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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야기술사 Nov 21. 2018

[달쓰반]81편/영화 <신비한 동물사전 2> (스포有)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 / 2018년 11월 개봉

가끔은 달콤하고, 때로는 쓰디쓴, 장르 불문, 반전 있는 문화 리뷰 No. 81

※ 주의 : 이 리뷰에는 영화의 주요내용 및 결말에 관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해리포터 시리즈를 좋아하기는 하지만,  최근 개봉한 영화 <신비한 동물사전2>는

영화를 보는 내내 꾸벅꾸벅 졸아야 했다. <신비한 동물사전1>은 해리포터 스핀오프 시리즈로서의

기대감도 있었고, IMAX관에서 보았기 때문에 시각적 효과로 인한 즐거움도 있었지만,

2D 영화관에서 본 <신비한 동물사전2>편은 내겐 그저 그런 프랜차이즈 시리즈 영화 중 하나일뿐이었다.

마블이란 이름값이 없었다면 쳐다도 안 봤을 거라고 씩씩거리며 극장을 나섰던 <베놈>과는 달리, <신비한 동물사전2>은 이제 해리포터 시리즈에 기대지 않고 '신비한 동물'이란 이름만으로도, 보러 갈 이유가 충분하다고 생각했다.2년만에 개봉한 영화를 극장에서 보기 전까지는.

<신비한 동물사전2>는 한마디로 후속편을 위한 기나긴 예고편 같았다.

저마다 깊은 사연을 간직한 등장 인물들은 너무나 많은데누구 하나 딱히 정이 가는 인물들이 없었다.

1편에서는 신비한 동물들의 귀여운 매력에 빠져서 봤는데,2편에서는 신비한 동물들의 비중이 1편보다 크지 않다보니섭섭한 마음도 들었다.

그나마 니플러가 마지막에 큰 일을 해내주긴 하지만.

(니플러가 그린델왈드로부터 훔쳐온 물건은

덤블도어와 그린델왈드가 피의 맹세를 한 물건이다.)

뉴트는 덤블도어에게

그린델왈드가 동물들은 신경도 안 쓰는 것 같다고

이것을 깨뜨릴 수 있느냐고 말하는데,

그린델왈드가 일부러 훔쳐가게 놔둔 것인지

아니면 그는 정말 니플러 같은 동물들은 신경을 1도 안 쓰는지는 확실하진 않다.

전자의 가능성이 커보이긴 하지만.


이 영화에서 특히 이해가 안 되는 인물은,

퀴니 골드스틴이었는데 작중 시대 배경이

마법사와 노마지의 결혼이 허용되지 않았던 그런 시대라지만, 머글들은 우리와 다르지 않다. 당당하게 사랑하게 할 수 있도록 해주겠다는

그린델왈드의 감언이설에 넘어가는 모습은

1편의 사랑스럽던 퀴니의 모습과는 많이 달라서,

당황스러웠다.  물론 심신이 매우 지쳐있는 상태에서, 누군가 나타나 당신이 정말 원하는 것을 내가 주겠노라고 유혹했을 때,

그 유혹을 거절하는 게 쉽지 않으리라건 알지만,

그린델왈드가 그녀에게 보여준 비전이란 것이

과연 당신 미쳤냐며 가지 말라고 극구 만류하는 연인과 그린델왈드와 맞서 싸우는 오러 언니를 등지고  주저없이 선택할 수 있을 만큼

강렬한 것이었는지는 의문스럽다.

(게다가 편집된건지 혹은 후속편을 위해 남겨둔건지 퀴니의 선택에 관한

티니의 반응은 이 영화에볼 수도 없었다.)

퀴니가 그린델왈드에게 넘어가는 과정은

나로서는 납득이 잘 되지 않았지만,

그린델왈드가 마법사들에게 연설하는 장면은

그린델왈드가 탈출하는 오프닝 씬과 함께

그나마 이 영화의 백미라고 할 수 있다.


어떤 배우가 군중들 앞에서 연설하거나

혹은 법정에서 자신의 입장을 이야기 하는 장면은,

그 배우의 연기력을 나타내주는 지표 같은 것이라고,나는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영화 <밀정>의 송강호 법정씬은 최고였다.)

무솔리니도 히틀러도 연설의 대가였다고 하는데,

조니뎁이 연기한 그린델왈드의 연설씬을 보면

그들도 저렇게, 사람들의 마음을 일순간에 홀렸겠구나, 싶었다.

물론 조니뎁의 연설 스타일이 무솔리니와 히틀러와 같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그린델왈드는 군중들, 즉 마법사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었고

그들이 목말라 하는 것이 무엇인지 ,

또 그들이 두려워 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었다.

그린델왈드의 연설은 바로 그런 점을 파고든다.

나의 욕망은 틀린 것이 아니며

나는 가만히 있었는데, 나를 먼저 건든 것은 저들이라고,교묘한 책임전가까지 하도록 하면서


이때, 배우가 연기를 자칫 과장되게 하면

너무 허접해서 오히려 악역이 악역답지 않게

느껴지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적어도 이번 영화 속의 조니뎁은 그런 면에서

가소롭게 느껴지는 빌런은 아니었다.


하지만 조니뎁의 연기와는 별개로,

본격적인 서사는 전개되지 않고,

예열만 2시간 이상 하는 이 영화에,

과연 <그린델왈드의 범죄>라는 거창한 제목까지 붙여야했는지는납득하기 어렵다.

<그린델왈드의 섭외> 라면 몰라도.

 결국에는 그린델왈드 때문에 다들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게 되었으니 그것도 범죄라면 범죄지. 

(영화 속에서는  그린델왈드가 "나는 자유를 찾으려고 하는데,저들은 나를 범죄자라고 부른다!"며  마치 크나큰 대의가 있는 척을 하신다)

이번 영화에서 상당히 비중있게 다뤄지는

"레타"라는 인물도,

내겐 매력적으로 다가오지 않았다.

그녀의 과거만 단편적으로 영화에서

보여줄뿐 그녀에게 감정이입을 하게 만드는,

결정적인 씬 하나가 없었다.


그녀의 희생으로

방관자 모드를 취하던

뉴트가 그린델왈트와 싸우기로

결심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어쨌든 일단 한번 보기 시작했으니,

계속 보기야 하겠지만,

예전만큼 후속편이 기다려지지는 않을 것 같다.


후속편을 보러 극장에 간다면,

그것은 그나마 해리포터 시리즈에 대한 애정이 있기 때문이지

<신비한 동물사전>이란 또 하나의 시리즈에 대한 기대감 때문은 아닐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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