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han Cho CIO / 심리학관
<왜 우리는 S급만 모았는데도 실패했을까?>
“이 팀은 정말 끝내줘요.
서울대, 하버드, 구글, 맥킨지 출신만 모였어요.”
실제로 제가 종종 들었던 투자 미팅 소개 멘트입니다.
정말로 잘난 사람들만 모여 있었습니다.
그리고… 정말로 말도 안 되게 망했습니다.
스타트업 씬에서 이런 말이 유행한 적이 있습니다.
“S급 인재들만 모아서 A급 회사를 만든다.”
하지만 현실은 종종 반대입니다.
“S급 인재들만 모으면 C급 결과가 나온다.”
왜일까요?
S급들이 실패하는 가장 흔한 이유는
“역할 중복”과 “불일치한 자아”입니다.
모두가 리더이고 싶고, 모두가 전략을 짜고 싶고,
모두가 ‘판을 설계’하고 싶어 합니다.
그러다 보니,
누구도 손을 더럽히지 않으려 합니다.
회의는 샤프하고, 문서는 완벽합니다.
하지만 기획만 가득하고, 실행은 없습니다.
제가 직접 겪었던 케이스도 그렇습니다.
너무 똑똑한 동료들과 함께한 프로젝트.
문제는, 다들 문제의식이 너무 뚜렷해서
서로 부딪혔습니다.
이견을 조율하는 데만 한 달이 걸렸습니다.
그리고 그 프로젝트는 출시도 못 해보고 엎어졌습니다.
물론 똑똑한 건 죄가 아닙니다.
하지만 문제는, 그 똑똑함을 ‘합산’이 아니라 ‘상쇄’시킬 때입니다.
정말 강한 팀은,
S급 + A급 + B급이 서로의 약점을 보완하고
명확한 구심점 아래서
역할과 성향이 어긋나지 않는 구조를 만들어냅니다.
그럼, AI 시대에는?
AI 에이전트들과 함께 일하게 될 우리의 조직은 어떻게 바뀔까요?
단언컨대, 앞으로의 조직은 더 이상 ‘S급 인재들의 나르시시즘’으로 굴러가지 않습니다.
AI는 이미 전략 요약도 잘하고, 시장 조사도 밤새 해주며, 디자인 목업도 뚝딱 그립니다.
즉, 똑똑한 사람의 “전략 뽐내기”는 더 이상 경쟁력이 아닙니다.
AI가 해줄 수 없는 건 딱 하나.
‘판을 짜는 사람’과 ‘판을 굴리는 사람’의 어긋남을 조율하는 일.
결국, AI와 함께 일하는 조직에서 진짜 중요한 건
“누가 에이전트를 설계하고, 누가 실제 문제를 끝까지 책임지는가”입니다.
이제는 S급보다 중요한 것이
실행의 책임을 끝까지 지는 사람,
AI와 협업하는 구조를 설계할 줄 아는 사람,
기계가 잘할 수 없는 영역을 ‘알고’ 그 빈틈을 채우는 사람입니다.
AI 에이전트 시대의 조직은
역할이 겹칠수록 실패하고,
책임이 명확할수록 강해집니다.
다시 말해,
“전원이 ‘리더’인 팀”은 더 이상 강한 팀이 아닙니다.
“각자의 책임을 가진 팀”이 강한 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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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han Cho
CIO / TheVentures
2025.06.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