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작은대 Jul 08. 2023

어른의 시각, 아이의 시각

그림책을 읽는 두 가지 시선이 있어 재밌다.

그래도 필요한 건 모두 있답니다


 그림책을 한 권 받았다. 거의 십오 년만에 읽어보는 그림책을 열자, 큰 종이의 중앙에 적혀 있는 단 한 줄의 문장이 눈에 들어왔다. 

 완두는 아주 작은 세상에 살지만, 필요한 건 모두 있다.

 내가 홍길동전을 읽던 일곱살짜리 아이였다면, 아! 그렇구나하면서 넘어갔을 문장이다. 그렇지만 기분이 상하면 편의점으로 달려가 신상 맥주를 집어드는 어른이 되어버린 지금, 평서적인 문장은 굉장히 다르게 보였다. 솔직히 그렇지 않은가. 우리는 왜 이렇게 넓고 큰 세상에 살면서, 필요한 것을 모두 얻지 못하는지. 그런 생각이 들지 않는가.

그리스 신화 속 에리식톤은 음식 욕심에 미쳐서본인의 신체까지 먹어버린다.

 맞다. 우리가 욕심이 그득그득 많기 때문이다.


완두가 지은 작은 집


 완두는 본인이 지은 작은 집도 있다. 건물주다, 건물주. 진짜 부러웠다. 완두가 사는 곳의 집값이나 땅값에 대해서는 알 수 없지만, 그걸 차치하더라도 무척 부럽다. 내가 내 집을 마련하려면, 어휴.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과 약간의 절망적인 생각이 동시에 들어버렸다. 

내가 사랑해마지않는 할아버지가 좋아하는 만화인 톰과 제리의 제리도 아주 휘황찬란한 집을 가지고 있다.

 내가 어린이였다면 아마 작은 집을 그린 그림을 보았겠지만, 지금은 문자를 먼저 보는 사람이 되어버렸다. 그래서 요즘 생기는 그림책 모임에서는 일부러 그림만 보라고 한단다. 쏟아지는 문자에 어지러운 요즘, 가끔 그림이나 다른 것에 주목해보는 게 어떨까.


여행을 떠난다는 것


 완두는 취미활동을 하다가 영감이 떠오르지 않자, 여행을 떠나기로 한다. 이 내용에 관해서도 꽤 깊게 생각하게 되었다. 영감이 떠오르지 않을 때나 일상이 지루할 때, 새로운 자극을 찾아 여행을 떠난다는 건 아주 싱그러운 일이다. 현대의 회색 사회와는 어울리지 않는, 대단히 새콤한 일이란 말이다. 

열심히 버틴 그대, 되도록 빨리 떠나자! 회색이 덮쳐오기 전에!

 그렇기에 완두가 멋있었다. 바로 가방을 꾸려서 여행을 가는 완두가 꽤나 멋있었다. 나도 몇 년 뒤, 시간이 지나 특정 직업에 종사하게 된다면 장기간의 여행은 현실적으로 힘들 게 자명하기에 조금이라도 이를 때, 여행을 많이 다니려고 한다. 내가 속해 있는 세계는 완두의 세계와는 많이 다른, 회색이기 때문이다.


 완두 이야기의 마지막 문장을 남기면서 리뷰를 마무리한다.

작아도, 아주 작아도 위대한 여행을 떠날 수 있답니다.

*도서 협찬을 해준 진선아이와 yes24에게 감사드립니다.

**이 글은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우리도 좁은 방에 살던 때가 있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