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맘카페 문화

육아 커뮤니티, 고민 나누기, 지역 맘들 모임

by 라일락향기

아이를 낳고 난 뒤,

가장 먼저 느끼는 감정은 생각보다 외롭다는 것이다.


밤낮 없는 수유, 잘 모르는 울음의 신호,

혼자 결정해야 하는 것들의 연속 속에서

“나만 이렇게 힘든가?” 싶은 순간이 찾아온다.


그때 문득 손이 가는 것이, 바로 육아 커뮤니티다.


일본에서도 이 흐름은 다르지 않다.

한국의 ‘맘카페’에 해당하는

온라인·오프라인 모임들이 존재하며,

그 방식과 분위기에는 일본 특유의 조심스러움과 따뜻함이 함께 담겨 있다.


일본에도 '맘카페'가 있을까?

일본에는 한국처럼 대규모의 온라인 ‘맘카페’가 존재하지는 않지만,

비슷한 역할을 하는 플랫폼과 커뮤니티가 분명히 존재한다.


대표적으로는 다음과 같은 경로가 있다.


地域子育て支援センター(지역 육아지원센터)


子育て広場(육아 놀이터)


LINE 오픈채팅 혹은 페이스북 지역 그룹


맘들끼리 자발적으로 만든 동네 소모임


이러한 커뮤니티는

정보 교류보다는 ‘함께 놀고, 함께 쉬는 시간’을 중심에 둔다.

온라인 게시판보다 오프라인 모임 중심으로

친목과 연결을 이어가는 경우가 많다.


조용하지만 따뜻한 연결

일본의 맘 모임 문화는

한국처럼 활발한 댓글이나 단체 소통보다는

작고 조용한 연결을 중시한다.


예를 들어

“매주 수요일 오전 10시에 근처 공원에서 산책 모임을 합니다”

라는 안내문이 지역 센터 게시판에 붙어 있고,

아이를 안고 조심스럽게 찾아가는 엄마들끼리

자연스럽게 얼굴을 익히며 관계를 쌓는다.


처음엔 이름도 잘 모르고,

말도 많이 하지 않지만

몇 주 후에는 “오늘도 오셨네요”라는 말이

큰 위로로 다가오기도 한다.


육아 고민을 함께 나누는 방식

고민을 직접적으로 털어놓기보다는

‘함께 시간을 보내며 알아가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아이에게 이유식을 어떻게 먹이는지,

어떤 보육원이 괜찮았는지,

장난감을 어디서 사는 게 저렴한지 같은 이야기들이

자연스럽게 흘러나온다.


그 속에서 "나도 그래요",

"우리 아이도 잠을 잘 못 자요" 같은 말이

돌아오는 순간,

서로의 일상에 큰 위안이 된다.


지역마다 분위기가 다르다

도쿄나 오사카 같은 대도시에서는

다문화 배경을 가진 엄마들도 많아

영어, 중국어, 한국어로 운영되는 모임도 존재한다.


반면 지방에서는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의 수가 적어

작은 동네 놀이터가 곧 ‘모임 장소’가 되기도 한다.


어떤 곳이든 핵심은

“함께 걷는 사람이 있다는 감각”이다.

그리고 일본에서는 이 감각을

크게 떠들지 않고,

조용히, 그러나 꾸준하게 유지해 나간다.


낯선 곳에서 엄마가 된다는 것

일본에서 엄마가 된다는 건

때로 이방인이 되는 일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

문화도 다르고, 말도 완벽하지 않고,

가족도 가까이 있지 않은 상황 속에서

홀로 아기를 돌보다 보면

작은 정보 하나, 작은 말 한마디가

깊은 위로가 된다.


그럴 때

맘카페 대신,

근처 육아센터에 한번 들러 보는 것도

좋은 출발이 될 수 있다.


거기엔 나처럼 아이를 안고

조심스럽게 하루를 시작하는 또 다른 엄마가

조용히 앉아 있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육아는 누구에게나 처음이고,

익숙해지지 않는 매일의 연속이다.


혼자서는 알 수 없는 정보도,

혼자서는 이겨내기 힘든 순간도

누군가와 나누는 그 자체만으로

훨씬 단단해질 수 있다.


일본의 맘카페 문화는

조용하지만 다정하게,

그 곁을 내어준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일본 어린이집 입소 경쟁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