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k & Cartoon / 진로구성이론
최근에 온라인 서점에서 책을 구경하다가
표지 그림이 매우 마음에 들어서
샀던 만화책이었습니다.
‘왕자와 드레스메이커’(젠 왕 지음, 비룡소, 2019).
제목도 신선해서
과연 무슨 이야기일까 궁금했었구요.
오옷!
진짜 재미있었어요.
그림도 진짜 예뻤구요.
수다다방에서 꼭 소개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어떤 일을 할 것인가, 어떤 직업을 가질 것인가’라는
진로의 편협한 개념에서 벗어나서,
‘어떤 삶을 살 것인가’라는
진로의 정확한 개념에 대해
가열차게 마음을 다해 고민하고
치열하게 현실과 부딪혀 나가는
왕자와 재봉사의 이야기가
정말 흥미진진하게 펼쳐집니다.
내가 원하고 바랬던 것은 아니지만
나에게 현재 주어져 있는
역할을 수행할 것인가,
아니면 다른 길을 찾을 것인가.
내가 인생을 살아가는 방법에 있어서
좋아하는 방향을 고수할 것인가,
현실과 타협할 것인가.
나의 고민에 대해
주위 사람들에게 숨기는 것이 좋을까.
아니면 표현하고 도움을 청할까.
관심은 가지만 위험도는 커 보이는
기회가 다가왔을 때
두려운 가운데에도
내밀어진 손을 잡아야 할까.
아니면 만족도는 낮지만
안전도는 높은 현재를 유지할까.
서점에서는
‘어린이(초등) – 어린이문학’
카테고리에 들어 있는 책이었지만,
어른들도 읽었을 때
생각해볼 만한 거리를
아주 많이 얻을 수 있을 듯 했습니다.
‘왕자와 드레스메이커’를 읽으면서
예전에 동료들과 함께 번역했던
‘일의 심리학(Blustein, 박영스토리, 2018)’에서
제가 좋아했던 한 구절이 문득 생각났습니다.
“진로란 하나의 길을 따라가거나
하나의 사다리를
올라가는 것이 아닌,
각 개인이 자신의 일의 삶에 대해
말하는 이야기이다”
: 진로구성이론, 사비카스(Savickas)
진짜 멋진 말이죠.
‘내가 나의 일의 삶에 대해
어떤 이야기를 쓸 것인가’에 대해
우리는 지금 이 순간도
고민하고 움직이고
이야기하고 달려나가고 있는 거니까요.
우리의 삶을 보다 풍요롭게 만들기 위해서는
‘내가 하는 일을 재정의하고
정의를 확장해야 한다’는 말도
저는 정말 좋아합니다.
: 경영학자, 홀(Douglas Hall)
‘내가 하는 일’에는
유급고용에서의 일(직업)도 있지만,
친밀한 관계에서의 일(가족과 친구)도 있구요.
지역사회에서의 일(세상)도 있고,
자기돌봄을 위한 일(학습과 성장)도 있다는 거에요.
내가 가지고 있는 다양한 일 영역에서
어떤 역할을 어떤 방법으로 해낼까,
나를 어떻게 돌보고 성장시킬까,
사람들과 어떤 관계를 만들어갈까,
내가 살고 있는 세상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어떤 상호작용을 주고받을까에 대한
모든 질문과 답,
그리고 모든 움직임이
우리의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독자분들은
자신의 일의 삶을
어떤 색깔로 칠하고 계신지
문득 궁금해졌습니다.
아쉽게도
저는 직접 구경하지 못하겠지만,
여러분은 보실 수 있을 거에요.
잠시 일하던 손을 멈추고
뒤돌아보시겠어요?
오늘 내가
예쁜, 정말 예쁜 색깔들로
정성스럽게 색칠했던
내 일의 삶이
보일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