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기대와 나의 욕심 구분하기
욕심이 많아요. 내가 정한 목표치까지 가지 못하면 스트레스를 받죠. 욕심이 많아서 성취한 것도 있어요. 하지만 문제는 이거예요. 목표를 이루었을 때 그다음은 뭔가? 나에게 주어진 다른 과제가 없을 때 난 무얼 해야 하나?
욕심이 많다는 건 다른 사람을 많이 의식한다는 뜻이기도 해요. 나의 욕심은 사회적인 관계에서 정의된 것들이 대부분이었죠. 아니, 모두라고 할 수도 있겠어요. 우수한 성적을 받고 좋은 학교에 가고 또 좋은 직장을 얻는 것 말이에요. 이런 것들을 가지는 게 사는 데 있어 편안함을 주는 건 사실이에요. 하지만 이게 정말 내가 원한 것이냐 하면 그건 아니거든요. 이게 왜 좋은지 난 뭘 좋아하는지 잘하는지 고민 없이 앞만 보고 달려왔단 말이에요. 그러다가 사회에서 정한 기준에 미치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자 한심하고 뒤처져있단 느낌이 들었어요. 결혼에 실패해서 이혼을 했고 회사에선 승진이 늦어져요, 주요 부서에 못 가고 중요한 일도 주어지지 않죠. 하지만 이건 누가 정한 건데? 난 정말 패배자인가? 난 정말 이런 것들을 이뤘다면 지금 행복하다고 생각하고 만족하면서 살고 있을까?
어쩌면 이런 실패의 시간이 나를 알아가는데 도움이 될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봐요. 진짜 내가 원하는 게 뭔지 고민 없이 살았는데 지금도 남들의 기준에 맞춰 살고 싶어 하는 내 모습이 우스운 거예요. 네가 진짜 원하는 게 뭐야? 사회적인 성공이야? 명예야? 돈이야? 권력이야?
이렇게 쓰고 보니 저 모든 게 갖고 싶긴 하군요. 욕망덩어리인 셈이죠. 하지만 다 가질 수 없고 나의 능력치나 한계는 명확하니 이제 현실을 받아들이고 저런 자로 잰듯한 기대 말고 내가 원하는 건 뭔지 스스로에게 정직하게 말해보고 싶어요. 이야기를 나눌 친구가 많은 것, 내 시간을 여유롭게 쓸 수 있는 것, 일상을 충만하고 행복하게, 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 건강한 삶을 누리는 것. 나는 사실 이걸 바라는데 이런 걸 가능하게 하는 삶이 돈, 명예, 권력, 성공이 있어야 누릴 수 있는 건가 하면 그건 아니거든요.
남과 비교하며 살다 보니 이제는 좀 지치네요. 나를 저울에 달아두고 반대쪽에 친구나 직장동료나 가족을 자꾸 올려두거든요. 저울에서 내려오지 못한 나는 이제야 이런 비교가 나에게 행복을 주지 못했다는 것을 어렴풋이 깨닫고 있어요. 저울을 통해 욕심과 욕망을 키웠으나 여유나 베풂, 이해와 관용은 배우지 못해서요.
욕심을 한 번에 내려놓진 못할 거 같아요. 그래도 이제는 이게 타인의 기대인지 내가 원하는 건지 정도는 멈춰 서서 구분해 보려고 해요. 그래야 욕심을 따라가더라도 길을 잃지 않을 수 있을 것 같아서요. 그 길 끝에 자기 파괴가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걸 알고 가는 것과 모르고 가는 건 다르니까요. 모든 건 내 선택이고 내가 책임져야 하는 삶인데 결과가 어찌 될지 정도는 예상하고 가야 하지 않겠어요? 되도록이면 욕심이 아니라 나를 위한 길을 선택했으면 좋겠지만요.
사실 전엔 몰랐거든요. 사회의 기대가 나의 욕망인 줄 알았는데 이제는 그걸 구분해야죠. 그리고 주변의 기대에 부응하더라도 내가 지금 가는 길이 어떤 선택에 따른 것인지는 알자 다짐해요.
결국 나를 가장 잘 위해 줄 수 있는 사람은 나잖아요. 앞으론 나를 위한 최선의 선택을 하고 싶어요. 나를 행복하게 하는 선택 말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