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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고따뜻한일상 Dec 27. 2023

나아질게 확실해

달콤 쌉싸름, 새콤한 댕유지차

올 겨울은 잘 넘어가는가 했는데 방심은 금물이다.


폭설과 함께한 둘째의 독감,

그리고 12월 말 막내의 독감이 이어지고 있다.

새벽녘 아픈 아이는 열이 올라 잠을 못 잔다.

곁에서 이마에 물수건을 올려주고 등을 쓰다듬어준다.

엄마가 더 해줄 수 있는 게 없다.

스스로 아픈 시간을 통과해야 나을 수 있는 독감


다행인 건 치료약이 있고 일주일정도면

큰 아픔이 사라진다는 것

아픈 아이를 보는 건 아이가 작은 아기일 때도

아홉 살의 제법 의젓한 어린이 일 때도 힘들다.


아이와 함께 침대에 누워

오늘은 온몸이 뜨겁고 머리가 어지러워

앉을 수 없을 만큼 힘들지만

내일은 조금 나아질 거야.

그리고 또 내일은 더 나아져서

오일 뒤면 학교에 갈 수 있어. 하고

말해준다.

(대신 약은  먹어야 . 제발)

_

요즘 마음이 아픈 엄마는 무얼 먹으면 나아질까

오늘 힘든 마음은 내일이면 무뎌지고

또 내일이면 더 희미해지겠지

독감이 한때 지나가는 아픔인 것처럼

타미플루 대신 유자차를 만들어 따뜻하게 마셔볼까.

막내가 먹고 싶다는 백숙을 보글보글 끓이며

제주에서만 나는 댕유지로 차를 만든다.

깨끗하게 씻은 댕유지의 과피를 얇게

벗겨내서 가늘게 채 썬다.

흙생강도 씻어서 곱게 채 썬다.

유리병에 채 썬 노란 댕유지 과피와

생강을 담고 남겨두었던 과육을 손으로

꾹 짜서 과즙을 섞어준다.

쌉싸래하고 새콤한 향이 코에 닿는다.

마무리는 유리병에 꿀을 가득 붓고 뚜껑을 닫는다.


이틀뒤면 마실 수 있을까?

따뜻한 차를 마시면 막내 감기도

엄마의 아픈 마음도 낫겠지.

_

십이월 이십칠일 유자향 가득한, 부엌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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