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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경 Aug 01. 2018

뮌헨을 여행하는 4가지 방법 - 1

작년 초여름 뮌헨에 다녀왔어요. 유럽 다른 곳을 다녀오면서 환승하느라 잠깐 들른 뮌헨 공항에 마음을 뺏겨버렸거든요.


남편이 좋아하는 깨끗함과 쾌적함이 가득하고, 제가 좋아하는 감각적인 편집샵이 있던 뮌헨의 공항. 뮌헨이라는 도시도 뮌헨 공항을 꼭 닮았을 것만 같았죠.


여행하기보다는 한 번쯤 살아보고 싶다는 마음으로 십여 일간 머물렀던 뮌헨, 그곳에서의 여행을 보다 만족스럽게 만들어 줄만한 팁 4가지를 공개할게요. (길이가 너무 길어져서, 이번 글에는 2가지만 소개해 드리려 해요-)



자전거 투어

뮌헨에서는 자전거를 타세요


뮌헨을 하루 슥 돌아보고 나서 남편은 말했죠, 뮌헨이라는 도시는 선진국의 전형 같다고.


쓰레기 하나 없는 거리는 쾌적하고, 잘 가꿔진 가로수의 나뭇잎은 햇빛에 반짝거려요. 건물 외벽은 낡은 흔적 하나 없이 깨끗하고요.


독일 사람들이 독일 여러 도시 중에서 뮌헨에 가장 살고 싶어 한다는 말을 얼핏 들은 적이 있었는데 그럴 만하다고 생각했어요. 뮌헨은 유해환경 하나 없이 쾌적함만 가득한 완벽한 주거지의 모습이었거든요. 너무 완벽해서 제겐 좀 심심하기까지 했죠.

뮌헨의 도로는 이렇게 넓고, 깨끗하고, 평탄하답니다

완벽한 주거지답게 뮌헨은 자전거를 타기에 너무 좋은 곳이에요. 자전거 여행으로 유명한 암스테르담이나 벨기에 브뤼헤보다 더요. 훨씬 편안하거든요.


전 암스테르담에서는 크나큰 자전거를 탄 자전거 부대가 자동차 못지않게 빠른 속도로 달려서, 웬만한 실력 아니면 자전거를 못 탈 것 같은 맘에 지레 포기했었어요.


브뤼헤에서는 다행히 자전거 위에서 아기자기한 도시 곳곳을 구경하는 호사를 누릴 수 있었지만, 좁고 구불구불한 도로에서 반대 방향으로 다가오는 자동차를 만날 때면 긴장할 수밖에 없었고요.


뮌헨은 달라요. 자전거를 타면서 여유롭게 주변을 둘러보아도 하나도 걱정되지 않을 만큼 안전하고 평탄해요. 뮌헨에서 자전거를 타다 보면, '아 참 독일스럽다' 싶죠. 깨끗하고 평화로워요.


시내에서는 왼쪽 아래처럼 자전거 투어를 하는 무리도 종종 있었어요

늦은 오후쯤 자전거를 빌려서, 해질녘 즈음 따뜻한 색깔로 변하는 햇살을 보며 자전거를 타시길 추천해요.


그리고 자전거를 타고 시내를 달리는 것도 당연히 좋겠지만, 뮌헨에서 가장 큰 공원인 영국 정원(Englischer Garten)과 영국 정원 서쪽의 슈바빙(Schwabing) 지구에서도 꼭 타시기를 추천하고요. 풍경을 평화롭게 감상하면서 달릴 수 있는 곳들이거든요.


한껏 길어지고 따뜻해진 햇살 아래, 반짝거리는 나뭇잎을 보면서 자전거를 타던 순간이 제겐 뮌헨에서 가장 황홀했던 기억이에요.

참, 자전거는 뮌헨 곳곳에 대여점이 있어요. 저희가 묵었던 풀만 호텔(Pullman Hotel)에서는 자전거를 무료로 대여해 주기도 했고요. 참고로 풀만 호텔, 만족스러웠어요. 추천드려요.





음식은 크게 기대하지 말아요

호텔, 체인점, 베이커리, 슈바빙 지구를 추천해요


편견일 수도 있어요. 10일 남짓의 짧은 여행으로 성급하게 일반화하는 걸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저희는 뮌헨에서 맛집을 발견하지 못했어요. 시장에서 줄 서서 먹는 로컬 맛집부터, 미쉘린 레스토랑까지 꽤 많은 곳을 들렀는데도 불구하고요. 뮌헨에서 훌륭한 식당을 찾기는 어렵다고 결론을 내렸죠.


