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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리학관 Nov 14. 2021

[심리학관/박정민의 수다다방] 진정한 전문가의 모습

명랑한 하루

30년 전,

대학 입학 후 첫 오리엔테이션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다른 기억은 없는데,

아마 선배들이 신입생들에게

자신의 소망을 큰 전지에

쓰게 했던 것 같구요.


그 종이를 과방 벽에

붙여놨던 장면만

머리에 남아 있습니다.


저는요.

아주 굵은 매직으로

아주 진하게,

“professional이

되고 싶다”라고

썼었습니다.


(좀 창피하네요. 허허허.

그때에는

그냥 '전문가'라는 단어가

멋있어 보여서 쓴 거였고,

어떤 전문가가 되어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에 대한

생각을 해본 적이

1도 없었거든요.)



그 후로

어찌어찌하는

여러가지 과정을 거쳐서

나름 전문가라는 타이틀을 달고

일을 하고 돈을 벌며 살게 되었습니다.

재미있는 우연이지요. ^^


예전을 돌이켜보니

30년 전에는 ‘전문가’가 되는 것!이

목표였던 모양입니다.


그래서

학위를 따면,

수련을 많이 하고

최고 높은 자격증을 가지면,


많은 경험을 거쳐서

그야말로 짬밥이 충분히 쌓이면

전문가가 되는 거라고 생각하고,


그저 그 자격요건을 갖추기 위해

숨이 차게 달려갔습니다.


전문가가 되면 그야말로 삶의 목표가

달성되는 걸로 생각했던 거죠.


그런데,

'전문가'라고 불리우는

이제는


어떤 전문가로서

어떤 태도를 가지고

어떤 역량을 갖추며

어떤 시각을 보여줘야 할까 라는

더 어려운 문제를 풀어야 하는

시기에 와 있는 듯 합니다. ^^;;


양희은 가수님이 부르시고

김민기님이 작곡/작사하신

‘봉우리’라는 노래가

문득 생각나네요.


------


난 내가 아는

제일 높은 봉우리를 향해

오르고 있었던 거야


너무 높이 올라온 것일까

너무 멀리 떠나온 것일까


얼마 남지는 않았는데


잊어버려 일단 무조건 올라보는거야

봉우리에 올라서서 손을 흔드는거야

고함도 치면서

지금 힘든 것은 아무 것도 아냐


저 위 제일 높은 봉우리에서

늘어지게 한숨 잘텐데 뭐


허나 내가 오른 곳은

그저 고갯마루였을 뿐

길은 다시 다른 봉우리로


봉우리란 그저

넘어가는 고갯마루일 뿐이라구


하여 친구여 우리가 오를 봉우리는

바로 지금 여긴지도 몰라

우리 땀 흘리며 가는

여기 숲속의 좁게 난 길


높은 곳엔 봉우리는 없는지도 몰라

그래 친구여 바로 여긴지도 몰라

우리가 오를 봉우리는

(작사,작곡 : 김민기 / 노래 : 양희은 / '봉우리')


이 가사대로

우린 계속 여러 개의 봉우리를

오르는 여행을 하고 있는 거죠.


이 과정에서 진정한 의미가 있는 것은

봉우리 꼭대기에서 보내는 몇분이 아니라,

숲속의 작은 길을 땀흘리며 가는

나머지 모든 순간인 거구요.


독자님과 저,

우리 모두는

분야전문가로서

나날이 성장해가고자 하는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만화 ‘아빠는 요리사’에 자주 나와 찾아갔던 하카타의 포장마차 ‘에비짱’의 칵테일 전문가 1대 사장님의 모습. 지금은 2대 아들 사장님 부부가 운영중이셔서 만화책에 사인도 받았습니다. 뿌듯뿌듯뿌듯 / 사진 : MONICA



예전에 소수의 사람들만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시대에는

전문가가 활동하기가

훨씬 쉬웠던 것 같습니다.


전문가만 알고 있는 정보니까,

남들은 모르는 정보니까,

사람들은 전문가의 말을

신뢰하고 존중할 수밖에 없었죠.


하지만, 요새와 같이

모두다 너무나 많은 정보를

너무나 쉽게 얻을 수 있는

정보의 수평화시대에


전문가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하는

고민이 자연스럽게 듭니다.


진정한 전문가란

어떤 모습을 갖추어야 할까요?


그런데, 예전에

운 좋게도

전문가에 대한

아주 인상적인 표현을 만나서요,

언젠가 브런치 독자님들과

함께 나눠보려고 메모해놨었습니다.


시사인 691호(2020.12.15)의

‘언론은 어떤 백신을 맞아야 하나’ 라는

기사였구요.


언론학자, 방역 전문가, 현직 기자가

모여서 언론 불신의 시대에 질문을 던지고

해법을 모색하는 내용이었습니다.


제가 메모해놨던 것은

세브란스병원 진단검사의학과의

이혁민 교수님의 의견이었습니다.


전문가는 단순히 전문지식이 있어서
전문가인 것이 아니다.

그것도 중요하지만,
사실은 본인의 한계를 명확히
인지하는게 진짜 전문가다.

신종 감염병을 모르는 건
전문가도 마찬가지다.

계속 공부하고, 의견을 교환하고,
자기 생각을 되돌아봐야
전문적인 소양을 쌓을 수 있다.  
(p36)


진정한 전문가란,


- 본인의 한계를 명확히 인지한다

- 계속 공부한다

- 동료들과 의견을 교환한다

- 자신의 생각을 되돌아본다


많이많이 찔렸고,

많이많이 반성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산업심리학자 Adam Grant도

전문가에 대해

이와 동일한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전문가로서 당신이 틀렸다는 것은,
당신의 지식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의미하기보다는,

당신의 가정이 더 이상 (지금의 이 세상에서)
유효하지 않다는 것을 의미할 수도 있다.

너무나 빠르게 변하는 세상에서, 어떤 것에 대한 신념이란
유효기간을 가질 수밖에 없다.

“전문가가 틀린 말을 한다는 것은,
과거 세상에서만 적절했던 전문성을 가지고 있어서인 경우가 많다”

(Adam Grant, Twitter / 2020.10.27)


한마디로 요약하면,

전문가로서의

정체성을 유지하려면

계속해서 공부해야 한다는

이야기인거죠.


매일매일 만나게 되는

새로운 봉우리를

오르면서요. ^^;;


결코 쉽지 않지만,

꼭 해야 하고,

하고 싶기도 한

분야전문가로서의

성장을 꿈꾸는

끝없는 여행과정에

독자님과 함께

하고 싶습니다.


저와 같이 손 잡고

가지 않으실래요?


[COZY SUDA 박정민 대표]


* 박정민 소개자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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