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지금 기분이 나쁜데, 기분 나쁠만한 일이 맞을까요?"
안녕하세요.
심도인입니다.
아침, 저녁으로 조금씩
선선해지는 것을 느끼는 요즘입니다.
역시 입추 매직...
건강히 잘 지내고 계신가요?
"남친과 싸웠는데 이게 서운할만한 일이 맞을까요?"
"상사가 저한테 이런이런 말을 했는데요, 이거 기분 나쁜 일 맞죠?"
"아내가 저희 부모님에 대해 나쁘게 말하는데 이런 것 갖고 기분 나쁘면 안되는 거죠?"
상담을 하다 보면
위와 같은 말을 종종 듣습니다.
세 질문의 공통점, 찾으셨나요?
많은 사람들이 하는 말이고
또 자주 들을 수 있는 표현이라
공통점으로 찾을만한 특징이 있는지
잘 와닿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세 질문의 공통점은
감정에 대한 확인을
받고 싶어한다는 데 있습니다.
어떤 사건이나 상황으로 인해
자신이 느끼는 감정이 있는데
이 감정이 맞는지, 틀린지,
괜찮은지, 적당한지, 적절한지
확인을 받고 싶은 질문들입니다.
감정은 신호일 뿐,
옳고 그른지 판단과 평가를
내릴 수 있는 대상이 아닙니다.
이 감정을 느껴도 되는지, 안 되는지
허락을 받아야 하는 것도 아닙니다.
허락을 해주지 않는다고 해서
그 감정이 사라지는 것도 아니고요.
하지만 우리는
자신의 감정을 판단하고 평가하는 것이
익숙합니다.
이 감정이 맞는지, 틀린지를
계속 생각하고, 판단이 내려질 때까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그 감정에 머물러 있습니다.
부부나 연인 사이에서는
감정의 허락을 강요하다가
싸우는 경우들이 생기기도 하지요.
때로는 특정 감정을 느끼는 것에 대한
죄책감이나 부적절감을 느끼며
괴로워하기도 합니다.
감정에 대한 감정을 갖는 것입니다.
왜 우리는 감정을 평가하는 걸까요?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이유는 사람마다 조금씩
다릅니다.
살면서 내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받아주는 사람이 없었을 수도 있고,
감정 표현 방식이 극단적이어서
감정 그 자체가 아닌 표현 방식 때문에
감정에 대한 평가를 받았을 수도 있습니다.
또한 충격적인 사건이 계기가 되어
자신의 감정뿐만 아니라
자신에 대한 불신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나약한 인간이기에
태어날 때부터 자신에 대한 신뢰가
빵빵 채워져 있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리고 어떤 인생 과정을 거친다고 해도
자신에 대한 신뢰가 100%인 경우도
생기지 않습니다.
보통은
'이 정도면 내 판단을 좀 믿어볼 수
있지 않을까?'
'그래도 내 인생인데, 내가 나를 믿어야지,
남을 믿을 순 없잖아.'
라는 생각이 든다면
자신을 충분히 믿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누군가 한 명이라도
나의 감정을 들어주고 이해해 주는
사람이 필요합니다.
그게 부모님일 수도, 친구일 수도,
옆집 형일 수도, 상담자일 수도 있는 거지요.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내 자신이 내 감정을 들어주고
이해해 주어야 합니다.
내 감정을 느끼고, 어떤 것인지 살피고,
명명해 보고 수용해 보는 것입니다.
이건 누구의 허락도, 인정도
필요하지 않습니다.
욕구가 충족되면 만족스러운 감정이,
욕구가 충족되지 않으면 불만족스러운
감정이 느껴지는 것일 뿐,
감정 자체는 원인이 아닙니다.
감정을 통해 욕구를 파악하고,
욕구를 통해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삶의 가치를 파악하고
그에 따라 목적을 갖고
행동을 해나가는 것입니다.
잊지마세요.
- 어떤 감정이 느껴진다면
그럴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 내 감정에 대한 타인의 허용은
필요하지 않다!
- 그럼에도 우리는 나약한 인간이기에
허락이 아닌 공감이 필요하다!
- 감정은 수용하되, 행동은 조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