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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도인의 관계심리학] "상사가 너무 싫어요" (2)

그래서 부서 이동을 하고 싶어요 - '마음 더듬이' 써보기 (2/2)

by 심리학관

"상사가 너무 싫어서 부서 이동을 하고 싶어요." - '마음 더듬이' 써보기 (1/2)에서 이어지는 내용입니다.


마음 더듬이를 빌려간 우리의 김사원...

그는 무엇을 하고 싶었던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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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팀장에게 들리는 김사원 속마음 -


'아, 팀장님은 얼마나 힘드실까?

본인 일도 하셔야 하고, 나를 비롯한 팀원들 일도

챙겨야 하고, 또 임원 회의도 들어가셔야 하니

정말 힘드실 것 같아.


임원 회의에서는 무슨 얘기들이 나왔을까?

또 팀장님을 힘들게 하는 일들만 늘어난 것은

아닐지 걱정이네. 내가 빨리 일을 배우고

능숙해져서 팀장님의 짐을 덜어드리고 싶다.


근데 그러려면 내가 뭘 해야하지?

나는 뭘 하는 사람인지도 잘 모르겠네.

이렇게 단순 정리 업무만 해서 어느 세월에

팀장님을 도울 수 있겠어...


아... 내가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건지,

앞으로 어떤 역할을 하면 되는지 누군가 정확하게

말해줬으면 좋겠네. 팀장님 화이팅! 응원합니다!'


팀장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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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 날 -


팀장 : 김사원. 차 한잔 합시다.

어느새 김사원도 3년차가 되었군요.

그 동안 조직에 적응하고 일도 배우느라 힘들었지요?

많이 고생하는 것 알고 있어요. 내가 많이 신경을

못 쓰는데 잘 따라 와주고 열심히 해줘서

고마워요.


지금 김사원이 하고 있는 일이

000, XXX, □□□ 관련 건이지?

책임감 있게 잘 맡아서 해주고 있어요. 지금

이렇게만 해주면 잘하는 거에요.


역할이 애매하다고 느낄 수 있는게 3년차더라고.

조직이 어떻게 굴러가는지 조금은 알 것 같은

때인데, 막상 내가 하는 일이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인지 잘 몰라 답답할 때야. 잡일만 하는 것 같고

말이지. 나도 그랬어요. 그래서 오늘 좀 설명을

해주려고 해요. (전체적인 업무 설명)


그리고 임원 회의 때 나온 안건이 있는데, 이걸

우리 부서에서 맡아서 할 거에요. 그걸 조만간

쪼개서 나눠주려고 하는데 김사원의 역할도 생각

중이니 조금 기다려줘요.


김사원 : 지금 이대로만 하면 잘하는 거라는

팀장님 말씀에 힘이 납니다. 사실 제가 지금

잘하고 있는 건지 계속 궁금했는데, 이렇게

말씀해 주시니 궁금증도 풀리고 더 힘이 나는 것

같습니다. 새로운 안건도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바쁘신데 이렇게 신경 써 주셔서 감사합니다.


정말 훈훈하네요.


여기서 잠깐!


우리 팀장님, 왜 갑자기 김사원을 불렀는지

물어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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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장 : 내 옛날 모습이 생각 나더라고.

'아 그래, 나도 3년차 때 저런 고민을 했었는데'

하고 말이지. 그때 누군가가 업무 로드랩을

보여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어.


그 로드맵에서 내가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 건지,

내가 하고 있는 업무가 어떤 의미가 있는 건지

누군가가 시원하게 설명을 해줬으면 했었지.


팀의 목표를 알려주고 거기서 내가 할일의

좌표를 보여주고...


사실 지금 우리 팀이 무슨 일을 하고 있는 것인지 사원들에게 얘기를 하는데에 시간을 쓰지 않는

상사들이 많아. 다들 바쁘니까.

근데 큰 그림을 보여주고 거기서 나의 역할을

좌표처럼 찍어서 보여주면 내가 하고 있는 일이

잡일이 아니라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게 확

이해되니까 의미 부여가 되는 것 같아.


그럼 자연스럽게 동기 부여도 되고.

나는 업무 로드맵과 목표를 명확하게 보여주는

상사가 되어야지 하고 생각했는데 그걸 잊고

있었어. 아, 옛날 생각 나는구만.


그럼 팀장님의 이야기를 듣고

우리의 김사원은 어떤 생각이 들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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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사원 : 팀장님의 말씀을 듣고 나니 저한테

필요했던 것은 '안심'이었던 것 같아요. 내가

잘하고 있는 건지, 잘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면

뭘 더 해야 하는지, 내가 하고 있는 일이 1~2년차가 하는 잡일이 아닌지... 생각이

많았거든요. 3년차에 걸맞는 모습이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계속 새로운 것을 제안했던건데...

사실 새로운 일을 더 많이 하고 싶었던 것이

아니라 지금 내 모습이 불안해서 안심을 원했던

것 같아요. 진작에 팀장님께 저 지금 잘하고

있냐고 물어봤으면 좋았을텐데...


팀장님은 내가 말하지 않아도 내가 어떤 것을

힘들어하고 고민하는지 당연히 알고 있을 것이라

생각했던 것 같아요.


팀장님은 당연히 야근하는 사람,

말하지 않아도 알고 있는 사람,

말할 수 있는 기회를 주지 않는 한 내 얘기를 먼저

꺼낼 수 없는 존재로 생각했었어요.




'공감'은 배우고 익히려고 노력해야 얻을 수 있는

능력입니다.


일상생활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오해와

갈등들이 누군가의 나쁜 의도나 악함, 무관심

때문에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대부분 공감과

소통의 부족 때문에 일어납니다.


지금 눈 앞에 마음 더듬이가 있다면

안 써보고 싶은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대부분 써보고 싶지 않을까요?

써보고 싶다는 것은 타인의 마음에 관심이 있다는

의미겠지요.


맞아요. 대부분 가까운 타인의 마음을

알고 싶어 하지만 방법을 잘 모릅니다.

(그 방법에 대해서는 차차 더 얘기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실제 마음 더듬이는 존재하지 않지만

누군가와의 관계가 잘 안 풀린다면

그 순간 마음 더듬이를 썼다고 상상하고

그 사람의 기분을 더듬더듬 생각해보고

궁금해하는 시간을 가져보면 좋겠습니다.


그래도 모르겠다면요?

그 사람에게 지금 어떤 기분이 드는지

직접 물어보면 됩니다.


위와 같은 노력을 했음에도 부서이동이 필요한

상황이 있습니다. 바로 마음의 골이 아주아주

깊어서 갈등이 심각해진 상태일 땐데요,

(그땐 공감, 소통, 이해 류의 말이 잘 안들리고

잘 안먹힙니다ㅎㅎ)


이 내용은 다음 시간에 살펴 보겠습니다.


다음 시간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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