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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야기술사 May 27. 2016

[달.쓰.반] 13편 뮤지컬 맘마미아

뮤지컬 

가끔은 달콤하고, 때로는 쓰디쓴, 장르 불문, 반전 있는 금요일의 리뷰 No.13

※ 주의 : 이 뮤지컬 리뷰는 스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5월은 가정의 달이다. 

이런 이유로 뮤지컬 <맘마미아>를 고른 것은 아니지만,


공연을 다 보고 난 후 

가정의 달에 꼭 어울리는 뮤지컬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커튼콜에서  도나 역의 최정원 배우가 

<맘마미아>는 한국인의 가장 사랑하는 뮤지컬이라는 말을 했는데,

그말처럼 객석은 빈틈없이 꽉꽉 차 있엇다.


<맘마미아>를 보러 가기 전

우리는 '결혼'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진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야기를 먼저 꺼낸 것은 나였다.

그동안 진지한 대화를 계속  회피하고만 있었는데

언제까지나 그럴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결혼'이란 단어가 가지고 있는 두려움을 이야기했고,

우리는 전에 없었던 진지한 분위기로 서로의 속마음에 대해 

진솔하게 이야기했다.


그렇게 진지한 이야기를 나눈 다음

우리는 두 손을 꼭 잡고 공연장에 들어갔다.


<맘마미아>는 결혼을 앞둔 소피가 자신의 아빠 후보 세명을 

한꺼번에 자신의 결혼식에 초청하면서 벌어지는 소동을 다루고 있다.


<맘마미아>는 도나의 이야기일까? 소피의 이야기일까?


커튼콜이 시작될 때 한참을 생각했다.


작품의 시작을 열고 작품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건 소피였다.


도나의 배웅을 받으며 

사랑하는 스카이와 먼 길을 떠나는 소피.


그런 소피의 앞길을  휘황찬란한 달(무대를 꽉 채우는 슈퍼슈퍼문이었다)이 비추어준다.


소피는 결혼은 도피가 아니며,

자기 자신을 찾는 것은 스스로 해야 할 일임을,


그리고 자신이 원했던 것은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결혼식이 아니라는 것을

일련의 소동을 거친 후에야 깨닫게 된다.


소피는 결혼식을 취소하고

스카이와 함께 자신을 찾기 위한 여정을 시작하기로 결심한다.


소피 대신 결혼식의주인공이 된 도나. 


도나와 샘이 21년이란 긴 시간이 흐른 후에야

자신의 진짜 마음을 고백하며

서로를 향해 다가가는 과정이 매우 감동적이었다.


소피의 아버지는 누구인지 끝내 밝혀지지 못했지만

(도나도 모른다)



사실, 도나의 마음이 세 사람 중 누구를 향해 있는지는

극 초반에 대놓고 나와서

두 사람이 언제 자신의 속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하게 될까

계속 기대하면서 보았다.


그리고 이 공연에 다소 수위 높은 대사와 장면들이 있을 거라고는 

상상 못했는데.. 


(캐스팅 보드를 보면 입장연령은 취학아동(8세이상)이라지만 

 굳이 등급을 매기자면..

15세 이상 관람가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에는 다소 당황했지만(19세 이상 관람가 공연은 아니었기에; )


미혼모(도나는 세 남자와 비슷한 시기에 관계를 갖는다. 이것에 대한 도나의 고백은 수위가 19세 이상)와

결혼식 전야제를 소재로 하고 있으니

수위 높은 대사와 장면들은 어쩌면 당연한 것인지도..


도나는 소피에게 미혼모였기 때문에 부모와 의절할 수밖에 없었다는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뮤지컬의 시대적 배경이 정확히 언제인지는 모르겠으나

남녀 모두에게  성적 자기 결정권이 있음에도 

도나가 소피를 임신하던 그때는 

혼전 임신을 바라보는 사회적 시선이 매우 따가웠겠구나,


그래서 도나는 그리스의 외딴 섬에서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고

홀로 씩씩하게 소피를 키워내려고 했구나, 하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



맘마미아의 무대는 단출했다.

조립식 흰 벽(회전무대)을 통해 그리스 휴양지에 있는 호텔을 표현하였다.


뮤지컬에서는 정확히 그리스 어느 섬인지 배경이 나오지는 않는다.


영화 <맘마미아>의 촬영지는 그리스의 스키아토스와 스코펠로스 섬에서 촬영되었다.

이곳은 접근이 쉬운 곳은 아니라고 한다.

영화 <맘마미아> 스틸 컷 



영화평론가 이동진의 에세이  <길에서 어렴풋이 꿈을 꾸다>에         

이곳에 다녀온 그의 여행기가 실려있다.


<맘마미아>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은 바로 아바의 노래!


이탈리아어로 '어머나'를 뜻하는 맘마미아는 

도나가 갑자기 나타난 세 남자를 보고 부르는 넘버이고

도나와 샘이 부르는 'SOS'는 두 사람의 진심이 담긴 곡이다.

최정원씨와 남경주씨의 케미가 돋보였다.



2막에서 최정원씨가 부른 도나의 솔로곡      

<The winner takes it all>(승자만이 모든 것을 다 갖는다)은 뜨거운 박수 갈채를 받았다. 


소피가 부르는 <I have a dream>도 매력적이었다.

                                                                                                

도나, 타냐, 로시가 부르는 '댄싱퀸'은 

아바를 지구촌 슈퍼스타로 만들어준 전설의 명곡이다.



커튼콜은 유쾌한 분위기에서 진행되었다.

주연배우들은 모두 다 함께 뛰자며

아바의 <댄싱퀸>을 열창했고,


불타는 금요일, 공연장에 있던 관객들은 

열렬하게 화답해주었다.


한가지 아쉬웠던 것은 음향시설이었다.

2층의 사이드 객석에 앉아있었는데

가사 전달이 잘 안되거나 음질이 깨끗하지 않게 들리는 

몇개의 곡이 있었다.


사실, <맘마미아>의 관건은  노래이기 때문에

이런 면에서 매우 아쉬웠다. 


하지만 꽃이 지천으로 피는 5월, 누군가의 손을 꼭 잡고

즐거운 공연을 관람하고, 


공연장을 나와

역시 두 손을 꼭 잡은 채 달 밝은 밤 거리를 함께 걸어갈 수 있다는 것.


소피가 부르던 <I have a dream>을 저절로 흥얼거리게 되는 금요일 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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