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2일 수요일 저녁

by 이주희

저녁을 진짜 안 먹으려고 했는데 먹을 수뿐이 없었다.
퇴근하고 후다닥 반찬 가게에 갔는데 고등어조림이
딱 떨이로 남아있었다. 몽땅 털어주셔서 무가 어마무시
많았다. 푹 무른 무는 살코기만큼 맛있다. 살코기보다
맛있다고 하고 싶지 않다. 무나물, 소고기 뭇국처럼
언젠가부터 무를, 특히 푹 무른 무를 무척 맛있게
잘 먹기 시작했는데 분명히 어릴 때는 거들떠도
안 보던 건데 왜지? 알 것 같지만 알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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