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한 기질 매뉴얼 : 인내력 기르기 "근면" 편
안녕하세요! 우앗! 우리의 15번째 만남이에요! 지난 번에 인내력을 조절하는 방법에 대해 함께 살펴보았죠? 오늘부터는 인내력의 다양한 측면에 대해 하나씩 살펴볼 것입니다.
그럼 여기서 다시 한 번! 인내력은 기질 영역이라는 점을 기억해 봅시다. 즉, 타고나는 유전적 경향성이라는 것을 꼭 기억합시다. 나는 왜 다른 사람처럼 부지런하지 않은지, 끈기가 없는지, 더 큰 목표를 꿈꾸지 않는지, 일의 마무리가 깔끔하지 않은지에 대해 생각하면서 자책하는 시간을 보내지 말자는 것입니다. 우리는 많은 시간을 ‘나는 왜…’ 라는 생각을 하면서 보냅니다. 그리고 그 생각은 결국 죄책감이라는 감정으로 귀결되곤 합니다. 그래서 이번 기질 영역에서는 여러분이 더 이상 나는 왜… 라는 고민을 하며 자책하는 시간을 줄여드리는 것이 목표 중 하나이며 결국 기질에 따른 자동적인 반응이 아닌, 내가 선택하는 행동을 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최종목표입니다.
자, 그럼 본격적으로 인내력을 조절해 보도록 할까요!
오늘도 역시 사례를 보겠습니다.
사례 1
후아, 오늘도 출근을 했다. 휴우 아침에 역시 빠듯하게 일어나서 겨우 시간에 세이브 했지만 그래! 어쨌든 일을 한다! 흐음. 컴퓨터를 켜니 부팅에 꽤 시간이 걸리는군. 흐음 자리에 어질러져 있는 사무용품들이 눈에 들어오는군. 그래 좀 정리를 하자. 아, 아침에 커피 한 잔 마셔야지. 커피를 타서 자리로 옵니다. 그 사이 컴퓨터는 켜져 있네요. 이제 로그인을 하고 음… 이메일을 확인하자. 아, 이메일이 벌써 이만큼 와 있군. 어디 보자… 당장 답장해야 하는 것부터 열어보자. 음… 이건 내가 좀 생각해보고 답장을 하고 다음 이메일을 보자. 아, 이건 내용이 기네. 우선 다른 것부터 보자. 흐음 이건 팀장님에게 문의를 하고 답변을 해야 하네? 흐음 다른 메일을 보자. 음. 그래 이건 지금 답장을 하자. 안녕하세요, OO팀의 **입니다. 어쩌고 저쩌고 흐음… 어찌어찌 답장을 보냅니다. 오늘 할 일이 뭐가 있더라. 스케줄러를 살펴봅니다. 흐음… 어제 마치지 못한 일부터 하자. 음 화장실을 다녀와야겠다. 화장실을 가서 핸드폰도 좀 보고 거울도 좀 보며 매무새를 만집니다. 다시 자리로 돌아와서 앉습니다. 아, 아까 하려고 했던 일을 해야지. 문서를 엽니다. 흐음… 어제까지 했던 부분을 보자. 음… 어제 쓰다 만 문서를 만듭니다. 어…? 아니? 벌써 시간이 이렇게 지났어??? 30분만 있으면 점심시간이잖아!??
© Eqd
사례 2
오늘은 시험공부를 하는 날! 그래! 곧 다가올 시험을 대비하자! 이번에는 범위가 꽤 많다고! 그러니 미리미리 해야겠지. 음 책을 펴고 노트를 폅니다. 자료가 들은 태블릿을 켭니다. 음… 그 동안 한 필기를 한장씩 휙휙 넘겨봅니다. SNS도 잠깐 들어가 봅니다. 전공책을 펴고 시험범위를 촤라락 넘겨봅니다. 노트를 펴니 지금 쓰는 펜이 별로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검정색 볼펜에 색연필을 꺼내고 이제 노트에 쓰면서 공부를 해 나갑니다. 흐음. 목이 마르군. 음료수를 가지러 다녀옵니다. 아, 시원하다. 어디까지 봤더라. 아, 아직 첫 페이지군. 그래 필기한 것을 한 번 보고 음… 노트에 쓰면서 공부를 하다보니 괜히 필통에 뭐가 들었는지 보고 싶습니다. 이 펜 저 펜 써 봅니다. 역시 샤프가 좋군. 샤프로 줄고 그어보고 계속 노트에 뭔가를 써 봅니다. 갑자기 의자가 불편한 것 같아서 방석도 만져서 위치를 바로 잡아 봅니다. 전공책을 한 번 보며 지금부터 1시간 동안 여기까지 봐야지 하고 촤라락 넘겨봅니다. 괜히 뭔가 입이 궁금한 것 같군요. 뭔가 씹어먹을 것을 옆에 두고 할까? 음 그러면 손이 더러워지니 그냥 공부를 하기로 합니다. 카톡이 오는 군요. 카톡에 답장을 하고 다시 노트에 뭔가를 쓰면서 공부를 합니다. 흐음… 아닛? 벌써 시간이 이렇게? 배가 고프다 했더니 벌써 시간이 이렇게 지나 있습니다!!!
