 서비스를 켜는 것이 귀찮아진 나는 노선도를 파악하는 정도로만 이용했다.
버스를 탄 곳은 20번 정류장.
(Est가 무엇의 약자인지 궁금했는데 Estrada의 약자이다.
Estrada는 포르투갈어로 도로 라는 뜻)
마카오는 버스 타는 곳에 따라 요금이 정해지므로 정류장의 현재 위치를 확인해야 한다.
버스 정류장에는 현재 정류장에 해당하는 요금이 나와 있다.
정류장에 표시된 요금은 어플에서 미리 확인한대로 3.6원
반올림해서 1파타카짜리 동전 4개를 냈다. 홍콩 동전만 내도 되고 마카오 동전과 섞어서 내도 된다.
기사 아저씨는 눈대중으로만 보고 꼼꼼하게 확인하지는 않는 것 같았다.
홍콩에 갔을 때는 옥토퍼스 카드를 사용했는데 마카오에도 충전식 교통 카드인 마카오 패스라는 것이 있기는 하다.
마카오 주민들은 이 카드를 이용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마카오 패스는 보증금 30mop을
돌려받는 곳도 거의 없거니와 있다고 해도 거리가 꽤 된다고 하여 마카오 공항에서의 구입은 포기하고
마카오 동전으로 잔돈 털이를 했다.
버스에서는 영어로 안내 방송을 해주기도 하고
전광판에 한자어로 정류장 이름이 표기 되기도 한다.
분명히 영어로 식 파크 바이 반 공원을 듣고 내렸는데,
다음 정류장이었다.
사실, On son bldg에서 내리는 것이 더 가깝다고 들었는데
나는 의도치 않게 여기서 내린 꼴이 되었다.
나중에 보니 정류장에 떡하니 이정표가 있는데,
길치인 나는 당당하게 반대 방향으로 걸어갔다.
식 파크 바이 반 공원 정류장에서 내리면 버스 진행 방향 반대로 가면 된다는 말이 기억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On son bldg에서 내리면 버스 진행 방향으로 3분 정도 직진하면 된다.
어쨌거나 5분 정도 반대 방향으로 걷다가 뭔가 이상해서
(구글 지도를 켜도 어차피 나는 길을 헤맬 것이 뻔하므로)
담소를 나누고 있는 마카오의 아저씨들한테 가서 물어보기로 했다.
마카오 택시 어플을 켜서 목적지의한자를 보여주려는데
(세나도 광장에서 마카오의 아주머니한테 영어로 길을 물어봤는데
영어가 통하지 않아서, 한자로 된 주소를 보여주고 목적지를 찾을 수 있었다.
그래서 영어 단어 대신 한자어를 찾는데
조급한 마음과는 달리 식 파크 바이 반 공원이 빨리 찾아지질 않는다.)
내가 어플에서 식 파크 바이 반 공원을 찾느라 끙끙대자 아저씨들이 중국어로 뭔데? 라고 묻는다.
드디어, 이 화면을 보여주니 아저씨들이 나보고 반대 방향으로 다시 걸어가라고 했다.
가는 중간에 아주머니 한분한테도 물어봤더니 버스 진행 방향 쪽으로 계속 직진하라고 했다.
결국, 내가 내린 버스 정류장으로 다시 되돌아 왔는데 버스 정류장에 이정표가 있었다.
건너편 정류장. 코타이의 호텔로 돌아갈 때는 저기서 버스를 타면 되는 것 같다.
하지만 나는 판다를 보고 콜로안 빌리지로 갈 예정이라 건너편 정류장에는 가지 않았다.
내가 내린 버스 정류장에서 도보 3분 정도 걸었더니, 드디어 식 파이 반 공원이 보인다.
공원에 도착한 시간은 자이언트 판다 파빌리온의 오픈 시간인 아침 10시 10분전.
공원 입장료는 무료이나 자이언트 판다 파빌리온의 입장료는 10mop이다.
티켓은 사진 속 기념품 샵에서 구입하면 된다.
요금은 10mop. 우리나라 돈으로 약 1500원.
입장은 시간대별로 나눠 한다.
제한 시간은 1시간.
10시에 입장하면 11시까지만 관람할 수 있다.
10시30분에 입장해도 11시까지만 관람 가능하다.
5분도 채 기다리지 않아 드디어 자이언트 판다 파빌리온으로 입장. 우리 일행이 1등이다.
안으로 들어가자 안내인 아저씨가 조용히 관람하고, 플래쉬는 터뜨리지 말라고 한다.
마침, 자이언트 판다들은 식사중이었다.
어느 정도 배가 찼는지 움직이기 시작하는 판다들.
중국에서 선물한 암수 한쌍의 판다가 지난해 쌍둥이를 출산했다는데,
항상 붙어다니는 저 녀석들이 바로 그 쌍둥인가보다.
옆방에도 자이언트 판다 한마리가 더 있다. 쌍둥이들의 아빠 판다 같은데, 왜 격리되어 있을까?
아무튼 엄청 먹어댄다.
자이언트 판다 파빌리오 맞은편에는 렛서 팬더관이 있다.
렛서 판다는 좀 새침했다.
사람들의 시선을 전혀 신경 쓰지 않(다라기보다 오히려 친근하게 다가오는 것 같기도 하는)
자이언트 판다들과는 달리 렛서 판다는 뭐야? 또 밖에 구경하는 인간들이야? 귀찮은데! 라는 표정이었다.
렛서 판다는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하고 모성애도 별로 없어 육아에도 관심이 없다고 한다.
입맛도 까다롭고 성격도 예민한데다 육아도 싫어하니 개체수가 늘지 않는다고.
첫 느낌에 얘는 사람을 별로 안 좋아하네, 라는 생각을 했는데 나만의 주관적인 생각은 아니었나보다.
하지만 자이언트 판다와 마찬가지로 귀여운 건 마찬가지여서 렛서 판다도 한참 동안 바라 보고 있었다.
렛서 판다의 외모를 보고 있자니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의 로켓 라쿤과 좀 닮은 것 같기도 하고?
아, 쿵푸팬더의 사부님이 렛서팬더를 모델로 한 캐릭터였구나, 라는 생각이 뒤늦게 들었다.
자이언트 판다 파빌리온에서는 오전 시간대라 그런지
사람이 거의 없어서 한적하게 판다들을 구경할 수 있었다.
자이언트 판다 파빌리온은 마카오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곳 중 하나였다.
ps. 마카오 버스 노선 정보 (마카오 정부 관광청)
http://www.dsat.gov.mo/bus/site/index.aspx
버스 번호별 노선도
http://www.dsat.gov.mo/bus/site/busstopwaiting.aspx?lang=en
(버스의 영어 안내방송과 한자 전광판 표시 만으로도 하차 정류장은 쉽게 파악할 수 있으나
목적지의 포르투갈어 표기법을 알아두어도 좋을 것 같다.
대부분의 버스 정류장에 있는 노선도는 한자와 포르투갈어로만 병기 되어 있기 때문이다.
자이언트 판다 파빌리온 가는 길만 하차 정류장의 반대 방향으로 걸어가서 좀 헤맸을 뿐,
그 뒤로 서너번 더 버스를 탔을 때는 하차 정류장부터 목적지까지 바로 한번에 찾을 수 있었다.
포르투갈어 몇 개 단어를 알아간 것이 조금 도움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