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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고따뜻한일상 Dec 23. 2022

이야기가 담긴
음식을 주고픈 마음

동짓날 붉은 팥죽

자기 전 동화책을 읽는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이야기에는 팥이 자주 등장한다.

이 신묘한 곡식은 곧잘 호랑이와 도깨비를 무찌른다.

겁이 많은 막내는 그래서 팥을 좋아한다.

나와 둘째는 맛있어서 팥을 좋아한다.

첫째는 '단'팥이면 좋아한다.


그래서 동지(冬至)는 꼭 챙기게 된다.

추운 겨울, 아이들과 나의 따뜻한 기념일인 것이다.


동지팥죽 만들기


전날 저녁에 팥은 미리 불려둔다.

밤은 껍질을 벗겨 밤조림을 만들어 두었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팥을 삶기 시작한다.

그러고 찹쌀 1/2컵, 맵쌀 1/2컵을 물에 불린다.


팥을 끓인 첫물은 버린다.

쌀뜨물을 다시 냄비에 부어주고, 팥을 삶는다.

팥알이 부드럽게 뭉개지면 소금 작은 반티스푼 넣고

찹쌀과 맵쌀을 추가한다.


시간을 두어 뭉근한 불로 푹 끓여준다.
중간중간 냄비 바닥까지 나무 숟가락으로 저어준다.


팥죽은

예부터 도깨비, 두꺼비, 호랑이를 시작으로

아이들과 나의 추억까지 담긴

이야기 주머니 같은 음식이다.


 이야기가 있는 음식은 더 맛있다.

얘들아 밤이긴 동짓날 붉은 팥죽을 먹으면

나쁜 기운이 사라진데

있잖아 도깨비 봤지?

붉은팥이 무서워서 도망간 그 도깨비


올해 동지는 밤조림과 꿀과

이야기가 가득한 팥죽이 함께한 달콤한 날이었다.



동짓날 식탁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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