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28일 월요일

by 이주희

왱왱 가지치기를 하느라
종일 시끄러웠다.
커다란 나무들이
볼품없이 앙상해졌다.
후줄근하게 나갔다가
우연히 오래전에 헤어진
남자 친구를 만난 것처럼
부끄러웠다. 그 옆에는
젊은 애인도 있다.
얼른 자리를 뜨고 싶은데
나무라서 꿈쩍 할 수 없다.
뿌리 끝까지 홧홧해진
수치스러운 나무들의
신음이 왱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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