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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야기술사 Sep 08. 2019

[달쓰반] 93편 / 절필시대展 / MMC 덕수궁관

근대미술가의 재발견1/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2019.05.30~9.15

가끔은 달콤하고, 때로는 쓰디쓴, 장르 불문, 반전 있는 문화 리뷰 No. 93

작가 소개 텍스트 참고 : MMC 뉴스레터 (잊혀진 6명 근대미술가의 재발견)

   이미지 출처:  국립현대미술관 홈페이지

(http://www.mmca.go.kr/exhibitions/exhibitionsDetail.do?exhId=201902010001110)




국립현대미술관은 ‘근대미술가의 재발견’ 전시 시리즈의 첫 번째 순서로

<근대미술가의 재발견 1: 절필시대> 전을  

5월 30일부터 9월 15일까지 MMCA 덕수궁관에서 열고 있다.

관람료는 2천원이며, 덕수궁 입장료 1000원은 별도이다.


‘근대미술가의 재발견’ 전시 시리즈는 20세기 한국미술사에서

소홀히 다뤘던 작가를 발굴하고 재조명하기 위해 마련됐으며,

이번에는 한국화가 정찬영, 백윤문, 정종여와

서양화가 임군홍, 이규상, 정규의 작품들을 소개한다.

이들은 일제강점기와 해방기, 한국전쟁과 전후 복구기로 이어지는

격동기에 뚜렷한 족적을 남긴 화가들이었다.

하지만  혼란스럽던 사회·정치적인 상황과

취약한 창작의 토대가 이들의 붓을 꺾게 만들었다.


 백윤문 <추경산수도>


백윤문은(1906~1979) 순종의 어진을 그릴 정도로

빼어난 실력을 지닌 화가였으며

전통적인 산수화와 인물화를 재해석하여

평단과 미술애호가들의 관심을 끌었다.

그러나 1942년 병세가 악화돼 활동을 중단하고,

그후 35년 뒤 기적적으로 재기했으나 2년만에 타계하면서

화단에서 그의 이름은 잊혀지게 되었다.


                                                정찬영 <공작>


설명문을 읽기 전에, 나는 이름만 보고 '정찬영'이라는 화가는 당연히 남자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식물학자인 도봉섭과의 결혼 조건이 창작 후에도  ‘혼인 후에도 작품 활동을 한다’였다는

설명을 읽고 적잖이 당황했다. 내가 근대시기의 여성화가 중 이름을 아는 이는'나혜석'뿐이고

그마저도 그녀의 파란만장한 연애사로 기억하고 있다는 것에,  스스로의 편협한 식견을 반성하게 되었다.



정찬영(1906~1988)은 대담하면서도 부드러운 색채표현을 통해 사실적이고도 온화한 화조화 화풍을

완성했던 화가라는 평을 받고 있다.  혼인 후에도 작품 활동을 계속 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며 누구보다

열성적으로 그림을 그렸던 정찬영이었지만, 개인적인 비극은 그녀의 붓을 결국 꺾게 만든다.

둘째 아들을 병으로 잃고 그 충격으로 붓을 놓은 것. 이후 1940년대 식물학자였던 남편 도봉섭의

연구를 그리기 위해 식물 세밀화를 그리기 시작했는데 이 그림들은 근대 식물화로 평가받고 있다.

정찬영의 창작 의지를 담긴 글을 보니, 그녀가 붓을 꺾은 것이 더욱 안타깝게 느껴졌다.

                                                           정찬영 <소녀>




한국 전쟁은 예술계에 많은 상처를 남기며

많은 이들의 이름을 역사 속에서 지워버렸다.

정종여(1914~1984)와 임군홍(1912~1979)은 해방 후

1940년대 화단에서 누구보다 왕성하게 활동했지만

월북 이후 한국의 미술사에서 그 이름이 삭제 되었다.


정종여는 서양화와 동양화를 넘나들면서도

우리나라의 국토와 현실에 뿌리를 두고

한국화를 개척해 나간 화가라는 평을 받는다.

                                           정종여   <독수리>


                                                                      

임군홍은 전문적인 미술교육을 받지 않았으나 중국의 풍경과 풍속을 담은 그림을 통해

개성적인 화풍을 완성한 화가이다.


임군홍 <가족>



한국 모던아트 1세대로 불리는 이규상(1918~1967)과 정규(1923~1971)는

일제강점기에 교육을 받고 해방 이후 본격적으로 활동을 하면서 현대미술을 개척했다.

이규상은 일찌감치 기하학적 추상회화를 선보였던 전위적인 미술가였으나

당시 화단에서는 주목받지 못하였다. 게다가 질병과 가난으로 40대에 활동을 중단하였다.

그러나 간결한 기호와 따뜻하고 온화한 색채로 표현된 그의 작품은

한국 모던 아트의 장을 연 선두주자로 평가받기에 충분하다.

이규상  <작품>                            정규  <오양빌딩 세라믹 벽화>




정규는 특유의 모던하고 세련된 회화와 판화 작품으로

근대화단에서 독특한 위상을 차지하는 화가로

전방위적인 활동을 편 예술가이기도 했지만,

현대 판화와 현대 도자의 개척에 몰두하면서

그의 이름도 잊혀져갔다.

정규 <까마귀와 강아지와 장독>      정규 <소>


이번 전시회에서 볼 수 있었던 정규의 목판화는 귀여운 그림이 인상적이었다.

<절필시대>은  그동안 전혀 이름을 알지 못했던

근대 미술가 여섯명의 작품을 만날 수 있는

기회였다.


PS. 관람시간

화, 목, 금, 일요일 10:00 ~ 19:00

수, 토요일: 10:00 ~ 21:00 (야간개장)

※ 발권은 관람 종료 1시간 전까지만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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