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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리학관 Jan 24. 2022

[박정민의 수다다방]  일터에서의 "정서적 대상항상성"

명랑한 하루

요새 선배님과 함께 하는

스터디 모임에서

대상관계이론 책을 읽고 있습니다.


'대상관계 이론과 실제 : 자기와 타자'

N.Gregory Hamilton 저.

김진숙, 김창대, 이지연 공역 / 학지사.


* 자기 : ''라는 사람과 관련된 

의식적/무의식적 정신적 표상

* 대상 : 정서적 에너지가 투여된 

사람, 장소, 사물(외적 대상)

& 개념, 환상, 기억(내적 대상)

* 대상관계 : 자기 vs. 내적/외적 대상과의 상호 작용


재미나게 책을 읽다보니,

일터에서의 업무관계에 적용해서

생각해볼만한 개념이 있어서

독자님들과 함께 나눠보려고 합니다.


아가의 발달단계 / 출처 : Unsplash



대상관계이론가들의 설명에 따르면,

갓 태어난 아가는 아직 '자기'와 '대상'을

분별할  있는 정교한 능력을 

발달시키지 못한다고 하지요.


그러다가, 내가 필요한 것을 채워주는 양육자를

조금씩 인식하게 되면서,

나와 양육자는 동일한 존재라고 

생각하게 된다고 합니다.


조금 더 크게 되면,

양육자 이외의 주위 존재에게도 관심을 가지게 되죠.


길수 있게 되고 걸을 수 있게 되면서

세상에 대한 탐험을 시작합니다.


무서우면 양육자에게 매달리고,

안심이 되면 다시 바깥에 나가보는 

연습을 하게 되면서,

대상항상성(object constancy)이라는 

능력이 길러집니다.


양육자가 곁에 있거나 부재하거나 간에,

내 욕구를 충족시켜주거나 좌절시켜주거나 간에

양육자에 대한 일관된 상을 유지할 수 있는 능력이죠.


내가 원하는 것을 제대로 이루어주지 않아서

화가 나고 좌절했을 때에도

양육자가 여전히 좋은 사람이라는 것을

기억하는 거에요.


이 능력이 말이죠.


태어난지 24개월 정도부터

길러지기 시작한다고 합니다.


그런데도,

우리가 일터에서 일을 하다보면,

아주아주 어릴때부터 개발된

'대상항상성' 능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할 때가 있는  합니다.

긁적긁적.


애고 애고 / 출처 : Unsplash



일터에서 일을 하다보면요.


부하직원은 리더에게.

리더는 부하직원에게.

이해관계 부서의 동료에게.

고객에게.

불만스러운 일을 경험하게 됩니다.


안 그랬으면 좋겠는데요.

그럴 수밖에 없죠.


일에 관련된 사람들의

관심과 이익은

모두 다르니까요.


부딪힐 수밖에 없는 거죠.


거기에서 생기는 문제는요.

나에게 유리한 일을 해준 사람은

좋은 사람.

나에게 불리한 행동을 한 사람은

나쁜 사람.


경우와 상황에 따라

상대방에 대한 이미지가

홱홱 바뀌는 분들을 뵙게 됩니다. ^^a


그렇게 어릴 때부터 길러왔던

대상항상성 능력이 퇴보되는 거죠. ㅠㅠ.


대상관계이론가들은

까꿍놀이나 숨바꼭질 같은 놀이를 할 수 있는

대상영속성(object permanance /

일정한 시간 후에 숨겨진 사물을 찾아 나서는 능력 /

보이지 않는 사물에 대한 정신적 상을 떠올리고

그것을 찾아볼 수 있는 능력)보다


정서적 대상항상성이 더 복잡하고 고차적인

인지적 능력이라고 이야기합니다.


** 정서적 대상항상성

(emotional object constancy)

: 화가 나거나 좌절했을 때,

상대방에게 몹시 실망했을 때에도

상대방에 대한 좋은 감정을 떠올릴 수 있는 능력

(대상관계 이론과 실제. p86)


(복잡하고 고차적이기는 해도,

인간의 유아기부터

연습되고 훈련되어온 능력입니다. ^^)


우리는

동일한 사람과의 관계에서 경험하는

유쾌한 감정과 불쾌한 감정을 통합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일터에서의 누군가에 대해

어떤 상황에서도 나의 요구를 들어주는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상대방이 한번이라도 나에게 불리한 행동을

하게 되면 배신감에 몸서리를 치게 될 거구요.


