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6일 월요일 저녁

by 이주희

우리 집 바깥 양반은 참 좋겠다.
점심 도시락도 싸주고 저녁에는
주먹밥을 만들어주는 내가 있어서.
나는 낮에 이것저것 주워먹어서 따로 저녁을
잘 안먹는데 바깥 양반은 퇴근하고 몹시 배고파해서
저녁을 챙겨 준다. 이뻐서 차리는 것은 아니다.
시간상 그래야 같이 수영을 갈 수 있다.
어떨 때는 나도 출근하는 사람이고 싶다.
일하는 건 똑같은데 집에 있는 사람이라 손해보는
기분이 들 때가 있다. 일도 마무리를 못했는데 저녁을
만들어야 될 시간이 오면 마음이 급해진다.
부랴부랴 나는 먹지않을 저녁을 만든다.
진짜 신랑이니까 한다. 누군지 장가 참 잘갔어!

작가의 이전글9월 15일 일요일 간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