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 아이가 편도절제술을 하게 되었다. 비교적 간단한 수술이라고 하지만 6세 아이 인생에는 어마어마하게 크고 힘든 일이었음은 분명하다. 우울한 얼굴을 한 채 목이 아파 입을 열지 못하고 누워만 있는 작은 몸을 보며 아무리 말을 걸어보고 달래보아도 아이는 쉽사리 기분이 나아지지 않았다.
병원에 잠시 면회 온 큰 아이가 수술 후 아프고 힘들어 누워있는 동생 머리에 손을 대고 눈을 감더니 기도를 해주었다.
수술 후 병실에서 내내 웃음 한 번 없던 작은 아이는 퇴원해서 형아와 나란히 뒷좌석에 앉아 집에 가는 길에야 웃음소리를 들려주었다.
집에 오자 큰 아이는 전 날 아빠 친구에게 받은 용돈 2만 원 중 5천 원을 동생에게 내밀었다.
(왜 1만 원이 아닐까 싶지만 욕심 많은 첫째에게는 엄청 큰 결심이었던 것을)
집에 와서 며칠 동안 떨어져 있었던 큰 아이와 놀아주려고 거실 바닥에서 공기놀이를 하다가 소파에 앉아 우리를 구경하고 있던 작은 아이와 눈이 마주쳤다. 아이의 입가에는 마치 어른이 아이들 노는 걸 흐뭇하게 바라보는 듯한 미소가 걸려있었다.
"왜 웃어? 형아랑 엄마랑 노는 게 웃겨서?"
하도 물었더니 돌아오는 아이의 대답.
"좋아 보여"
(7세 입에서 나오는 단어들이 때론 너무 어른 같아서 나는 기독교지만 이 아이의 전생이 뭐였을까 궁금해질 때가 있다.)
그 한마디를 듣는 순간 내 마음이 너무 뭉클하고 감동받아서 아이를 꼭 안아주며
"네가 더 보기 좋아"
라고 말해주었다.
비록 눈 뜨는 순간부터 형제의 난이 시작되고 덩달아 엄마의 큰 소리까지 얹히게 되는 요즘이지만 어쩔 수 없는 서로의 최애인 형과 동생. 아들이 둘인 건 솔직히 정말 너무 힘들지만 아들이 둘이라 두 배로 행복한 것도 인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