© Eqd
여러분 위 두 사례를 보니 어떠신가요? 위 사례들을 공통점이 있습니다. 어떤 공통점이 보이시나요? 오늘의 주인공은 바로 인내력의 다양한 측면 중 “근면, 부지런함”입니다.
“근면”한 사람들은 다음과 같은 특징이 있습니다.
부지런하고 할 일이 주어지면 기꺼이 그 일을 하기 위해 착수에 돌입합니다. 이 때 그 일이 쉬운 일이라면 일을 시작하는데 어려움이 없겠죠. 그 일이 어려운 일일지라도 근면하지 않은 사람보다 더 빨리 시작합니다. 그리고 더 빨리 완성해냅니다. 특히 일을 한 후 주어지는 “보상”이 기대되는 상황이라면 더욱 노력을 하여 그 일을 완수해냅니다. 와, 이렇게 말만 들어도 참 부러운 특징입니다. 마치 잘 짜여진 프로그램으로 움직이는 로봇같기도 하네요.
“근면”이라는 측면이 낮은 사람들은 보상이 안정적으로 주어지는 상황이라 할 지라도 꾸물거립니다. 그리고 그 일을 완수하기에 필요한 노력을 기울이는데에 어려움을 겪습니다. 쉬운 일일지라도 시작이 더디고 일을 시작하는 것 자체를 미루기도 합니다. 꼭 해야만 하는 일인 경우에는 마지못해 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마치 로딩시간이 엄청 긴 컴퓨터와 같이 말입니다.
여러분 제가 누차 말씀드리는 것이 있죠. 기질에 대해 좋다 나쁘다, 옳다 그르다 하지 말자고 말이에요. 그러나 위의 “근면”에 대한 설명을 보면 누구라도 판단할 것입니다. “근면”한 사람이 훨씬 좋아보인다고 말입니다. 일을 착착 시작하고 진행도 빠르고 보상이 주어진다면 더 열성적으로 뛰어드는 모습을 보며 누구라도 아, 나도 그러고 싶다. 나는 왜 저러지 못할까 라는 생각을 할 것입니다. 그러나 이 “누구라도” 근면한 사람을 좋다 그러지! 라는 생각에서부터 우리는 자신의 기질을 부정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의문이 드실 수 있습니다. 그럼 “근면”하지 못한, 즉 부지런하지 못한 사람을 그냥 두고보라구요? 나 자신이 부지런하지 못해서 끙끙거리고 쉬운 일도 시작을 못하는 것을 그냥 아, 나는 근면이 부족한 사람이구나, 하하하! 하고 두고 보라구요!? 그러면 결국 아무 것도 하지 못하는 나를 스스로 위안하면서 해내야 하는 일들을 해내지 못한 채로 있어도 된다는 건가요? 그런데 세상은 그런 사람을 싫어 하잖아요! 대책 없이 얘기하지 말아요! 라고 의문과 화가 날 수도 있습니다.
기질을 수용하는 것입니다. 해야한다고 목표로 한 일을 하지 않는 것을 “난 원래 이러니까, 괜찮아” 하라는 것이 아니고 근면이라는 인내력의 한 측면이 높은 사람을 정답으로 두고 난 왜 이래… 난 꾸물거리기나 하고 결국 오늘도 오전 시간 다 날렸어… 라는 자책하는 굴레를 또 반복하지 말자는 것입니다. 인내력의 한 측면인 “근면, 부지런함”은 기질의 영역이며 타고나는 영역입니다. 그러나 내가 목표한 바가 있을 때, 기질을 조절해 나가며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 기질에 대한 제대로 이해하는 것입니다. 다음과 같이 말입니다.
