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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리학관 Nov 10. 2021

[심리학관/수다다방] 내자신이 가장 늦게 알게 되는 일

명랑한 하루

요새 가능하면

최대한 본방시간을 맞춰서 보려고 하거나,

방송 다음날 두근대며 다시보기를 찾는

프로그램이 ‘윤스테이’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윤여정 배우님이 나오시거든요. ^^


김수현 작가님의 가족드라마들에

나오실 때도

기억에 많이 남구요.


인정옥 작가님의 ‘네멋대로 해라’에서

양동근 배우님의 엄마로 나오셨을 때,

또 ‘아일랜드’에서 김민정 배우님의

엄마로 나오셨을 때에도

정말 많이 좋아했었습니다.


드라마 ‘아일랜드’는 내 안에 있는

과거의 어린아이를 이해하면서

현재 관계를 성장시킬수 있다는

대상관계이론의

교과서 같은 내용이라서,


실제로 박사과정 발표수업때

드라마 자료를 썼었던 기억이 나네요.


그러고보니 그 때 심도인님이

귀여운 막냉이로 참여해서

같은 조에서 발표했었지요.

참 재미있었습니다. ^^


글구

예전에는 PC통신 드라마 자료실에

회차별 대본을 text로 올려줬었거든요.

특히 ‘네멋대로 해라’는

그 내용을 갖고 싶은 마음에

열심히 긁어다가

정말 멀미날 정도로 열심히 편집해서

나혼자만 볼 수 있는

Self-made 대본집을 만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거의 20년이 지난 지금도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어요. ^__^



드라마 '네멋대로 해라' 대본집 / 사진 : MONICA


애구애구,

또 좋아하는 것들에 대해 이야기하다보니

흥분해서 말이 마구 쏟아지네요.

토닥토닥. 진정진정.


오늘 할려고 했던 이야기는요.

얼마 전에 다시 읽었던

윤여정님의 예전 인터뷰 내용에서

발견했습니다.


(딴지이너뷰 /

배우, 윤여정을 만나다 /

2005.05.09)


---------------------


(윤여정 배우님)

“본인도 느끼긴 느낄 거에요.

아마 다 느낄 거에요.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모르는 상황이 있어요.


쭉 하던 대로 했는데,

가만 있어봐…

어떻게 해야 하지…

이렇게 될 때가 있어요.


막막해지는 거야.”


(딴지총수님)

“하던 대로 고대로 해서는,

도저히 아니라는 걸 자기도 알게 되는

어떤 시점이 있다는 거죠?”


(윤여정 배우님)

“예. 그런데 자기가 제일 늦게 알아요.”


(딴지총수님)

“보통, 배우들은 자기가 제일 늦게 알아요?’


(윤여정 배우님)

“모든 일이 그런 거 같지 않아요, 인생이…?”


--------------------


지금같이 해왔던 대로 하면 안되는

상황이 도래했는데,

(실제로 우리 생활에서 많이 만나죠,

이런 순간들을.

역할이 바뀌기도 하고,

해야 할 일이 바뀌기도 하고,

시장 상황이 변화하기도 하고,

요구되는 역량과 스킬이 달라지기도 하고,

태도와 사용하는 언어의 변화가 필요하기도 하고,

같이 일하는 이해관계자들의 특성이

바뀌기도 하구요)


정작 나는 아무것도 알아채지 못하고

예전에 쓰던 도구만 고집부리며

열심히 열심히 쓰고 있는 통에,

그래서 지금 뭔가가 삐걱거리고 있고,

주위 동료들이 불편해하고 있고,

기대하는 바를 만들어내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는 거죠.


제일 무서운 말은,

그런데도


“상황에서의 불협화음을,

변화에 대한 요구를,

내자신이 가장 늦게

알아챈다”는 것이었어요.


(부르르르!!!

소름끼치게 무서웠습니다)


한 분야에서 경험을 오래 쌓게 될수록,

나이를 많이 먹게 될수록,

직급이 올라갈수록,

전문가라는 이름을 달게 될수록,

나에게 피드백을 해주는 사람은

점점 줄어들게 되죠.


만에 하나,

어떤 용감한 사람이

나에게 그런 피드백을 해준다해도,

익숙함과 고집과 말빨로

그 피드백을 무시하게 되는 경우도

많은 것 같다고,


그리고 은근슬쩍

나도 모르게 피드백을 받을 수 있는

환경 자체를 피해다니는 점도

있는 것 같다고

스스로도 반성을 해봅니다.


지난 번에

우리 같이 이야기했듯이

의도적으로 명랑한 하루를

만들어내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하는

나이값을 하려면,


마찬가지로

나의 모습에 대해

피드백을 해주고,

도움을 줄 수 있는 서포터즈를

의도적으로 만들고

자주 접촉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바라보는 눈길 속에서라도 피드백을 받고 싶은 덤블도어 교수님을 최근에 모셔왔습니다 / 사진 : CALVIN


해리포터 1권

‘마법사의 돌’에서 소개된

호그와트의 교가 가사에도 나오죠.


“제발 좀 가르쳐 주세요.

노인이건 대머리이건

무릎에 때가 낀 어린애들이건,

머리에 채울 것이 필요해요.

배울 만한 것들을 가르쳐주세요.

우리가 잊었던 것들을 가르쳐 주세요.”


노인이건

어린애들이건

모두요.


때마침, 오늘 아침에 본

페이스북에서

산업심리학자 Adam Grant도

이에 관련된 멘트를 써주었더군요.


“Behind every story of self-made success

Is a group of unsung heroes

Who cleared obstacles and

Created opportunities.


We all need sponsors to open doors

And mentors to open minds.”

(Facebook / 2021.01.26)


나에게

물리적인 자원과

(발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주고)

심리적인 자원의

(개방적이고 건강한 마음을 만들어주는)

강화를 위해 지원을 해줄

서포터즈/스폰서라고 하면

지금 여러분의 머리에는

누가 떠오르시나요?


Adam Grant 말대로,

여러분이 지금까지 성공을

거둔 데에는

장애물을 치워주고

기회를 제공해준

서포터즈들이 많이 계셨을 거에요.


그분들과의 관계를 소중히 여기고,

건강하고 생산적인 상호작용을

앞으로도 지속해나간다면,


아무도 말해주지 않는

불편함과 어려운 상황에 대해

“내자신이 가장 늦게 알게 되는 일” 같이

무섭게 소름끼치는 순간은 피하고,


적절한 순간에

건강한 변화와 성장과 개발을 위한

의도적인 노력을 해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조심스럽게 해보았습니다.


[COZY SUDA 박정민 대표]


* 박정민 소개자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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