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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야기술사 Jun 23. 2016

비사교적 사교성 | 나카지마 요시미치

사람과 주변 환경에 기대지 않으면서 그렇다고 혼자도 아닌 삶


비사교적 사교성과 요즘 젊은이들

철학자인 저자는 칸트의 비사교적 사교성을 들며 요즘 - 특히 - 젊은이들의 관계맺기의 어려움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200쪽 정도의 분량으로 비교적 얇은 책이지만 철학을 기반으로 확장되어 얻어진 통찰을 이야기하기 때문에 철학에 대한 배경지식이 있다면 더 재미있게 이해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1장: 비사교적 사교성, 2장: 상냥하고 흉포한 젊은이들' 이렇게 2장으로 구성되어 있는 이 책은 1장에서는 저자의 연구와 개인사를 사례로 들며 비사교적 사교성에 대해 여러 철학이론을 곁들여 설명합니다. 


여기까지는 괜찮은데, 

2장은 저자가 운영하는 철학학원의 수강생들의 행동을 고발(?)하는 내용이 나옵니다. 

(수강생과 주고받은 메일의 일부분이 나오는등, 구체적인 폭로가 이어지는데 개인적으로는 비사교적 사교성에 대해 좀 더 자세한 이야기가 이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쩌면 저자가 말하는 말귀를 못알아듣고 눈치없는 M군과 필자가 동일 성향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저자는 M군에게 많은 기회를 주었지만 결국 저자가 원하는 수준의 눈치능력 탑재에는 실패합니다.)




의존하지 않지만 고립되지도 않게. 

비사교적 사교성을 잘 표현한 이 말은 책의 서브타이틀로 잘 정한 듯 합니다. 이 문구를 보고 리뷰를 결정한 것도 있습니다만, 처음에 이 문장을 봤을 때 '요즘 시대는 정말 그렇지'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책을 읽고 나서는 결국 이런 조언은 어느 시대에나 통용되는 것 임을 알게 됩니다. 

이런 조언들은 나는 무엇인가. 내가 왜 이것을 해야 하는가. 나는 왜 하기 싫은가.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와 같은 나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의 답을 찾는 과정에서 나온 것들이기 때문입니다. 



관계 맺기와 나의 태도

사람과의 관계맺기가 어려운 것은 나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것이 가장 큰 이유입니다. 내가 나에 대해서 어느정도 파악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관계의 시작과 유지에 대해 심할 때는 고통까지 호소하기도 하는 것입니다. 관계의 기본은 서로에 대한 태도입니다. 관계는 상호 영향을 주고받아야 성립됩니다. 



내가 어떤 태도를 가지고 관계 맺기에 뛰어들어야 하는지를
스스로 아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어른에 대한 정의, 앞으로 세상을 살아가려면 어떤 태도가 좋을지 등에 대한 저자의 건조하고 담백한 조언이 (저자 스스로는 괴팍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만) 훈훈하게 느껴지기도 하는 책입니다. 

반은둔의 삶을 선택한 저자는 본인을 주변이 어떻게 인지하고 있는지에 대한 재미있는 일화가 소개되어 있는데, 자신의 연구실에 전기를 끄지 않은 채 한밤중에 귀가하고 다음날 출근한 상황입니다. 

'남과 어울리기 싫어하는 사람은 때때로 이런 소란을 야기하기도 한다' 라며 담담하게 에피소드를 소개하는 저자를 봅시다. 


중요한 것은 자신이 결정한 태도에 대한 믿음과 실천입니다. 

물론 본인의 철학에 대한 질문이나 답이 잘못되어 태도 역시 잘못된 방향으로 진행될 수 있으나, (필자가 이해하기로는) 태도는 언제든지 자신에 맞게 수정해서 장착하면 되는 것입니다.  


수학공식이나 컴퓨터의 결과값 처럼 사람의 삶과 사고는 정해지지 않습니다.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 (앞으로는 더더욱 필수적으로 가지고 있어야 할) 유연성을 지켜나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쉽사리 주변사람과 환경을 정의내리는 어리석음은 세분화된 다양성이 가득한 세상에서의 적응을 더 힘들게 할 뿐입니다. 정 힘들면 저자처럼 반은둔의 태도라도 스스로 결정해서 지내는 것도 좋은 방법인 듯 합니다. 

저자는 아리스토텔레스의 '프로네시스'를 예로 들며 자기 자신에 대한 철학과 태도를 결정하고 그 실천을 기반으로 한 삶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나에 대해 알아가는 것' 그 과정에 대한 맷집을 키워나갈수록, 나를 알지 못해 느꼈던 삶의 고통들이 줄어들고 아직 발견하지 못한 또 다른 고통들도 예전과 달리 날카롭지 않고 둔탁하게 참을만한 고통이 될 것입니다.


에필로그에서 저자가 남긴 맺음말을 보며 관계맺기 등 주어진 삶의 어려움을 차차 극복해 나가면 좋겠습니다.



p210-211. 에필로그) 

... 과감하게 얼굴을 일그러뜨리고 어깨에 힘을 딱 주면서 끝까지 노력하여 기진맥진하지만 말고, 스스로의 서툰 부분을 적당히 웃어넘겨 보면 어떨까? '수련'을 하는 사이사이 이따금 상쾌한 바람을 쐬면 어떨까?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거나 사회적으로 유용한 일밖에 생각하지 않는, 밝은 눈을 한 주위 사람들을 냉정히(결코 경멸하지 말고) 바라보며 그들과 거리를 두고서 사귀는 길 (비사교적 사교성)을 찾아보면 어떨까? 


이런 선량한 사람들은 물론 같은 편은 아니지만, 적도 아니다. 그저 나와는 끔찍할 성도로 이질적인 생물이다. 스스로가 납득할 수 있는 삶을 산다면, 이질적인 인간들을 무턱대고  두려워 하는 일도 없어질 것이다. 

이를 위해서라도 우선 철학에 몰두해 보라고 몸과 마음을 다해, 아니 산뜻하게 외치고 싶다. 








저자링크)

http://blog.naver.com/mabotora/90122472649

저자 소개 포스트가 있는 블로그 링크입니다.


도서링크)

http://www.kyobobook.co.kr/product/detailViewKor.laf?ejkGb=KOR&mallGb=KOR&barcode=9788955618419&orderClick=LEA&Kc=#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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