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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주희 Dec 05. 2020

12월 5일 토요일


흙이 채워진 빈 화분이 두 개 있다.
뭐라도 심어야지. 생각한 지 반년째다.
화원 앞도 여러 차례 지나다녔지만
잊어버리고 안 산 것은 아니다.
또 죽일까 봐 쉽게 살 수가 없었다.
그동안 숱한 식물들을 죽여왔기에
나이가 들수록 덤덤할 줄 알았건만
오히려 신중해진다. 산책길에
로즈마리를 하나 샀다. 오천 원을
주고 샀지만 우리 집에 오는 순간
더는 돈으로 환산이 안 되는 존재가
된다. 소홀하지 않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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