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가정환경 안 좋은 것 치고, 너는 참 밝게 자랐네

조립식 가족 / 심리학관

by 심리학관

(준호) 니는 참 밝고 씩씩하게 자란 것 같다.

(주원) 그런 얘기 많이 들어.


(준호) 우리 엄마가 맨날 사람은

가정 환경이 중요하다 캤는데,

니 보면 그런 거 다 선입견 같다.

(주원) 왜? 나 가정 환경 되게 좋아.


(준호) 편부 가정 아니가.

(주원) 편부 가정이면 가정 환경이 안 좋아?

너 엄마, 아빠 다 있어?


(준호) 어. 대부분 그렇다 아이가.

(주원) 오빠 있어?


(준호) 형 말하는 기가? 아니. 내 외동인데?

(주원) 난 오빠 둘이나 있어.

그럼 내가 더 가정환경 좋은 거 아닌가?

머릿수가 더 많은데.


(준호) 머, 머릿수?

(주원) 엄마 없는 게 뭐 내 유일한 identity니?

내가 너한테, "와, 외동이라서 엄청 외롭고

성격파탄자에, 자기밖에 모르고 자랐어야 되는데,

너 정도면 잘 자랐다, 야." 그럼 좋겠냐?


(준호) 아니.

(주원) 안 데려다줘도 돼.

내일부터 얼굴 봐도 아는 척 하지 말고.


<버스 안에서>

(시무룩해진 주원의 혼잣말)

가정 환경 안 좋은 거 아니라구.

각자 다 스페셜한 거라구.


************************

드라마 <조립식 가족> 4화.

2024.10.16.

* 연출 : 김승호

* 각본 : 홍시영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