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모차, 카시트도 빌려 쓰는 이유
아기를 낳고 키우기 시작하면
처음에는 ‘이건 꼭 사야지’ 했던 물건들이
어느새 한두 달도 안 되어 방 한편을 차지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유모차, 아기침대, 카시트 같은 대형 육아용품은
가격도 비싸고 부피도 커서
“이걸 과연 얼마나 쓰게 될까?”라는 고민이 따르게 된다.
이런 현실을 반영하듯
일본에서는 ‘육아용품 렌탈 문화’가 꽤 보편적으로 자리잡고 있다.
구매보다 ‘필요한 기간만 빌리는’ 방식
일본 부모들은 유아용품을 살 때
“정말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는가?”를 먼저 생각한다.
짧게는 한두 달, 길어야 6개월 안팎인 제품의 경우
아예 처음부터 렌탈을 고려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다음과 같은 품목들이 대표적이다.
신생아용 유모차 (A형): 생후 5~6개월까지 사용, 이후는 B형으로 교체
신생아용 카시트: 무게 제한으로 몇 개월 안에 사용 불가
아기침대: 함께 자거나, 곧바로 바닥 생활을 선택하는 가정은 사용 기간이 짧음
전자유축기, 아기 체온계, 아기 목욕의자 등도 렌탈 수요가 많다
렌탈이 가능한 주요 플랫폼과 서비스
일본에서는 전국적으로 이용 가능한
전문 렌탈 플랫폼이 다수 존재한다.
Babyrenta (ベビーれんた)
DMMいろいろレンタル
ナイスベビー (Nice Baby)
愛育ベビーサース 등
대부분 사이트에서 온라인 신청이 가능하며,
집까지 배송 후 회수까지 포함된 왕복 택배 시스템으로 운영된다.
대여 기간은 3일 단기부터 6개월 이상 장기까지 선택할 수 있으며,
제품 상태도 매우 양호한 리퍼 제품이거나
소독·세탁 후 재포장된 상태로 도착한다.
비용은 얼마나 들까?
제품에 따라 다르지만,
신품을 구매하는 것보다 약 30~50% 정도 저렴하다.
예를 들어
A형 유모차: 2주 렌탈 약 3,000엔~5,000엔
신생아 카시트: 1개월 약 3,000엔 전후
아기침대: 3개월 기준 4,000~7,000엔 수준
장기 렌탈일수록 일일 단가가 저렴해지며,
일부 제품은 사용 후 추가 비용을 지불하면 구매 전환도 가능하다.
렌탈을 선호하는 일본식 육아 철학
일본 육아에서 ‘렌탈’이 낯설지 않은 이유는
다음과 같은 가치관이 깔려 있다.
공간 효율을 중시하는 문화
대부분의 일본 주거공간은 넓지 않기 때문에
‘잠깐 필요한 물건’은 보관보다 반납을 택한다.
물건을 아껴 쓰고, 돌려 쓰는 생활 방식
고가 제품일수록 여러 가정이 순차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더 실용적이고 경제적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중고 사용에 대한 거부감이 적다
청결 관리가 철저히 이루어지는 환경에서
‘중고=불결’이라는 인식보다는
‘합리적 소비’로 받아들여지는 경향이 강하다.
물론 어떤 부모는
유모차도 직접 고르고,
아이만을 위한 새 물건을 사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기도 한다.
반대로 어떤 부모는
짧은 시간 사용하는 물건에 과도한 비용을 쓰는 대신,
그 돈을 아기와의 외출이나 경험에 더 투자하고 싶어 한다.
어떤 방식이든 정답은 없다.
하지만 ‘빌려 쓴다’는 선택지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육아의 무게가 훨씬 가벼워질 수 있다는 것,
그건 분명 일본식 육아문화의 현실적인 장점이다.
아기를 위한 준비물은 많지만,
모든 걸 처음부터 다 살 필요는 없다.
‘잠깐이면 되는 물건’이라면,
잠깐만 함께 써도 충분하다.
지금 필요한 것에 집중하고,
나와 아이 모두가 더 편해지는 방식이라면
그게 곧 가장 좋은 육아의 선택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