게다가 뮌헨 직전에 갔던 유럽 도시인 리스본에서는 인테리어가 수준급인 식당이 많아서 실내 분위기가 주는 매력에도 빠졌었는데, 뮌헨은 거의 대부분이 식당이라는 기능에 충실한 무뚝뚝한 공간 같았어요.


우연히 찾은 작은 식당. 뮌헨에서는 분위기 있는 인테리어의 식당을 찾기보다는, 자연과 편안히 어우러진 곳을 찾아보세요.

그리고 음식은,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제가 어릴 때 영국 소도시에 살면서 느꼈던 것과 비슷했어요. 전 중학교를 영국에서 다녔는데, 그때 영국 음식을 먹으면서 종종 생각했거든요.


요리는 꽤나 괜찮은 재료들로 한 것 같은데, 그 재료들이 신기하게도 조화롭지가 않다고요. 제 입맛에는 뮌헨의 음식도 악명 높은 영국의 음식과 비슷해 보였어요. 어떤 음식이든 비슷비슷하다는 느낌도 조금 받았고요. 뮌헨에서 만드는 에티오피아식 요리든, 인도식 요리든 맛이 다 비슷했달까요.



제가 추천드리는 뮌헨에서 식사하는 방법은 크게 3가지예요.

풀만 호텔의 Theo's Restaurant, 트러플 파스타
Theo's Bar

먼저, 국제적인 체인의 호텔에서 내는 요리를 추천드려요. 여러 국적의 여행객들에게 맞춰야 하다 보니 음식도 조금 더 외국인 입맛에 맞는 느낌이었거든요.


저희가 묵었던 풀만 호텔(Pullman Hotel)의 Theo's Restaurant도 괜찮은 편이었어요. 특히 트러플 파스타에 트러플이 푸짐하게 들어가 있어서 만족스러웠죠. 호텔 요리가 부담스럽다면 뮌헨 곳곳에 있는 체인점 식당에서 드셔도 괜찮을 것 같아요.



Müller & Höflinger. 아침이면 이 작은 베어커리 겸 까페가 사람들로 가득 차요. 줄 서서 주문했답니다.

두 번째로, 베이커리를 겸하는 작은 카페에서 드시는 것도 좋아요. 풀만 호텔 바로 앞에 Müller & Höflinger라는 작은 베이커리가 있었는데 입맛에 맞는 빵과 샌드위치가 있어서 자주 갔었어요. 가격도 저렴하고, 빵 종류도 다양해 골라 먹는 재미도 있었죠. 결국엔 먹던 것만 계속 먹었지만요.


뮌헨 여행에서 제일 맛있었던 곳이 어디냐 하면 저는 이 곳을 꼽을 것 같아요. 그런데 풀만 호텔 근처 이곳까지 찾아오실 필요는 없을 것 같고, 묵고 계신 곳 근처의 베이커리에서도 비슷한 맛의 빵을 만들지 않을까 싶어요. Müller & Höflinger 자체가 체인이기도 해요.



Blue Nile. 소품 하나하나가 다 에티오피아에서 온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그래도 뮌헨까지 왔는데 특별한 느낌으로 식사를 하시고 싶으시면, 슈바빙 지구에서 드시길 추천해요. 더 정확히는, 독일의 지하철인 U-Bahn의 Münchner Freiheit 역과 Hohenzollernplatz 역 사이요. 조금 더 깔끔한 이태원 거리 같달까요, 감각적인 인테리어에 이국적인 요리를 하는 식당들이 많아요.


저희 부부는 이 곳에서 Blue Nile이라는 에티오피아 식당과 그 근처의 인도 음식점에 들렀는데요. Blue Nile의 이국적인 분위기에 흠뻑 빠져서 '이게 바로 여행이지'하며 들뜬 상태로 식사를 했어요. 음식도 한 번쯤 먹어볼 만해요. 굉장히 독특하거든요!


Blue Nile Gebeta. 손으로 저 밑의 구멍난 빵에 재료들을 넣어서 먹으면 되어요. 빵 맛이 시큼하니 특이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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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를 타며 쾌적한 도로에 감탄하고, 평범한 맛의 음식에 조금 실망하면서, 저는 뮌헨은 전형적인 교외의 깨끗한 신도시 같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도시적인 즐거움을 느끼기는 힘든 여행이 될 수도 있겠다 생각했죠.


그런데 그건 제 오해였어요. 뮌헨에서도 도시적인 세련됨을 즐길 수 있는 장소가 있었고, 저는 그곳 덕분에 뮌헨에 다시 한번은 꼭 가게 되지 않을까 생각해요.


다음 글에서는 그 장소에 대해 소개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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