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심리학관 May 16. 2022

[박정민의 수다다방] 머리 자르러 왔습니다.

명랑한 하루

하루하루


내가 맡은 일들을

정말 끝내주게 잘 해내서,


내가 함께 살고 있는 사람들과

정말 끝내주는 관계를 이어가서,


항상 좋은 말만 듣고 싶은데 말이지요.


그게,

그게 참~~~~~~

어렵습니다.

ㅠㅠ.


훌쩍 / 출처 : Unsplash


사실 불가능하죠, 뭐.

인간이란 실수 속에서

자라나는 존재이니까요.


실수하지 않는

삶을 살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냥 한번 말해봤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데 있어서

더 중요한 것은,

실수를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실수를 한 다음에

어떻게 제대로

사과를 할 것인가의 문제라는

생각을 요새 많이 합니다.


상대방이 한

실수 자체가 문제가 아니고,


아예 실수를 인정하지 않거나

타인에게 책임 전가를 하거나

불만스러운 태도로 이야기를 해서


즉,

사과를 제대로 하지 않았기 때문에


기분이 상하고

마음의 상처를 입고,


일의 진행이 방해를 받고

업무 관계가 손상되고

협업이 안되고 있다는

이야기를

정말 많이 듣고 있거든요.




최근에 읽었던,

아주 마음에 쏙 드는 만화에서요.


마침 '사과'에 대한 이야기가 나와서

독자님들과 함께 읽어보려고 합니다.


< 머리 자르러 왔습니다 >

Shin Takahashi

(2022.05.11 현재

3권까지 출간)



머리 자르러 왔습니다 / 출처 : 알라딘



미용사/이용사 자격증을

두 개 다 가지고 계신

아버지의 손을 잡고,


낙도 유학 프로그램을 통해

섬으로 이사를 오게 된

초등학생 아들은


새로운 학교에

적응을 해야 하는

어마어마한 미션을

받게 됩니다.


(어른들은

자신의 어린 시절을 많이 잊어버리고

가볍게 이야기하곤 하죠.


"애들은 원래 친구 금방 사귀어"

"좋은 친구 많이 생길 거야"라구요.


네에.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실제로 너무나 쉽게

적응하는 경우도 있고요.


하지만,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사람들과 함께 어울려

지낸다는 것은

정말 엄청나게 큰 미션이고

많이 많이 많이 부담되는 과제인 것을

어른들은 꼭 이해해 줄 필요가 있습니다.


그만큼

아이가 든든하게 기댈 수 있는

지지대가 되어주어야 하는 거죠.


그래야만 넘어져서 무릎이 깨졌을 때

돌아와서 울 수 있고,

기운을 얻어

용감하게 다시 도전할 수 있을 테니까요.


사실 어른들도

새로운 직장에 나가고,

새로운 일을 하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는 것은


전날 잠을 설치고

어제 먹은 밥의

쌀알이 곤두설 만큼

긴장하는 어려운 도전이지요.


지금 새로운 미션을 수행하고 계신

독자님들이 혹시 계시다면,

저희 심리학관이

든든한 뒷배가 되어드리겠습니다.


여기 오셔서 우앵앵앵 우시고,

기운을 받아

또 다음날 맨땅에 헤딩하러 가시길 바랍니다 ^^)


파란 봄하늘만큼 많이많이 응원합니다 / 사진 : Monica


자, 원래 이야기로

다시 돌아와서요.


정식으로 등교를 하기 전,

교장선생님께 인사를 하러 간 날.

아버지가 전학 수속을 하고 있던 사이에,

아들은 동네 아이들에게 둘러싸입니다.


"너 누구야?"

"뭐야, 이 녀석?"

"여기서 뭐하고 있냐!"

"왜 그래? 몇 학년?"

"못 보던 녀석이네"

"왜 여기 있어?"


그야말로

머리가 하얘지고

얼굴은 빨개지고

손발은 차가와지고

등줄기에는

식은땀이 흐르는

상황인 거죠.


다행히 그 순간

아버지가 돌아와서

어려운 상황은 피할 수 있었구요.


현명한 아버지는

폭탄세일을 하는 자전거를 산 후,

함께 바다구경을 하면서

아들을 도닥거려줍니다.


이런 예쁜 바다를요 / 출처 : Unsplash


중요한 일은

그 다음에 일어났어요.


아까 아들을 둘러싸고

속사포같이 질문을 쏟아내던

아이 두 명이

집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겁니다.


아이A) 야! 너. (B에게 소리침)

아이B) 알았어!

(주춤주춤 아들 앞으로 걸어옴)


아이B) 오늘 놀라게 해서 미안했으어!

아이A) 발음 씹었네...


아이B) (꾸벅 하고 10초)

아이A) 길어.


아이B) (고개를 들고)

저기 있지.

난 사람의 기분을

잘 모를 때가 있어.

전에 다니던 학교에서도,

이 섬의 학교에서도

잘 몰라서

항상 이 녀석이나

애들한테 혼나.


** 정민 생각 : 정말 멋지죠?

자신의 행동이

상대방에게 어떤 불편감을 주었는지를

이해하고 인정하구요.

미안함을 전달하구요.

자신이 어려워하는 것에 대해

설명까지 하지요.


정말 마음에 들었던 것은

그 다음에 나온

아이A의 대사였습니다.


아이A)

나쁜 뜻이 아니었다고

이미 한 일이 없어지진 않지만,


사과했으니

혹시 괜찮다면 용서해 줘.



** 정민 생각 :

진짜진짜 정말정말 더욱 멋지지요?


내가

실수를 했을 때.

뭔가 잘못을 했을 때.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사과"뿐입니다.


이해를 하고 용서를 하는 쪽은

"상대방"인 거죠.


사과했잖아!

미안하다고 했잖아!

근데 왜 계속 화를 내는 건데!

라고는 말할 수 없어요.

말해도 안되구요.


용서해주기를 기대하고

희망할 수는 있지만,


상대방이 용서해야 한다고

강요할 수는 없는 거죠.


이런 식으로 사과를 한다면,

용서와 이해는

우리에게 절대 주어지지 않을 겁니다.


일터에서의

일, 관계, 협업, 생산성의 손상 또한

필수적으로 따라오겠지요.


요새는 (괄호)치는 사과에 대한

불만도 많이 들리더군요.

조건부 사과랄까요.


(나는 그다지 잘못했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당신이 불편했다면,

당신이 기분나빴다고 말한다면,

미안해.

라구요.


이와같은 사과 또한

기대하는 만큼의

효과는 거두기가 어려울 겁니다.

상대방의 뚜껑을 여는 데에만

큰 기여를 하겠지요.


오늘,

독자님도 저도

우리 모두는

아주 작은 것부터

꽤 큰 것까지

실수를 하고

잘못을 하고 있을 겁니다.


위에서 이야기한

용감한 섬 친구 같이

제대로 사과를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어떻게 하지 말아야 할까.


잠시 숨을 고르며

생각해보시기를

권하고 싶습니다.


[COZY SUDA 박정민 대표]


* 박정민 소개자료 *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