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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고따뜻한일상 Nov 05. 2023

그지없이 부드러운 시간, 바흐와

with Tatiana Nikolayeva

이른 아침 창을 여니

코를 킁킁거리게 만드는 탄향이

슬며시 집안으로 들어온다.

콩밭에서 수확하고 남은 콩깍지와 줄기를 태우는 향.

새벽 빛깔과 가을향이 어우러져

그지없이 부드러운 시간이 공간을 채운다.


지금, 이 시간 누구의 바흐를 들을까

타티아나 니콜라예바의 피아노를 듣자.


그녀의 대표곡을 플레이한다.

알맞은 무게감이 주는 안정적인 연주는

배경음악으로 계속 흐른다.

어느 순간 귀에 들어오는 멜로디들이 있다.

너무 빠르지도 느리지도

기교가 화려하지도 단조롭지도 않은

적. 당. 함을 그녀는 너무나 잘 알고 있다.


듣고 있으면 그저 좋은

그녀의 바흐

감히 좋다고 말할 수밖에.


이제 해가 뜬다

산책을 가야지


_

♪ Bach : Siciliano In G Minor

♪ Bach : Italian Concerto BWV 971 - III. Presto

_

십일월 오일 아침 음악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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