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운 관계에서 딱히 잘못한 것도 없는데 자꾸 잘못한 것 같은 기분
(위 글에 이어지는 내용입니다)
지난 시간에 '감정적 협박' 과 그 진행 단계에
대해 알아보았는데요,
그럼 감정적 협박의 피해자가 되지 않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먼저 '피해자'와 '가해자'라는 개념은 한 세트라는
것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피해자가 없는 가해자는 성립되지 않습니다.
마찬가지로 협박자가 있다는 것은
피협박자가 있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나도 모르게 피협박자가 되고 있는 상황을
알아차리는게 우선입니다!
협박자가 스스로 알아서 감정적 협박을
멈춰주면 제일 좋겠지만
그때까지 손 놓고 무력감을 느끼며
기다리고 있을 수는 없는 일!
나의 어려움의 능동적 해결사가 되어
나는 왜 협박을 받아주고
피협박자가 되는 것을 허락하고 있는지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심리전문가 수잔 포워드는
- 인정에 대한 과도한 욕구
- 분노에 대한 강한 두려움
- 평화에 대한 과도한 애착
- 타인에 대한 지나친 책임의식
- 지나친 자기 회의
등이 있을 때 협박에 취약할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이 특성들은 적당하기만 하면
해로울 것이 없으나, 정도가 지나치다면
문제가 될 수 있는 것이지요.
지금 이 글을 읽고 계신 여러분들은
어떤 것이 해당되시나요?
잘 떠오르지 않는다구요?
그럼 이렇게 한번 생각해 보세요.
- 살면서 가까운 사람들에게 듣고 싶었던 말은?
- 가까운 관계에서 내가 주로 하는 역할은?
- 가까운 관계에서 피하고 싶거나 불편함을 느끼는 상황은?
무엇을 두려워하며, 무엇을 피하고 싶은가요?
어떤 사람은 인정이 부족했을 수도 있고
(지난 글 사례 중 김사원이 인정을 받기 위해
퇴근을 미루고 운동을 포기하는 상황)
어떤 사람은 많은 책임을 져야 했을 수도 있습니다.
(엄마의 행복은 내가 책임져야 해,
가족의 문제는 내가 해결해야 해 등등)
다툼을 피하는 것이 일순위인 사람도
있을 수 있습니다.
(다툼이 있을 바엔 내가 양보하는게
더 나은 방법이야)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인정받고 싶은 마음을 버리고
책임을 지지 않으며
다투라는 것이 아닙니다.
인정을 해주는가, 아닌가에서 벗어나서
책임을 질 것인가, 말 것인가에서 벗어나서
싸울 것인가, 말 것인가에서 벗어나서
이분법으로 나눠 둘 중에서 방법을 찾는 것이
아니라 다른 방식을 연습해 볼 수 있습니다!
1단계. 버텨라!
감정적 협박을 받을 때 느껴지는
두려움, 불안 등은 쉽게 없어지지 않습니다.
두려움이나 불안, 죄책감을 없애는 방식으로
행동하지 말고 일단 버티세요.
내가 지금 느끼는 감정이 불안이구나,
두려움이구나, 죄책감이구나 하고
속으로 계속 읊조리면 버텨기가 좀 더 수월합니다.
불안을 없애는 것을 목적으로 행동하지 않으며,
두려움을 줄이는 것이 내 인생의 목적이 아님을
떠올립니다.
죄책감은 힘든 감정이라 당장 없앨 수 있는
방향으로 행동하고 싶은 충동이 느껴지지만
그렇게 할 경우 죄책감을 없애는 것이
내 인생의 목표이자 방향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떠올립니다.
이렇게 감정적 협박에 바로 반응하지 않고
거리를 유지하며 2단계로 가기 위한
시간을 법니다.
2단계. 나의 신체적, 정신적 보호를 0순위로 둬라!
누군가를 보호해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드나요?
내가 책임을 져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드나요?
지금까지 다른 사람의 요구나 욕구를
1순위로 두고 행동을 결정하였다면
이번에는 나의 신체적, 정신적 보호와
욕구를 0순위로 둡니다.
먼저 감정적 협박을 받아들일 경우
나에게 무슨 일이 일어날지 적어봅니다.
(퇴근을 못해서 운동을 못감,
주말마다 부모님 집에 가야해서 온전히 쉴 수
없음 등등)
이 내용을 보며 만족스러운지,
행복한지, 즐거운지 생각해 봅니다.
답답하고 속상할지, 스트레스를 받을지도
생각해 봅니다.
그렇게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결과를
생각해 보며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
하고 싶은 것과 하고 싶지 않은 것의
한계를 정해봅니다.
나를 0순위로 두고 행동을 결정하라고
하면 많은 분들이 자신이 이기적인 사람이
된 것 같다고 말합니다.
그럼 성공입니다!
감정적 협박에 따라 결정하고 행동했던
사람이라면 나를 0순위로 두는 것이
이기적으로 느껴집니다.
내 행동이 이기적으로 느껴졌다면 그 방향은 나의
신체적, 정신적 보호를 하는 방법일 것이고, 피협박자에서 성공적으로 벗어나는 방법입니다!
3단계. 방어하는 말을 하지 말고, 내가 원하는 것을 말해라.
자, 그들은 감정적 협박을 할 수 있습니다.
그건 그들의 자유입니다.
그렇다면! 나도 내 생각을 말할 수 있습니다.
그건 내 자유입니다.
나의 선택과 행동에 대해 구구절절 변명하며
상대의 감정적 협박에 방어하는 말을
한다는 것은 내가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존재라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 행위입니다.
내가 원하는 것을 말하면 됩니다.
예를 들면 이렇게요.
"어머니, 이런 말씀 드리기가 쉽지 않은데요. 그래도 생각해보니 솔직하게 말씀드리고 싶어요. 저희는 아무 일정 없이 푹 쉴 수 있는 주말이 필요해요. 둘이서 주말을 온전히 보내고 싶은 마음을 알아주셨으면 좋겠어요. 몇 주 동안 제 생각을 솔직하게 말씀드리지 못하고 전화를 피해서 죄송해요. 저도 마음이 불편했고 솔직하게 말씀드리는 일이 너무 망설여졌었어요. 제 생각에는 두달에 1~2번 함께 식사를 하면 좋을 것 같아요. 어머니 생각은 어떠신지 궁금해요."
물론 어머니는 화를 내실 수도 있고
서운해 하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긴장감과 두려움, 죄책감에
어머니의 화나 서운함을 없애기 위해 행동한다면
'나'를 잃게 됩니다.
감정적 협박은 우리의 정체성을 잃게 만듭니다.
나의 생각과 감정을 진실하게 표현함으로써
우리는 삶의 균형을 잡을 수 있습니다.
감정적 협박을 계속 받아들이면
내가 뭘 좋아하는 사람인지,
뭘 원하는지 알 수 없게 되어 균형을 잃고 공허한
삶을 살아가게 됩니다.
우울, 불안, 폭식, 폭음, 중독, 두통, 신체 통증
등의 증상도 나타나지요.
이런 심리적, 신체적 상태로는 진정으로 친밀한
관계를 맺기 어렵습니다.
감정적 협박을 받아들이지 않을 때
당장 관계가 망가지는 것 같아 보일지라도
사실은 관계가 회복되는 과정이
시작되는 것입니다.
간단하게(?) 두번에 나눠 감정적 협박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모든 분들이
감정적 협박으로부터
자유로워지길 바랍니다!
그럼 다음 시간에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