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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야기술사 Nov 02. 2018

[달쓰반] 79편/ 클래식 발레 <라 바야데르>

유니버설발레단/세종문화회관 대극장 / 2018.11.01~11.04

가끔은 달콤하고, 때로는 쓰디쓴, 장르 불문, 반전 있는 문화 리뷰 No. 79

이번주에 막이 오르는 공연 중 유니버셜발레단의 <라 바야데르>를 볼까, 국립발레단의 <마타하리>를 볼까 고민하다가,  발레계의 월드 스타라는 자하로바의 개막 공연이 보고 싶기도 하고, 무엇보다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이 예술의 전당오페라극장보다는 훨씬 회사와 가까워서 전자로 골랐다. 두 작품 모두 평일 19:30분 공연이기 때문이다.


퇴근하자마자 달려간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로비에는 이미 사람들로 가득차 있었다. 티켓 수령하는데만 10여분이 걸릴 정도였다.  꽉꽉 찬 객석을 보니, 자하로바의 명성을 실감할 수 있었다.  무대 중간 중간은 물론, 3막 공연 후 커튼콜 때 객석에서는 엄청난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나는 공연 전에 관련 잡지 기사를 보고, 나름 기대했던 '사원이 무너지는 장면'이 나오지 않아 조금 아쉬웠지만, 무용계의 아카데미상이라는 브누아 드 라 당스를 두번이나 수상했다는 발레계의 살아있는 전설, 자하로바의 공연을 잠시나마 직접 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는 좋았다.

그리고 유니버설발레단의 수석무용수인 강미선이 맡은 감자티 공주도 무대에서 눈을 뗄 수 없게 만들었다.

남자주인공 솔로르역을 맡은 데니스 로드킨 역시 브누아 드 라 당스를 수상한 적이 있는 볼쇼이 발레단의 수석무용수로, 명성에 걸맞는 멋진 무대를 선보여 관객들의 많은 박수 갈채를 받았다.

공연은 11월 4일까지인데,  자하로바의 마지막 공연은 주최측에 따르면 전석매진이라고 한다.

(아직까지는 취소표 한 두장은 보이는 것 같지만)


이미지 출처 : 인터파크  티켓 (http://me2.do/5eMpHtcY)

저녁 7시 30분에 공연을 시작해서 10시 30분에 공연이 끝났는데, 공연시간은 총 160분(해설포함)이라고 한다.

(인터미션 2회/각 20분씩)

본격적으로 막이 오르기 전에 문훈숙 유니버셜발레단 단장이 잠깐 극에 관하여 설명을 해준다.

긴 팔과 다리로 무대를 우아하게 누비는 자하로바의 공연은  한 마리의 고고한 학을 보는 듯한 느낌이었고,

강미선 감자티의 무대는 카리스마 있고 매혹적이었다. 솔직히, 내가 발레리나라면 사랑을 잃고 배신당한데다, 죽임까지 당하는 니키아보다는 감자티 역할을 더 해보고 싶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만큼 2막의 주인공은 감자티였다. (2막 스토리 내용이 솔라르와 감자티와 결혼 피로연이기도 하고).

한편, 사랑에 배신당하고, 연인의 결혼식날 무대에서 춤을 춰야하는 무희 니키아의 비극적인 스토리가 더 와닿으려면 신의 분노로 힌두교 사원이 무너지는 그런 장면이 있었으면 좋았을 걸 하는 아쉬움은 여전히 남았다.

(<라 바야데르> 의 초기 공연 에서는 세트를 무너뜨렸다가, 구소련 시절에는 사원 붕괴 장면이 삭제되고, 그 이후 개정판에서는 영상기술 등으로 표현하기도 한다는데, 현재는 이 장면을 넣지 않는 경우가 더 많은가보다.  유니버설발레단이 창작발레 <심청> 공연에서,  심청이 인당수에 빠지는 장면을 영상으로 연출했을 때, 그 장면이 꽤 인상 깊어서 나름 기대했었다.)

3막 도입부의 ‘망령들의 왕국’은 〈백조의 호수〉의 ‘밤의 호숫가’,〈지젤〉의 ‘윌리들의 숲’과 함께 ‘발레 블랑(Ballet Blanc, 백색 발레)’의 최고 명장면으로 불린다는 장면인데,

솔직히 나는  이 장면은 <지젤>이 더 좋았다.

(하지만, 이건 발레에 호기심이 생긴 계기가 처녀귀신 지젤이기 때문이라는, 어디까지나 나의 지극히 주관적인 감상일뿐이다)

라 바야데르(La Bayadère)’는 프랑스어로 ‘인도의 무희’를 뜻하며 신비롭고 이국적인 인도 황금 제국을

배경으로 비극적인 사랑이야기를 펼치는, 클래식 발레의 대표작이다.

고전 발레의 아버지라 불리는 마리우스 프티파 탄생 '200주년'을 기념해 세종문화회관과 유니버설발레단이 공동주최하는 <라 바야데르>는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11월1일부터 4일까지, 나흘간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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