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혜의 '좋아하는 마음이 우릴 구할 거야'
"사는게 재미가 없어요"
얼마전, 어떤 분이 상담실에 찾아오셔서는
대뜸 이렇게 말을 하시더라구요.
오랜 시간을 열정과 책임감을 갖고
성실하게 회사생활을 하던 분이셨는데
요즘은 도통 일에 집중이 되지 않고
의욕도 안 생기고, 뭘해도 재미가 없으시다며
자신이 뭔가 이상해진 것 같다구요.
그래서 제가 여쭤봤어요.
"최근에 마음껏 좋아하고 즐거웠던 때가 언제세요?"
그 분이 곰곰히 생각에 잠기셔서
한참을 고민하시더니, 그러시더라구요
"정말.... 기억이 안 나네요."
** 번아웃(Burn-out) 증후군이란
번아웃(Burn-out) 이라는 말 들어보셨지요?
직장인의 스트레스로 인한 증상으로 많이 소개됐죠.
앞에서 언급한 분도 번아웃이 의심되는 상태였어요.
사실 이 용어는 로켓의 연료가 소진된 걸
의미하는 말에서 유래되었다고 해요.
즉, "번아웃 되었다" 라는 말은
사용 할 연료가 다 타버린 것처럼
신체적/심리적 피로도가 극에 달해서
모든 에너지가 고갈된 무기력한 상태를 뜻합니다.
다른 말로는 "소진증후군" 이라고도 하지요.
그래서 대체로는 워커홀릭 같이
열심히 일한 사람들에게 번아웃이 찾아옵니다.
열과 성을 다해서 일을 마친 다음에
극도로 피로해져 어떤 것에도 의욕이 없고
다른 새로운 시도를 할 에너지가 없게 되는거지요.
혹은 목표를 달성한 다음에 찾아오기도 해요.
내가 이루고자 하는 무언가를 위해
한 눈 팔지 않고 매진해서 계획한 바를 이뤘지만
그 과정에서 나의 몸과 마음을 살피지 않은 탓에
이제는 좀 쉴 때라고, 몸과 마음이 보내는 신호가
번아웃일 수도 있다는 말입니다.
** 이런 번아웃,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요?
덕후의 번아웃 극복기
오늘 소개해드릴 책은
덕질로 번아웃을 떨쳐냈다는
한 덕후의 덕질예찬으로 가득한
정지혜 작가의 '좋아하는 마음이 우릴 구할거야' 입니다.
어릴 적부터 책을 좋아했던 저자는
'사적인서점' 이라는 곳의 운영자이기도 한데요.
(대화를 통해 그 사람에게 어울리는 책을 골라주는
책처방 프로그램으로 유명한 곳이기도 합니다. )
그런데, 그토록 꿈꾸던 책방주인이 되었는데
저자는 생각만큼 행복하지 않았다고 해요.
책방을 운영하며 부딪히는 현실적인 문제들은
점점 불안과 부담으로 다가왔다고 하는데요
이렇게 행복한데 불행한 모순된 마음으로
갈피를 잃어가고 있을 때쯤 BTS를 만납니다.
인기아이돌로 모든 걸 갖춘 것처럼 보이지만
화려한 무대 뒤의 고통과 수고를 알게 되면서
그들에게서 동질감을 느끼고 위로 받게 되지요.
그렇게 우연히 시작된 아이돌 덕질은
저자의 삶에 새로운 불씨를 던지고
또다른 열정으로 가득차게 했다고 해요.
번아웃으로 소진되고 있던 저자를
진짜로, 덕질이 구해낸거예요!
좋아하는 마음은 어떻게 우릴 구하나
누군가를, 무언가를 좋아하는 마음이
어떻게 우리를 살게 하는지
덕질을 하며 경험하고 느낀 바를
저자는 3가지를 통해서 말합니다.
하나,
좋아하는 마음이 생의 결핍을 채워주었습니다.
우리는 살면서 만나는
크고 작은 파도에 휩쓸리지 않기 위해
저마다의 밧줄을 잡습니다.
그건 종교일 수도 있고,
연애 혹은 반려동물일 수도 있으며
술이나 운동, 여행...
무엇이든 될 수 있어요
번아웃 상태가 되면
마음에 잿더미만 쌓인 느낌이 들곤 합니다.
이미 다 태우고 써버려서
더이상 꺼내 쓸 열정과 에너지가 없는거지요.
그런 텅빈 마음에 "좋아하는거" 부터
다시 차근차근 채워넣어 볼 수 있지 않을까요.
나만의 밧줄이 뭐가 되었건 놓치지만 않는다면
깊은 늪같은 번아웃도 탈출할 수 있을거예요.
둘,
좋아하는 마음이 나를 더 잘 알게 했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의 목록을 나열하고
그 안에 교집합을 찾으면
내가 어떤 사람인지알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증거가 됩니다.
그리고 그 증거들은 인생을 살아가는 데
유용한 자료가 되지요.
나의 취향만큼 "나"를 잘 설명할 수 있는게 있을까요
내가 좋아하는 것, 자주 가는 장소, 만나는 사람 등은
결국 나를 구성하는 주요한 요소들입니다.
우리가 번아웃에 빠지는 건
내가 나라고 느낄만한 대상과 활동으로부터
너무 오랜 기간 동떨어져 있다 보니
나의 정체성을 잃어서일지도 모릅니다
혹은 아무리 좋아하는 것이라도
한 곳에만 온 힘을 집중한 탓에
'나'를 이루는 것들 간의 불균형때문일지도요.
그러므로 다시 건강한 나로 돌아가려면
이게 나야! 라고 느낄 수 있는 경험들을 해야합니다.
셋,
좋아하는 마음이
있는 그대로의 우리를 사랑하게 합니다.
좋아하는 마음은
인생의 낭비가 아니라고
사랑 때문에 불행하다 여겼던 순간이
실은 내 것이었을지도 모를
사소한 행운이나 성공보다
아름다웠다는 것을
저는 그 시간들을 통해 배웠습니다.
무언가를 좋아하는데
얼마만큼 좋아해야 진짜 좋아하는 건지
어떻게 해야 제대로 좋아하는 건지
객관적인 평가나 기준은 필요치 않습니다.
좋아한다는건 대부분 "그냥" 좋은거고
좋아하는 걸 즐기는 그 순간은
아주 순수한 몰입의 상태이니까요.
살면서 그런 순간은 단비 같습니다.
무언가를 좋아하는데서 오는 행복은
다른 무엇에 비할마 없을만큼 마음을 충만하게 하고
뿐만 아니라 무언가를 그토록 좋아하는 나를
수용적인 태도로 받아들일 수 있는 경험도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게 하기 때문입니다.
당신을 살게 하는 사랑은 무엇인가요
이 이세이를 읽는 내내
마음이 참 몽글몽글했었어요.
뭔가에 푹 빠져서
온 마음을 다하는 걸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설레고 벅차 오르더라구요.
그리고 나도 무언가를 듬뿍 사랑하고 싶어졌어요.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일관되게 말합니다.
행복해지는 방법은 간단해요
좋아하는 것을 더 자주 하고
싫어하는 것을 덜 하면 됩니다.
아주 단순하지만,
아주 명료한 이 말이 저는 참 와닿았는데요.
여러분을 살게 하는 사랑은 무엇인가요?
요즘 삶이 무료하고 지친다면
내 안의 무언가를 좋아했던 마음을 깨워보세요.
새로운 일상을 싹틔울 좋은 씨앗이 되줄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