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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리학관 Nov 10. 2021

[심리학관 / 박정민의 수다다방] 상냥함과 따뜻함

명랑한 하루

그다지 오래 살지는 않았습니다만, 헤헤.


제가 살아왔던 삶을 절반으로 나눠본다면,

심리학을 전공하기 전과 후,

그러니까 조력업(helping job)을

하기 전과 후로 나눠지더라구요.


제가 인생을 살아가는 방법,

세상을 보는 시각,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관이

많이 바뀐 시점이었거든요.


그 중에서 아주 많이

변화했다고 생각되는 부분이

‘사람들과의 관계’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한 것이더라구요.


관계맺기나 관계유지,

그리고 생산적인 관계강화를

잘하게 되었다는 것이 아니구요.


(매우매우 많이 찔려서

미리 손들고 자수합니다!)


사람들과 어울려 사는 것,

함께 한 방향을 바라보며

나아가는 것,

같이 멋진 무엇인가를

만들어내는 것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는 거죠.


상담/코칭을 하게 되면서

내담자/피코치들의 고민에서

핵심적인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관계’구나 라는 것을 보게 되기도 했고,


저와 고객님들과의 관계가

기대하는 코칭결과를 만들어내는 데에

얼마나 중요한가를 꺠닫게 되기도 했구요.


그러면서,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상냥함과 따뜻함’이라는 단어를

아주 많이 좋아하게 되었고,


그러한 태도를 관계에서

보여주시는 분들을

진짜진짜 정말정말 많이많이

동경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전과자로

심리학과 석사과정에 들어왔었거든요.


‘전과자’란

학부에서 심리학을 전공하지 않은

사람들을 저희끼리 불쌍해하며

부르는 말이었습니다. ^^a


저는 법학과, 또 다른 전과자 친구들은

영문학과, 특수교육과 등등이었구요.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몇 달동안 심리학 교과서를 들이파서

정말 운좋게 대학원시험에 합격을 했는데,

들어오자마자 내가 바본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더라구요.

이 동네에서 흔히 쓰이는 전문용어를

전혀 못 알아들으니까요.


불안하고 초조한 마음에

전과자들끼리 모여

미친듯이 스터디를 해댔는데요.


그거 아시죠.

모르는 애들끼리 모여서

스터디를 하면

물론 예습을 할 수 있어서

도움이 되는 점도 있지만,

효율성이 매우매우 낮다는 걸요. ㅎㅎㅎ


아무것도 알지 못하는 애들이

텅빈 머리를 맞대고

이게 무슨 소릴까 하며 헤매는데

시간을 많이 쓰게 되니까요. ^^;;


지금 생각하면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그냥 이리저리 몸만 바쁘게

뛰어다녔던 것 같습니다.


불안함으로 가득했던

석사 1학기때

처음으로 경험했던

상냥함과 따뜻함을

지금도 기억합니다.


진짜 똑똑해 보이시는

박사과정 선생님이셨고,

(수업시간에 이야기하시는 것을 뵈면요~)

더구나 상담센터에서

수련생 담당 스탭이셨던 분이라서

(그야말로 직속 사수이자,

상사이자,

선배 선생님이셨죠)


솜털도 안난 아기 병아리에게는

그야말로 우와~ 하는

존경의 눈으로

올려다보던

분이었습니다. ^^


그 선생님께 유난히 인상적이었던 기억은,

정말 아무것도 아는게 없었던 제가

아주아주 별것도 아닌

쬐끄만 것에 대한 질문을 하고 싶어서

쭈뼛거리다가 선생님을 부르면,

“응!”하고 활짝 웃으면서 돌아봐주셨어요.


열번이면 열번 모두 그랬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와, 나도 저렇게 되야지.

저런 선배가, 저런 상담자가 되어야지.


그래서 그 선생님이 계셨던

상담센터에서 일하는 것이 꿈이 되었고,

나중에 꿈을 이루게 되기도 했죠. ^^


저도 똑같이

병아리들을 키우는 수련생

담당 스탭도

해보게 되었구요.


행동에 있어서의 성장은

이렇게 누군가의 모습을 관찰하고

따라하는 것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고 하지요.


제가 다니는 A병원의 간호사 선생님은,

자꾸만 예약시간을 바꾸게 되어

민망스럽고 죄송한 마음에

역시 쭈뼛거리며 전화를 드려서

혹시 예약시간 변경이 가능할까요 하고

여쭈어보면,


열번이면 열번 모두

“그럼요!”라고 씨원하게 이야기해주십니다.


B병원의 간호사 선생님도

또 죄송한 마음에

웅얼거리면서

예약시간 변경을 부탁드리면

(여기저기 자꾸만 귀찮게 해드리는

제가 다 잘못이죠. ㅠㅠㅠㅠㅠ)


“미리 연락해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웃으면서 이야기해주세요.


와, 나도 고객님들에게

그렇게 이야기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그래서 그 병원들에는

갔다가 나올 때마다

간호사 선생님께

굽신 꾸벅

절을 하고 나오지요. ㅎㅎ


독자님들은

함께 어룰려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어떤 상냥함과 따뜻함을 보여주고 계신지요?


그리고, 닮아가고 싶은 사람의

상냥함과 따뜻한 태도는

어떤 것이 있는지요?


독자님이 누군가를 대할 때의

상냥함과 따뜻함이,

상대방에게는

독자님이 생각하는 것 이상의

어마어마하게 큰 조력과 지원이

될수 있다는 사실을,


그리고 나의 상냥함과 따뜻함이

내가 기대하는

성숙하고 풍요로운 사람으로의

성장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오늘은 상냥한 케이크와

따뜻한 차를 마시면서

한번 같이 생각해보았으면 좋겠습니다.


[COZY SUDA 박정민 대표]


* 박정민 소개자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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