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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야기술사 Sep 29. 2017

[달.쓰.반]68편/킹스맨2:골든 서클(스포주의)

감독 매튜본, 주연 콜린 퍼스, 태런 에저튼 (2017 개봉)  

가끔은 달콤하고, 때로는 쓰디쓴, 장르 불문, 반전 있는 문화 리뷰 No. 68

※ 주의: 이 리뷰는 영화 속 주요 장면 및 결말에 대해 언급합니다. 

헤어진 연인은 다시 만나는 것이 아니다, 

추억은 추억으로 남겨질 때 아름다운 법이다, 

<킹스맨:골든 써클>의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 든 생각.

해리 하트는 관객의 마음 속에 

아련한 추억으로 남겨놓았으면 좋았을 걸, 


<매너가 사람을 만든다>는 그 유명한 씬. 1편에 이어 2편에도 나온다.

하지만, 2편의 그 장면은 1편의 장면을 기억하는 사람으로서 매우 가슴이 아팠다.

다른 영화에서야, 나비 수집가 같은 콜린 퍼스의 연약한 모습도 멋지지만

이 영화에서는 그런 모습을 기대한 게 아니었다.

드디어, 그 유명한 씬이 다시 반복되려 할 때, 그래, 해리 하트는 역시 저래야지, 라고 했는데

결국 그 씬은 다른 배우의 몫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감독에게 속은 느낌이랄까.

여기까지는 해리 하트의 멋진 모습만 기억하고 싶은, 어디까지나 개인의 취향 문제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문제의 추적기씬이나 마지막 분쇄기 장면에서는 

몹시 불편했다. 

(포피나 찰리 같이 대놓고 악역으로 쓰이는 캐릭터의 죽음은 그렇다치더라도 

위스키를 그렇게 꼭 분쇄기에 집어 넣었어야만 했을까?

에그시와 해리 손으로 직접?)

조직의 배신자를 처단하는 룰이 그렇다고 이해해보려고 했지만,

여전히 불편함은 남았다. 



1편에서도 결말의 폭죽씬이나 ass hole 장면에서 논란이 있었고,

나 또한 그 장면이 전혀 문제가 없는데? 라고 생각하는 편은 아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를 즐기는데는 전혀 지장이 없었다.

폭죽 장면을 볼때는 다른 관객들과 하나 되어 극장에서 빵빵 터졌다. 

영화 자체가 b급 감성(똘끼 충만+my way)에 기반하면서도

수많은 대중문화의 고전들을 자유롭게 변주하니, 

눈과 귀가 즐거웠다.

그런데 2편에서는 1편에서 참신하다고 느꼈던 것들이 더이상 새롭게 느껴지지 않았다.

어쩌면 1편에서도 느꼈을지 모를 불편함을 잠재운 건, 

<킹스맨>이란 영화 자체가 가진 새로운 매력이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매력이 사라진 2편은 그저 그런 프랜차이즈 액션 영화일뿐이었다.


1편에서는 에그시의 캐릭터에 서사가 있었지만

2편에서 공주와 마지막에 결혼까지할 줄이야. 

그래서 영화 제목이 킹스맨이었다면 할말은 없다만.


2편에서 공주의 비중이 이렇게까지 클 줄은 감독도 몰랐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게다가 인물이 쓸데없이 너무 많다. 누구 하나 정붙일 틈이 없다. 

하긴 뭐, 정붙일 시간도 없이 죽여버리니.


장소의 이동도 너무 빈번하다고 느껴졌다.

임무 수행이라고 하기엔 인물의 동선이 일관성없이

중구난방으로 짜여졌다는 느낌?


돌아온 해리 하트, 콜린 퍼스는

 그래 뭐, 2편이 나온다면 회상씬 정도나 나오겠지,

특별 출연이겠지 했는데, 분량, 많다. 오, 이 정도 분량이면 횡재했다 싶다.

또 1편처럼 중간에 죽을까봐 조마조마했다. 2편에서는 심지어 끝까지 살아남는다.

그런데, 많이 아쉽다. 뭐가 아쉬운걸까? 해리 하트라는 캐릭터의 매력이 1편보다 떨어져서?


해리 하트의 수트빨은 여전히 멋지고, 액션도 갈수록 나아지고(?)

심지어 cg의 힘을 빌린 젊은 시절의 모습도 나오는데!

킹스맨 2편은 해리 하트빨로 버티기엔 어딘가 아쉬움이 많이 남는 영화였다.


킹스맨이라는 영화가 좋았던 건 단지 해리 하트라는 캐릭터때문은 아니었나보다.

킹스맨 1편이란 영화가 근사하게 느껴져서 해리 하트라는 캐릭터도 매력적이었던 거지,

캐릭터의 매력 하나로 이끌어가는 영화는 보기가 버겁다.


1편의 에그시는 영화를 보면서 뭔가 애를 같이 키워나간다는 느낌이 있었는데

(에그시 메이커?)

2편의 에그시는, 나 이제 어른 됐어요, 라고 말하는데

하는 짓 보면, 너 아직 크려면 멀었다? 이런 느낌. 

(게다가 2편에서는 1편에서 든든한 보호자, 내편으로 나왔던 사람이

가슴을 조마조마하게 만든다. 그 사람이 더이상 믿음직스럽지가 않다.)



하지만 뭐 이제 공주하고 결혼도 했는데 킹스맨 요원 노릇하기도 힘들거고

(자기 입으로 그렇게 말했다)

그런데도 3편이 나온다면, 그건 정말 감독님이 어디 빚을 졌거나(;;)


마지막 장면에 채닝 테이텀이 킹스맨 양복점을 바라보는 장면이 나오는데

혹시라도 3편을 제작할 생각이라면, 넣어둬, 라는 생각이 들어서, 조마조마했다.

이걸로 됐다. 굿바이, 킹스맨.


(그런데 3편 제작을 논의중이라고 한다;; 설마 불사조 트랜스포머 시리즈로 만드려는 건 아니겠지?)


그래도, 연휴에 팝콘 무비로 보기에는 딱 좋은 영화다. 

(채닝테이텀이 춤출 때 요원들이 바로 냉동시키는 건, 좀 아쉬웠다.

채닝테이텀이 누구인가. 춤 하나로 미국을 들었다 놓으신 분인데)


아, 엘튼존은 꽤 인상적이었다. 

본인이 직접 까메오로 나오는데, 

이 영화속에서 다음 등장씬이 기대되었던 캐릭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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