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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야기술사 Jun 21. 2016

[M.M.C]15편/가라, 아이야, 가라/데니스 루헤인

잃어버린 '아이들'에 대한 네 가지 시선 2.

   Madam Mystery Cabinet No.15     

 

  잃어버린 아이들에 대한 네 가지 시선 2.       

     

    가라, 아이야, 가라

    GONE BABY GONE   

         데니스 루헤인∥ 조영학 옮김      

  

    아만다는 자신의 침실에서 사라졌다.

  4년 7개월 된 여자 아이가 스스로 집을 나갔을 리는 없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외부에서 침입한 흔적도 전혀 없었다.      


  패트릭 켄지와 엔지 제나로. 두 사람은 오랜 친구이며 동료이자 연인이다.

물론 유능한 탐정이다. 하지만 이 사건은 맡고 싶지 않다. 아만다가 실종된 후 지역의 모든 방송과 경찰과 주민들이 아만다의 행방을 찾고 있기 때문이다.      

 

   이 작품은 독자를 지독한 갈등에 빠뜨린다.

  나는 어떻게 할 것인가?

  앞, 뒤 어디로도 빠져나갈 수 없다. 또 앞, 뒤 어디로나 갈 수 있다. 어느 쪽으로 가도 나는 후회할 것이다.

  두 명의 탐정은 각각 다른 결정을 내렸다. 이들의 갈등은 결별로 이어졌다. 그래도 결론은 났다. 나는 개운치 않았고 불만을 터뜨렸다. 하지만 반대의 결론이 났다고 해도 똑같은 기분이 들었을 것이다.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짧은 프롤로그를 지나면 본문은 마치 신문기사와 같은 글로 시작된다.

 

   ‘미국에서는 매일 2300명의 어린이가 실종된다고 한다.

  그들 중 상당수는 이혼한 부모 중 어느 한쪽에 의해 납치되는 데, 그 경우 50% 이상은 아이의 행방을 쉽게 파악할 수 있으며 대부분은 1주일 이내에 돌아온다.

  - 중략 -

  매년 전국에서 실종되는 80만 명의 아이들 중, 법무성이 규정한 비(非) 가족 납치에 해당하거나 경찰이 자체적으로 가족 납치, 도주, 축출, 실종 및 부상 외의 경우로 분류하는 사건은 불과 3500~4000건에 지나지 않는다.

  아무도 그 아이들의 행방을 모른다. 부모도 친구도 경찰도 알지 못하고, 아동보호소나 실종자센터에서도 찾을 수 없다. 무덤에? 그럴 수도 있다. 성도착자들의 지하실이나 골방에 갇혀 있을 수도 있고, 무인도나 우주의 블랙홀로 날아갔을 수도 있다. 어느 경우든 다시는 소식조차 전하지 못하는 것이다.’ p15~16     


   아만다는 어디에 있을까? 과연 아만다는 살아 있을까?  

  소설은 켄지와 제나로 그리고 담당 형사들이 아만다의 행방을 찾아 헤매는 과정을 그린다.

그 가운데 ‘미국’ 사회가 안고 있는 가족 간 폭력과 아동 방치, 학대의 제도적 문제를 신랄하게 드러낸다. 우리는 2015년에 이어 2016년에도 가정 내에서 발생하는 아동학대와 살해, 시체 유기에 대한 끔찍한 기사들을 접했다. 그래서일까? 도저히 객관적으로 이야기를 접할 수 없었다. 시시각각, 장면 장면에서 감정은 과잉 이입되었다. 분노와 사람에 대한 절망으로 책을 덮기도 했다.

  

  작가는 등장인물들의 목소리를 빌려 묻는다.

  어떻게 해야 할까? 국가는 어디까지 개입할 수 있을까? 인권을 위한 개입의 적정선은 어디일까? 아직 사회라는 바다에 독립적으로 설 수 없는 아이들. 그 아이들을 가족이라는 이유만으로, 어리다는 이유만으로, 약자라는 이유만으로……. 뒷말을 잊기가 힘든 작품이었다.

  문제의식도 재미도 속도도 모자람이 없었다.

  단, 읽어나가기가 만만치 않았다. 솔직히 나는 힘들었다.      


 “그게 미국이니까요. 모든 성인은 자기 아이를 산 채로 씹어 먹을 전적이고도 배타적인 권리를 갖는다.” - 본문 중에서 p215     


  2007년 벤 애플렉이 영화화했다. - 위는 영화의 포스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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