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다 리쿠 작가님 / 심리학관
발레의 어휘.
그것은 무용수에게도 안무가에게도 몹시 중요하다. 어휘가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한층 더 섬세하고 복잡한 이야기를 할 수 있다. 자신의 피와 살이 된 그 풍부한 어휘 속에서 얼마나 자기다운 단어를 선택해 자기답게 말하는가. 그것이 무용수로서의 기량, 안무가로서의 기량으로 이어진다.
물론 어휘가 많다고 만사형통인 것도 아니다.
어디서 많이 들어본 상투어, 오래 써서 낡은 표현, 스타일이라는 이름의 자기 모방, 그럴싸하게 들리는 매끈한 문장을 늘어놓는 데 만족하면, 단어 하나하나가 가벼워지고 얕아진다. 서는 것, 도는 것, 아름다운 미소, 근사한 비율을 과시하는 완벽한 아라베스크, 그저 그뿐이 된다.
이는 무용수나 안무가뿐만 아니라 모든 창작자가 빠지는 함정이다. 곡을 듣고 누가 만들었는지 안다. 춤을 보고 누구의 안무인지 안다. 그것은 originality가 있다는 칭찬이기도 하지만, 자칫 잘못하면 '어딘가에서 본 것 같다'는 뜻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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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Spring> p295
* 저자 : 온다 리쿠 작가님
* 역자 : 이지수 번역가님
* 발행일 : 2025.0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