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th Charlie Brown
초등학교 도서관 사서 봉사 시간은 3시간 30분이다.
도서실 창을 열어 환기하고,
북트럭과 반납함에 남아있던 책을 정리하려면
30분은 일찍 가야 하므로 총 소요시간은
4시간이 된다.
(왕복 버스 시간까지 하면 5시간..이다.)
4시간 동안 다양한 캐릭터의 친구들을 만날 수 있다.
아직 아기티가 나는 일학년
제법 취향이 확고해진 삼학년
키도 목소리도 어른 같은 오학년과 육학년
만화책만 보는 친구
영어원서를 쭈욱 읽어나가는 친구
신간도서만 보는 친구
도서 검색만 하는 친구
굉장히 빠른 속도로 뛰어왔다가
발자국 소리만 남겨놓고 가는 친구
오늘은
두 번째 독서통장을 만든 친구가
마음에 남는다.
조그마한 이학년 아이는 내심
두 번째로 만든 독서통장이 뿌듯했는지
읽었던 책을 반납하고 새로운 책을 대출하고도
대출 책상 앞에 계속 서있었다.
나는 아이가 빌린 오므라이스 잼잼이 제법
두꺼운데 무겁지는 않니? 물어보았다.
아이는 책의 무게로 시작해서(하나도 안 무겁고)
오므라이스 잼잼 이야기를 해주었다.
십분, 남짓한 동안
12권 분량의 맛있는 이야기가 가능하다.
아이가 교실로 가고 나니 배가 고파졌다.
책상 뒤, 보조 책장에서
초코파이 하나를 꺼냈다.
오므라이스 잼잼을 무려 12권까지 읽은
이학년 친구와 만난 오늘
초코파이는 정말 맛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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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Charlie Brown Christmas
♪ Linus And Lucy
♪ Skat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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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일월 이십삼일 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