“나는 확실히 회사에서 아침시간에 뭘 했는지 잘 모르게 오전을 보내고 있어. 이게 근면이라는 인내력의 한 측면이라는 말이지…? 그렇다면 난 근면이라는 영역이 높지 않은 사람이겠구나. 매일 오전을 알차게 보내지 못했다는 생각에 찝찝했지. 그래서 오후에 불타올라 일해보려 해도 오전에 했어야 할 일들을 하느라 결국 일이 밀리고 끌려가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지. 그렇게 퇴근을 하면 미처 다 하지 못한 일에 내일 아침에 눈을 뜨고 출근하는 것이 너무 싫었어. 지겨웠어. 그래, 누구라도 나처럼 오전을 후회하고 오후에 만회하려고 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음에 들지 않은 날을 보냈다는 생각을 한다면 내일의 출근이 정말 오지 않았으면 할거야. 그럼 난 어디서부터 뭘 해 봐야하는 걸까? 기질을 수용하라고 했지? 그건 어떻게 하면 되는 걸까…”
위와 같은 생각으로 시작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다음의 순서대로 생각하고 행동을 해 봅시다.
1. “근면”하지 않은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시작입니다. 앉자마자 착착 집중하면서 일하는 사람은 그 사람의 특성이니 자신을 봅시다. 일을 시작하려고, 공부를 시작하려고 하면 갑자기 주위가 분산되고 꾸물거리게 되는 자신을 그냥 아, 이게 내 특성이구나 하는 것입니다.
2. 이렇게 판단없이 자신의 기질을 인식하고 난 후 자신의 패턴을 파악합시다. 패턴을 위의 두 사례에 나와 있습니다. 첫번째 사례에서는 이메일을 계속 넘기며 답장하지 않고 화장실에 가서도 시간을 보냈으며 컴퓨터가 켜질 때 다른 일을 하며 자리를 떴습니다. 두번째 사례에서는 펜을 여러 번 바꾸고 어느 정도 남았나 책을 들추며 자료를 보기 위해 가져온 태블릿으로 이런 저런 다른 것들도 합니다. “근면”이 낮은 사람들은 이렇게 작은 행동들이 모여서 결국 긴 시간이 지난다는 것에 대해 알면서 모릅니다. 그리고 30분이라는 시간에 대해 1시간에 가깝다고 생각하지 않고 0분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이 패턴에 대해 인식하는 것이 두번째 과정입니다.
3. 자신의 패턴에 대해 알아냈으면 이제는 대안 패턴을 만드는 것입니다. 대안 패턴은 사례별로 살펴보겠습니다.
사례 1)
1) 컴퓨터가 켜지는 시간에 책상을 닦는다.
2) 화장실에 다녀올 때 볼 일만 보고 거울로 상태를 점검하고 바로 자리로 돌아온다. 이 때 커피나 차를 준비해서 돌아온다.
3) 켬퓨터에 로그인을 하고 이메일을 확인한다. 이메일을 읽으면서 바로 답장할 수 있는 것은 바로 답장한다. 이 때 이메일 서두는 정해놓고 쓴다. 인사말, 자신의 신분에 대한 소개는 정해진 문장을 쓴다. 이메일을 마칠 때 쓰는 인사말도 정해놓고 쓴다.
4) 바로 답장하지 못하는 이메일을 오후에 시간을 정해서 보낸다.
5) 스케쥴러를 보고 오늘 할 일을 체크할 때 오늘 끝낸다는 일이 정해졌으면 그 일은 바로 처리한다. 이 때 하기 싫어, 지겨워 라는 부정적인 감정이 들 수 있지만 일을 착수할 때 감정을 착수하는 것이 아니고(지난 화에서 아침에 일어나서 출근하는 사례 참고) 이 일은 끝내는 일이라는 목표를 설정하고 착수한다. 그리고 끝낸다는 생각으로 진행한다.
6) 오늘 생각만큼 부지런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자책하지 말고 퇴근길에는 퇴근 자체를 즐기자. 위의 행동을 매일 반복한다.
사례 2)
1) 공부를 하기 전 책, 노트, 태블릿을 꺼낸 후 오늘 쓸 펜은 정해졌다고 생각한다. 평소 자신이 좋아하는 질감을 인식했을 것이므로 그 펜만 쓴다고 생각하고 이 색이 더 있었으면 하는 고민을 더 하지 않는다.