어떤 상황에서도 나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는

나쁜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때떄로 그 사람이 나에게 유리한 행동을 하더라도

그 정보는 무시하고 못 본 척 해야 하지요.


얼마 전에

"해리포터 20주년 기념 스페셜

: Return to Hogwarts"를 보았거든요.

(벌써 20주년이라니요!!!

WAVVE에서 보실 수 있어요 ^^)




20주년 스페셜을 다 보고 나니

콩알같이 작고 귀여웠던

해리, 헤르미온느, 론이 그리워서

시리즈의 가장 첫 영화였던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2001)' 

다시 찾아보았습니다.


해리포터 시리즈의 세계관에서

악역을 담당하고 있는

슬리데린 기숙사와

주인공들이 있는

그리핀도르 기숙사의

퀴디치 경기 장면이 눈에 띄더군요.


그런데 그리핀도르 선수들은

잘생겼거나 귀엽거나

비교적 호감가는 인상인 반면,


슬리데린 선수들은

유난히 좀 무섭고 공격적인

인상을 가진 못생긴 학생들로

구성되어 있더라구요.


아, 선수들 인상을

저렇게 이분화하면 안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잘생긴 사람은 좋은 사람.

못생긴 사람은 나쁜 사람 이라구요.


(그래서 어린이 유괴범들 중에서는

잘생긴 사람들이 많다고 하잖습니까.

만화나 동화에서 이렇게

악인은 흉칙하게 생긴 사람으로

묘사를 하다보니까,

잘생긴 사람들이 아가들에게 말을 걸면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따라간다구요 ㅠㅠ)


100% 좋은 사람

100% 나쁜 사람


이런 이분화가 어떻게 가능하겠습니까.


슬리데린 출신 스네이프 교수님도

뒤에서 해리를 돕는 행동을 많이 했구요.

우리의 영웅 덤블도어 교수님도

자신의 개인적인 욕심 때문에

손을 크게 다치는 일도 저지르시죠.

"해리포터와 저주받은 아이 / 8편"에서

해리의 아들 '알버스 세베루스'는

슬리데린 기숙사에 배정되기도 합니다. ^^


더구나

"저 인간 싫어!"

"저 사람이랑 안 놀거야!"라고

칼같이 관계를 끊어버릴 수 없는

일터에서는요.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좋은 면을 놓치지 않고 잘 잡아서,

같이 뭔가를 만들어내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하니까요.


누군가에 대한

부정적 감정과 긍정적 감정을

통합할 수 있는

정서적 대상항상성이

매우 중요하게 됩니다.


대상관계 이론가들의

설명에 의하면


아가의 발달과정에서

이렇게 주위 사람들에 대한

감정을 통합할 수 있는

대상항상성이 생겨나면


자기항상성(self constancy)도

길러지기 시작한답니다.


'나'라는 사람이 누구인지,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게 되면,


상황과 주위 사람들로 인해

좌절을 경험하게 된다 하더라도

스스로가 원하는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해결해야 하는 과제풀이과정을

진행해나갈 수 있게 된다는 거죠.


일터에 적용해서 다시 정리해보면,

함께 일을 하는

상사, 동료, 선배, 후배, 고객들에 대한

감정들을 통합하게 될 때,


'나'라는 존재가 원하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이

더 현실가능해진다고

저는 이해했습니다.


결국

"일터에서

'일'만 잘하면 되지,

같이 일하는 사람들까지

왜 신경써야 해요"라는 말은

맞지 않다는 이야기네요.


목표추구행동,

과제해결행동을

효과적으로 잘 하기 위해서는

업무동료들과의 관계를

잘 다룰 수 있어야 한다는 거니까요.


일터 사람들에 대한 관심이 필요합니다 / 출처 : Unsplash


"일"을 잘하고 싶다는

마음이 가득하신 우리 독자님.

내 일에 관련된

"일터 사람들"에 대한

관심도 놓치지 말아주십시오.


독자님이 바라시는 방향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는

가능성은 훨씬 커질 겁니다.


[COZY SUDA 박정민 대표]


* 박정민 소개자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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