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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리학관 Feb 21. 2022

[박정민의 수다다방] 누군가를 믿어준다는 것은

명랑한 하루

"OOO는

절대 그럴 사람이 아니에요"


Q1.

누군가를 신뢰한다는 것은.

위와 같이 말해주는 것일까요?


Q2.

나 외의 다른 사람을

완벽하게 이해하고 파악하는 일이

정말 가능할까요?


Q3.

인간이란

항상 일관적으로

예측가능한 행동을 하는

존재이기는 할까요?


요새는 이 세가지 문제에 대해

"아닌 것 같아"라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생각, 생각, 생각 / 출처 : Unsplash



인간이란

자신의 행동 창고로부터

현재 상황과

주위 사람들과의 관계에 맞는

행동을 꺼내쓰는 존재이기 때문에


100% 일관된 행동을

할 수가 없다고 하지요.


그러니

누군가에 대한 완벽한 이해나 예측도

사실 가능한 것이 아니구요.


하지만

살다 보면요.

이렇게 예측불가능한

인간이라는 존재에 대해

믿음과 신뢰를

표현하고 싶을 때가 있잖아요.


그러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미야베 미유키 작가님의 <하루살이> / 출처 : 알라딘



미야베 미유키 작가님이

소설 <하루살이>에서 하신 이야기가

저는 마음에 꼭 들어서요.

독자님들과 함께 나누고 싶었습니다.


-----------------------


살인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된 정원사와

그 정원사를 아끼는 관청 나리의 대화입니다.


(정원사) 나리도 제가 그 사람을 해쳤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십니까? 그렇지요. 그건 당연해요. 아무리 봐도 제가 수상한 놈이죠. 의심을 받아도 할 말이 없습니다. 누구라도 당연히 저를 의심하겠지요.


(나리) 의심하는 것과 불안해하는 것은 다르다.


혹시 네가 그 사람을 해쳤다 해도 능히 그럴 만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불안한 거야. 하지만 한편으로는 만약 사실이 그러하다면 필시 솔직하게 다 말해 줄 거라 믿고 있다.


어쩌면 너는 단지 사건에 휘말렸을 뿐 살인을 하지 않았을 가능성도 얼마든지 있어. 그런 경우라도 너는 사실대로 말해주겠지. 이것도 역시 굳게 믿고 있다.


네 아내나 내가 처음부터 이렇게 말했으면 더 듣기 좋았겠지. "우리는 널 믿는다. 너는 무슨 일이 있어도 누굴 죽일 수 있는 사람이 아니다" 이렇게 말이야.


하지만 그건 위선이야. 우리 모두 알고 있거든. 네가 그 사람에게 오랫동안 속아 왔다는 사실을. 그것이 너를 얼마나 놀라게 하고 상처를 주고 아프게 했는지 잘 알고, 능히 짐작하고 있다.


그러니 입에 발린 말은 그만두자. 너는 살인을 할 만한 사람이 아니라고 얼렁뚱땅 좋게만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것이 너를 믿지 않는다는 말은 아니다. 그건 결단코 달라. 우리 모두 너를 믿고 있거든. 우리는 네가 반드시 진실을 이야기해 주리라 믿고 있어.


우리가 너를 좀 더 내버려둬야 했을까. 너는 살인 같은 걸 저지를 사람이 아니라고 무작정 감싸 주는 말만 했어야 할까? 안 그러면 너를 믿지 못한다는 뜻이냐?


(정원사)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서 푸욱 하고 공기가 빠지는 소리를 냈다. 터지려는 울음을 참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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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이라는 것이요.

상대방의 생각과 감정을

이해해주는 거라고 하잖습니까.


조금 더 높은 수준의 공감은

상대방이 그러한 행동을 하게 만든

"의도"를 알아주는 거라고 하지요.


그 행동을 통해

무엇을 하고 싶었던 것인지.

어떤 맥락에서

그러한 판단을 하게 된 것인지.


삑사리를 내고

주위 사람들에게

불편감을 주었지만

그럴 수밖에 없었던 상황은

어떤 것이었는지에 대해


알고 싶어하고

물어봐주고

귀를 기울여주고

싶어하는 태도가


"진정한 신뢰"의 표현이라는 생각을

오늘 새삼스럽게 다시 해보았습니다.


[COZY SUDA 박정민 대표]


* 박정민 소개자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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