2) 앉은 자리가 불편한가? 자신이 좋아하는 방석이나 의자에 대해 미리 파악을 했으므로 오늘은 이 자리에서 한다는 생각으로 앉는다. 하기 싫은 일을 할 때 우리의 감각은 더 민감해진다는 것을 알자. 그 의자가 그 의자고 방석을 엉덩이로 밀어도 그 방석이라는 것을 알자. 민감해진 감각을 그대로 두는 연습이 처음에는 가슴이 터질 것 같이 답답해도 이 역시 버티고 적응해 나갈 목표 중 하나라는 생각으로 앉아서 버틴다.
3) 음료수는 미리 준비해서 앉는다. 그리고 필통은 열어봤자 그 펜이 그 펜이고 나는 오늘 정해진 펜이 있으므로 다른 펜을 괜히 뒤적이지 않는다.
배가 고파지만 밥을 먹는 것이 아니고 밥은 때가 되는 먹는 것이라는 것을 기억하자. 점심시간까지 30분이 남았으면 30분이 25분이 되고 20분이 되겠지 라는 생각 자체를 하지 말자. 30분은 30분이다.
4) 범위가 얼만큼 남았는지 뒤적이는 것은 습관이다. 한 장 한 장 공부해 나가는 것이다.
5) 대안 패턴을 만들기까지 시간이 걸리는데 이 때 나는 왜 이래 라고 자책을 자꾸 하게 될 것이나 이건 당연한 것이므로 괜찮다. 대안 패턴이 온전히 내 것이 되는데에는 필연적으로 시간이 걸리니 오늘 한 번 해 보고 안 됐다고 자책하지 말자. 내일 또 해 보면 된다.
사례를 통해 인내력의 한 측면인 “근면”을 조절하여 내가 원하는 행동을 하는 것을 함께 살펴보았습니다. 제가 당연한 소리를 하는 것으로 들리실 수 있지만 인내력은 결국 연습을 통해서 조절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근면”이라는 변인이 낮은 자신을 판단하지 않고 자책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여러분에게 찰빵심리라는 이름으로 기질에 대해 얘기를 하고 심리학을 전공까지 한 저도 “근면”이라는 인간으로서의 최대 장점이 될 수 있는 기질을 타고나지 못했습니다. 꾸물거리고 산만하게 이것저것 뒤적이다 보내는 시간 동안 자책하고 가슴은 터질 것 같고 계속 이러다보니 자신에게 너무나도 빡쳐서 다음과 같은 생각으로 자신을 위로하곤 했죠.
“아, 내가 시작만 좀 빨리 했으면 훨씬 제대로 잘 했을텐데…”
이 생각이 바로 쥐약입니다. 나는 애초에 시작을 빨리 하지 못하는데 내가 이랬다면~ 이라는 가정을 수도 없이 반복하며 일에 착수하는 시간을 앞당기지 못하면서 자책이라는 드러운 기분을 만끽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자신의 패턴에 대해 인식하고 대안 패턴을 만드는 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고 그러면서도 내가 좀 더 일찍 시작했다면… 이라는 생각을 놓지 못했습니다. 그냥 아, 내가 “근면”이라는 기질을 높게 가지고 태어나지 않았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부터 저를 있는 그대로 볼 수 있었습니다. 꾸물거리는 것이 죄입니까? 좀 더 효율적이지 못한 것이지 잘못이 아닙니다. 너무나도 쉬운 말 같지만 너무나도 어려운 것이 “자기 수용”입니다. “난 원래 이래!” 아니고 “내가 이렇구나” 라고 하늘의 구름을 바라보듯 자신을 바라보는 것입니다.
© Eqd
오늘은 인내력이라는 기질을 이루는 변인 중 “근면, 부지런함”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위의 대안 패턴을 만들고 하루 하루 자책하지 않고 꼭 같이 해 봐요! 만약 잘 안 되신다면 댓글을 남겨주세요! 함께 고민해 봅시다!
그럼 인내력의 다음 변인은 다음 시간에 알아볼게요!!
찰빵심리 소식
그동안 찰빵심리를 사랑해 주신 여러분께 소식을 전해드릴 것이 있어 말씀드립니다 ^o^
찰빵심리가 인스타를 열었어요!
블로그가 다양한 사례, 어렵지 않게 설명하려고 노력한(!) 이론으로 여러분을 만나는 자리라면 인스타에서는 좀 더 직관적으로 "나로 살아가고자 하는 분들을 위한" 심리학적인 내용을 다루려고 합니다.
그럼 심리학관처럼 많은 사랑 부탁드려요!!
인스타 아이디 : @eqdchbb
링크 : https://www.instagram.com/p/CErwEd4HttU/?igshid=1ghen9mxzz8s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