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일동 이중섭 거리 미술관
가끔은 달콤하고, 때로는 쓰디쓴, 장르 불문, 반전 있는 금요일의 리뷰 No.15
한국을 대표하는 화가 이중섭. 올해는 그의 탄생 100주년이 되는 해이다.
이중섭은 전국의 곳곳에 발자취를 남겼다.
제주도 서귀포에는 이중섭이 머물던 거리와
그를 기념하기 위해 만들어진 이중섭 미술관이 있고
서울 망우리 공동묘지에는 그의 묘소가 있다.
마지막으로, 그가 피난 생활을 하며 작품 활동을 했던
부산 범일동에도 ‘이중섭 거리’와 ‘이중섭 전망대’가 있다.
1950년 12월 부산으로 피난 온 이중섭 가족은
1951년 4월, 잠시 제주에 머물다 그해 말
부산 범일동 피난민촌(귀환동포 마을)의 판잣집으로 들어가 생활한다.
이때 그린 그림이 바로 '범일동 풍경'이다.
1952년 그의 부인인 마사코와 두 아들은 생활고 때문에 이중섭을 남겨 두고
일본으로 떠난다. 홀로 남겨진 이중섭은 아내에게 그리움이 담긴 연서를 쓰며 어려운 생활 속에서도 작품 활동에 몰두한다.
범일동의 ‘이중섭 전망대’로 올라가는 '희망길 100계단'에서는 아내 마사코에 대한 절절한 마음과 작품 활동의 투혼이 담긴 편지의 내용 일부를 엿볼 수 있다.
나만의 사람, 마음의 사람인 남덕이여
나는 당신의 편지와
그립고 그리운 아이들과 당신의 사랑을 기다리고 있소
우표 값이 없어 편지를 사흘에 한통 낼 수가 없다는 게 말이오
방에 불을 땔 돈이 생기면 곧 작품 제작을 시작하겠소
가난 따위는 생각도 말아주오, 힘을 냅시다
어떤 고난에도 굴하지 않고 소처럼 걸음을 옮기면서 안간힘을 다해 제작을 계속하고 있소
이중섭 전망대에 오르면 테라스에 마련된 카페에서 커피 한잔을 하며
이중섭 그림의 배경이 된 범일동의 풍경을 조망할 수 있다.
또한 ‘이중섭 거리’에는 일명 거리 미술관이 조성되어 그의 작품 중 일부를 감상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