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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민첩성0

내 인생의 화두(話頭)? 은사(恩師)?

by 한나보라빠

LA!

learning agility!

학습민첩성.

학습민첩성 이미지.png

"새로운 환경에서 빠르게 배우고 적용하여 성과를 내는 역량"으로 요약할 수 있다.

미국에서 2000년도에 처음 정의된 역량이

우리나라에 2010년부터 소개되어

kci(국내학술지 인용색인)에서는 161건,

Riss(학술연구 정보서비스)에서는 국내학술논문 187건, 학위논문 275건, 공개강의 6건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Google Scholor(구글 학술검색)에는 5,850개가 검색되고

키워드를 영어로 바꾸니 484,000개로 늘어났다.

감사하고 민망하게도 kci 검색을 하니 관련 논문을 가장 많이 쓴 저자가 나였지만(10편),

최다인용 횟수인 논문은 12개로 30위권에 걸쳐있었다.

Riss에서 검색된 공개강의 중 내 강의가 가장 최신이었고 20개 강좌로 이루어져 있어

컨텐츠를 정리하기에 꽤 좋은 환경이었다.


오늘은

나와 학습민첩성의 인연을 이야기하겠다.

육군000학교에서 교관을 하면서 박사과정을 하는 주경야독 시기였다.

군사학박사과정이지만, 나의 관심은 '이러닝'이었고

당시에 나는 이러닝으로만 보수교육을 이수하는 과정담당 장교였다.

지도교수님의 "군사교육학"과목의 내용을 과정에 직접 적용하며

이론과 현실이 일치하다고 느끼고 있었고, 과정종료시에 하는 설문으로 확인이 되고 있었다.

그런데 유독 내 예상과는 벗어난 부분이 성과(성적)이었다.

나는 전술학을 가르치고 있었고 육군보병전술이 중심이었기 때문에

당연히 보병 병과가 다른 병과보다 우수한 성적을 거두리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결과는 그렇지 않았다.

그러면, 상급자를 우대하는 군대문화를 적용해서 임관이 빠를수록? 이것도 아니고

작전업무를 많이 해 보았을수록? 이것도 아니었다.

진급순? 젊을수록? 야전부대에 있을수록? 내가 아는 모든 변인을 기준으로 정렬해보았지만

결과는 나를 외면해갔다.

내가 너무 쉽게 생각했나싶어

지도교수님과 이야기를 나눌때 말씀을 드려보았다.

좋은 연구주제라고 말씀하시고는 선행연구를 토대로 몇가지를 정리해 주셨다.

이러닝 이미지.png


내가 적용했던 학습자 특성을 동기(motivation)와 내용 유용성(relevance)로 나누고,

교수자 특성, 이러닝 시스템 특성을 별도로 구분하여 독립변인으로 구분했고,

결과변인으로 설정했던 성적에 학습성과(만족도와 전이의도)를 변인으로 추가했다.

정상적으로 설문에 반영하기 위해 계통으로 보고하고

3개월을 데이터 수집하고 분석을 한 결과, 부분적으로 영향관계를 확인할 수 있었다.

교수자 특성(역할)과 학습자 특성(내용 유용성)이 학습성과에 영향을 준다는 결과였는데,

내 첫 학술논문으로 투고하여 게재되어 기쁘긴 하였지만 https://www.riss.kr/link?id=A106592494

너무나 당연한 결과를 확인만 했다는 느낌이 들었다. 잠깐의 기쁨과 계속되는 답답함...

지도교수님은 어떤 특별한 변인이 주된 요인으로 작용하기는 어렵고,

여러 요인이 직접영향을 주거나, 매개하거나, 조절하거나 하는 효과가 복잡하게 얽혀 있으므로,

이정도 규명해낸 것으로 충분하다고 위로해주셨지만

난 만족되지 않았다.


시간이 계속 흘렀고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던 시기가 3개월쯤 지나고

유레카를 외쳤다.

1.40대 학생이 연구하다가 유레카를 외치는 이미지.png

하지만, 유레카를 외친건 내가 아닌 지도교수님이었다.

나는 원인을 찾지 못했고 지도교수님이 "학습민첩성"이라는 역량을 제시해 주신 것이었다.

학습민첩성은 교육학이라기 보다는 경영학(인적자원개발학)에 가깝고

학교교육(형식학습)이라기보다는 실무교육(무형식학습)에 근접하였고,

학생들에게 '전술'은 책상에서 공부하는 것이아닌

실제 작전 및 훈련에 적용해야 하는 것이었다.

게다가 학습민첩성에서 필요한 "새로운 환경"은

부사관 학생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전술"이라는 분야를 학습해야 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었다.


지도교수님이 소개해주신 학습민첩성은 나에게 큰 깨달음이 되었다.

감사하게도 학습민첩성의 하위요소가 학습만족도에 영향을 주고 있었고,

나의 두번째 논문은 드디어 학습민첩성을 주제로 한 첫사랑이 되었다.

https://www.riss.kr/link?id=A106920237


하지만 이때는 알지 못했다.

내가 앞으로 학습민첩성에게 얼마나 많은 도움을 받을 줄을...

이후에 학습민첩성과 조직몰입의 관계를 연구한 세번째 학술논문을 게재하여

드디어 박사학위논문 청구심사 자격을 획득하게 되었고,

독립변인 10개, 매개변인 1개, 조절변인 2개, 결과변인 3개로 구성된 학습민첩성 관련 모델로

박사학위논문을 써서 학위를 받고, 교수임용 준비를 시작할 수 있었다.

시간을 내어 국내에서 하는 국제학술대회도 참가하고 https://www.youtube.com/watch?v=pn5SbJ2Gleo&t=11s

교수임용 뿐 아니라 내가 할 수 있는 가르치는 일에 모두 도전하기 시작했다.

환경변화에 낯설어하고 도전과 개방이 어려운 나에게 학습민첩성 역량은

훌륭한 변화의 원인이었고, 내 성격도 이로인해 많이 변하게 되었다.

통계분석을 통한 학술논문 3개와 학위논문 1개 게재는

또래(?)와 비교해 훌륭한 연구실적이었고

평생은인이신 지도교수님의 코치를 받아 4년제 대학에 임용될 수 있었다.

이후 학습민첩성 관련 강의를 개설하고

관련 강의가 GJDEC 콘텐츠 공모에 채택되어 https://www.riss.kr/link?id=K1450100

KOCW에 제공되고 '예고편'도 만들어지게 되었다. https://www.youtube.com/watch?v=8BVShydzYsI

그리고, 박사학위논문에 포함하지 못한 변인을 활용하거나

대상과 변인을 달리한 새로운 연구를 통해 10편의 논문을 더 발표하고

벚꽃이 늦게 피는 대학으로 옮길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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