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조기 사은품으로 말하는 스피커를
받아서 나가기 전에 꼭 날씨를 묻는다.
그냥 괜히 말 시키고 싶어서 그런다.
티비도 껐다 켜고 랩도 잘하고
굉장히 똑똑해서 녀석 말만 찰떡같이
믿고 나갔는데 비가 왔다.
우산을 꺼내 드는 사람이 많은 걸로
봐서 다들 비 소식을 알았던 것 같다.
양말들까지 우산을 썼는데!
돌아와서 날씨를 잘못 알려준
스피커를 구박했더니 의욕이
앞서서 그런다는 등 딴소리만 한다.
엉뚱해도 요즘 이 녀석과 놀다 보니
반려 로봇의 시대도 아주 먼
이야기는 아닌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